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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애국심때문에 명량을 재밌게 보지 않았습니다. (스포주의)
게시물ID : movie_3214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김맥주
추천 : 4/5
조회수 : 480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4/08/13 17:52:46
저는 군도를 먼저 보고 명량을 봤습니다.
군도의 한심할정도로 평면적인 캐릭터 구성이나 내러티브에 실망이 너무 컷던지라
명량도 별다른 기대 없이 봤습니다.
결과적으로는 만족합니다. 그 만족감의 원천은 우리 조상님들이 이렇게까지 고생하셨다니 혹은
일본놈들은 우리나라의 철천지 원수 다 때려잡아 버리겠다 라는 류의 고양되는 애국심은 결코 아니었습니다.

제가 만족할수있던 포인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1.한국 영화 사상 최초로 명량해전 이라는 역사적 이벤트를 '해전'중심으로 임팩트있게 담아냈다.
  영화 300을 보면서 페르시아와 그리스간의 전쟁의 역사적 배경과 그당시의 역사적 역학구조 등등을 떠올릴 사람은 별로 없었을겁니다.
  엉망인 고증에 단순하기 짝이없는 캐릭터구성과 뻔한 서사구조 그러나 300은 결론적으로 봤을때 괜찮은 오락영화 입니다.
  잭 스나이더의 감각적인 카메라워크와 연출 액션은 티켓값을 충분히 합니다. 여기서 알 수 있듯이 고증과,내러티브,캐릭터구성이 떨어지더라도
  다른 부분으로 재미를 충족시킬수 있는 영화는 충분히 존재할 수 있으며 사실 화려한 볼거리가 우선시되는 최근의 영화는 대부분 이러한 구성을
  취하고 있습니다. 명량이란 영화의 런닝타임의 대략 60%이상은 해전입니다. 저는 결과적으로 해전씬을 매우 즐겁게 감상했습니다.
  졸작이라고 폄하받기에는 명량이전에 명량만큼의 임팩트와 CG퀄리티를 담아낸 롱테이크 전투씬을 한국영화에서는 본적이 없습니다.
  기대 이상의 완성도였고 해전으로 돌입한 이후 지루하다고는 느낄틈은 거의 없었습니다.

2.고증이 엉망이라 카던데 오히려 이정도면 고증이 꽤나 잘된편.
   전문적으로 역사나 의복에 대한 공부를 하지는 않아서 배움과 지식이 짧지만 유독 어렸을적부터 사극을 좋아했고 갑주를 좋아해서
   갑옷입은 장군만 그리기도 많이 했었습니다. 저는 한국 사극의 최고걸작을 꼽자면 SBS에서 96년에 방영했던 '임꺽정'을 꼽는데요
   입꺽정에서의 조선민중은 곱게 차려입은 백의민족도 아니며 손톱 매니큐어에 현대식 메이크업을 한 성형미인이 가채와 한복만 입은 모습도 아니며
   잡티 하나 없는 피부에 수염과 머리칼을 곱게 다듬은 사대부의 모습도 아닌 순수한 조선 민중의 모습을 잘 담아낸 수작입니다.
   임꺽정과 용의 눈물 이후 사극을 멀리하게된 계기는 너무나도 깔끔하고 청결하게 꾸미고 나온 한복입은 현대인들을 조선시대라고 우겨대는
   현대판 사극들에 몰입이 안되서였는데요. 명량은 전체적인 분위기로 봤을때 이러한 부분을 잘 살려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순신과 그의 아들이 먹는 밥상의 반찬에서부터 마지막씬의 토란까지 고추와 감자가 도입이 되지않던 당시의 시대상을 잘 반영한 장면은
   적어도 최근의 사극에서는 볼수없었던 꼼꼼한 고증입니다. 명량이 고증으로 까일정도면 사실 2000년대 이후
   사극중 고증으로 안까일 영화가 없습니다.

3.역사적 사실 그대로를 재현했다면 과연 재미가 있었을까?
  문학,영화,만화 등 장르를 막론하고 이야기라 불리는 서사구조를 갖춘 대부분의 창작물은 중학교때 배웠듯이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의
   구조를 지닙니다. 이것을 적당히 강약을 조절하며 보는 이로하여금 지루함을 느낄틈이 없도록 조율하는것이 감독의 의무겠죠.
   난중일기에 기술된 역사적 사실은 사실 영화와 비교가 무색할정도의 압도적인 승리였습니다. 사상자는 존재 하지도 않았고.
   영화에 묘사되는것과 같이 민초들이 소리를 질러가고 직접 나룻배를 끌고나가 이순신을 구원하는 사태도 일어나지 않았죠.
   그냥 일방적인 학살이자 압승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러한 역사적 사실을 영화로 풀어냈다칩시다..어디에 위기와 절정을 배치해야할지
   좀 막막하지 않나요? 짧으면 108분 길면 2시간이 넘어가는 영화라는 매체의 특성상 긴장감이라는 