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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게임과 플레이어 사이의 불공정한 관계
게시물ID : gametalk_8611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papercraft
추천 : 7
조회수 : 445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3/07/29 14:37:06
 
 
한 가지 예제를 들어봅시다.
 
그럴일은 존나 핵의 불꽃이 떨어진 뒤 200년 뒤에 누카콜라를 벌컥거릴 확률 정도겠지만, 아무튼 님들에게 애인이 있고 그 애인이랑 같이 피크닉을 간다고 칩시다.
아무튼 존나 일어날 일은 없겠지만 그런 일이 있다고 칩시다.
 
 
 
그 애인과 영화나 그림이나 만화에서나 나오는 풀밭이 펼쳐진 언덕배기, 뭐 아무튼 넓은 평원에 잔디가 만발하게 핀, 현대의 파워풀한 환경오염과 인간들의 무자비한 개발덕분에 존나 그딴거 존재하지도 않을 땅이 있다고 칩시다. 아 왜요 님들에게 존재하지 않는 애인이 있다고 치는데 뭐 이건 약과지.
아무튼 님아가 거기로 애인과 피크닉을 간다고 칩시다. 그런데 거기가 사유지에요. 들어가려면 돈을 주고 이용료를 내놓으랍니다. 하지만 여긴 말했다시피 끝장나게 넓고 푸른 풀밭에서 뒹굴뒹굴이 가능해요. 존나 님들도 무-비의 주인공처럼 애인이랑 뒹굴뒹굴이 가능한 그런 공간이에요.
마음에 드는 공간이니까 일단 님들은 순순히 돈을 냅니다. 그런데 그 들판 주인이 햇살이 따가운건 이야기를 안해줘서 곤란해요. 파라솔을 팔아요. 살까말까 고민하다 사요. 벌레가 꼬여요. 아니 그 벌레 말고 진짜벌레. 막 물어요. 주인은 벌레이야기 안했어요. 대신 벌레퇴치 스프레이를 돈주고 사가래요. 시발 뭐 어쩌겠어요 사야죠. 들판 대여료 환불을 안해주는데. 거기다 이것저것 뭐 팔아대요. 일단 필요하니 좀 사요.
 
그러니까 이제 막 그 주인이라는 새끼가 갑자기 그 넓고푸른 벌판에다가 쓰레기 매립지를 막 존나 세울듯이 쓰레기를 던져요.
그것도 님 바로 옆에.
 
당연히 님들은 빡치죠. 애인이랑 뒹굴뒹굴하다 남들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메이킹 베이비의 첫스탭도 밟으시고 그럴려는데 어디서 쓰레기가 부봐박박 생긴다고 해 봐요. 주인한테 따져요. 그러니 주인이 이래요.
 
 내땅에서 내가 뭘 하던 뭔상관임??
 
아... 시발, 빡쳤어요. 기분 잡쳤으니 가야해요. 애인이랑 존나 입술도 박치기를 해 보고 살갗이 얼마나 닿을 수 있을련가 실험을 해보고 그래야 할텐데 쓰레기 한가운데서 그럴 순 없잖아여? 돈주고 산 물건 제대로 써먹기도 전에 이런 개난장판이 벌어졌으니 환불을 요구해요. 그런데 이 주인새끼가 말해요.
 
환불? 뻐큐! 환불못해주니 걍 그거 쓰던가, 아니면 반납하고 꺼지던가 헤헤 병신드라.
 
 
시발? 뭐라고 했니? 아, 물논 님아들이 저 주인 입장된 가운데 생각할수도 있겠지만, 이건 님들이 생기는 스토리에요. 안생기는 스토리가 아니라 님이 주인공이에요. 그러니까 저기 주인을 마주하고 있는 게 님들 입장이라는 소리져.
 
이러면 기분이 어떨까여?
 
 
 
 
게임 이야기에 왜 저딴 소리가 나오느냐?
땅 주인을 게임사로 치환하고 없는 애인이 갑자기 생긴 님아들을 플레이어로 치환해보세요. 딱 그꼴임.
 
 
우리가 존나 게임할때 개무시하는 약관의 항목에는 '게임 내의 모든 소유권은 서비스 업체 겁니다.' 라는 개같은 조항, 그러니까 씨바 을사조약스러운게 존나 있어요. 그 덕분에 님들은 일단 저 약관 하에선 '전부다 빌려다 하는 거기 때문에 니 꺼는 없다'는 논리가 성립해요. 너의 권리를 존나 인정 안해줘요. 다만 인정해주는 건 '빌려줬는데 주인의 잘못으로 인해 손실된 부분에 대해선 보상을 해드림'정도? 뭔소린디 어렵다구여?
 
간단해여. 님아들이 갖고있는 템이 한순간에 사라졌는데 서비스 업체가 자기실수라고 인정 안해주면 님들 복구 못받음. 끝.
 
 
존나 개 씨뿌락같은 소리같죠? 그런데 이걸 님들 영구정지나 블럭이나 해킹이나 아무튼 그런 거에 대응시켜보세요. 복구고 나발이고 개뿔 안해주고 니들 잘못이니까 안해준다고 씨불딱거리는 일 잦죠?  그런 원리에요. 일단 기본적인 권리는 다 자기네들 거고, 우리는 빌린 상태니까요. 그러니까 자기네들 미스가 아니라고 하는 순간 우리들이 걔네들에게 하는 문의는 '권리'가 아니라 '자비'를 구걸하는 거에요. 우리가 당당하게 복구를 해달라고 하는 게 아니라, 복구를 좀 해달라고 애걸하는거죠. 씨바, 조항 자체에서 우리들은 존나 노예계약을 시작하는거에요.
 
물논 실제로 이렇게 극단적으로 애걸하는 경우는 없어요. 대게 복구 관련은 기본적으로 간판은 내걸어놨거든요. 하지만 이걸 명심하세염. 어지간한 복구정책은 님들이 때려치우기 직전 수준까지로 열불을 돋굴 수준까지라는 걸 말이죠. 그냥 다 안해준다고 치면 우리들은 이 게임에 더 이상 볼일이 없어지는 거에요. 물론 호갱들은 그딴거 없이 그냥 해킹으로 날리고 뭐 버그로 날려먹고 복구도 안해줘도 한숨 내쉰 뒤 다시 하면서 자긴 호갱이니 뭐니 자학을 하겠져?
존나 농담같이 들리죠? 2000년대 온라인 게임에선 심심찮게 벌어지는 일이에요. 다 날리고 다시 처음부터 키운다는 소리 자주는 아니었지만 영 없는 이야기는 아니었죠. 그리고 지금도 그런 경우는 꽤 있을겁니다.
 
 
물론 해킹같은 문제에 대한 대응만 그런 건 아니에요. 서버 점검과 같은 자기네들이 발생시킨 문제에 대한 책임도 슬슬 회피하는거죠. 우리들은 분명 서비스를 할 때 보통 어느 정도 점검을 하겠다는 합의를 봐요. 당연하죠. 게임이 멀쩡하게 돌아가기 위해선 그런 게 필수적이니까요. 하지만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선 저새끼들은 아무런 보상이 없는 경우가 태반이에요. 왜염? 이게 별 거 아닌 문제라고 생각하세여?
피씨방에 와서 갑작스럽게 맞이한 점검에 하염없이 기다리다 그냥 피씨방에서 점검시간을 다 보냈더라는 새드 스토리, 한두 번 정도 겪어보신 분들 많으시죠? 그런데도 왜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하시나요? 님들이 존나 피해가 발생하는 가까운 케이스가 바로 곁에 있는데도 그게 뭔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보신 적은 없으십니까?
 
책임을 지고 성실하게 보상을 하는 건, 우리가 그쪽이랑 맻은 계약관계에서 당연하게 행해져야 하는 거에요. 우리가 불공정한 행위나 게임에서 하지 말라는 행위를 하지 않고 규칙을 지키라는 것처럼, 자기네들은 성실하게 서비스를 하는 거죠. 같은 거에요.
 
 
따지고 들어가면 게임업계만큼 소비자의 권리를 개떡으로 아는 바닥도 없어요. 법이랑 거리가 멀어요. 우리가 마주하는 현 정부가 지난번보다 조금씩 조금씩 나빠지는 꼴이기 때문에 게임업계에 가하는 제제가 고깝게 보이겠지만, 제정신 박힌 개념찬 정부라고 해도 현재 게임 업계를 가만히 내버려두진 않을거에요. 불공정약관과 소비자 권리따윈 존나 똥구녕으로 좌약 넣듯 개뿔 뵈지도 않거든요.
애초에 게임을 하기 전에 마주하는 약관부터가 불공정의 극치에요. 표준규정도 없고, 보상 문제도 없고, 가치에 대한 보전에 대해서도 이야기 안 하고, 게다가 자기네들 잘못으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데 대한 것 역시 존나 애매모호하게 뭉게놓았죠. 이런 판국에 우리들의 권리를 찾으려면 Deep↗Dark↗Fantasy를 존나 쑤셔들어가서 싸워가서 쟁취를 해야합니다? 씨바!
 
 
이런 개같은 짓거리 벌이는 기업중에 제가 원탑으로 뽑는 건 단연 넥슨이라고 봅니다. 통합은 어디까지나 자기네들 편리하라고 한 거지 소비자들의 편의는 개뿔 봐주지도 않고, 통압으로 인한 장점보다 한 번 계정이 뚫리면 연계된 모든 계정이 탈탈탈 털리는 환상적인 연좌제에, 게다가 보안상태는 정말 지랄맞습니다? 
 
물논 넥슨만의 문제는 아닌데다 보안이라는 게 니들 마음대로 그렇게 관리가 안 된다는 건 알아요. 하지만 그로 인해 벌어진 물질적 피해에 대한 보상을 받기 위한 절차가 우리들의 기억력에서부터 시작하는 건 좀 아니지 않습니까? 
 
어이, 거기 씨바 게임업계 아저씨들 내가 하나만 존나 물어봅시다. 우리들이 서로 쌍방하에 합의한 약관에 따르면 우리들은 님아들의 소유품을 '대여'하는 거에여. 그러니까 님들이 우리에게 빌려준 '데이터'는 남아 있어요. 그게 도난을 당했다면, '니들의 데이터베이스'에 남아 있어요. 그런데 왜 그 데이터베이스는 냅두고 우리들에게 매일매일 DS 두뇌트레이딩 뺨치는 아이템 기억술을 시전하려듭니까? 왜요?
 
우리가 님들 데이터를 빼다쓰고 돌려놓는 것도 아니고, 님들 서버 안에서 갖고 노는데, 왜 거기서 손실이 발생하고 문제가 터지면 왜 서버 밖의 우리 두뇌가 얼마나 기억력이 좋은지를 체크해야 하나요? 그리고 기억을 해 내서 열나게 쓰면 꼭 다시 적어달라고 하더라구요. 그것도 여러 번.
 
사방팔방 해킹당한 기억이 넥슨밖에 없어서 비교할게 넥슨게임밖에 없지만, 아무튼 최장 7회의 기록갱신도 했습니다. 아, 애석하게도 문의넣고 답변받는 사이에 복구기한에 넘어가서 그거 복구는 못받았어요. 그 뒤로 제가 넥슨에서 나온 신작게임을 보면 야 이 개새끼들아!! 좇까라 좇! 외치고 신경 끕니다.
 
열나게 정성쏟아부으면서 하면 뭐합니까? 복구 안해줄텐데.
내가 애정을 부으면 뭐합니까? 한순간에 잿더미가 될텐데.
 
 
사람들이 게임에 흥미를 잃는다고들 하죠? 제 주변에서는 한순간에 모든 걸 어처구니없게 해킹 등으로 날려버리고, 그 허무감에 접어버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자기가 쏟아부은 정성과 노력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면 상실감이 장난이 아니죠.
 
하지만 정작 서비스하는 이들은 이런 점에 대해선 신경도 안 씁니다. 결국 이런 식으로 나가면 자기네들의 모가지를 비트는 결과물밖에 나오지 않을텐데도 말이죠.
 
 
....그나저나 내가 이 글 왜 썼더라.
 아, 옛날 게임 생각하다 해킹당하고 빡쳐서 때려치운 것까지 생각했다가 썼지.... 씨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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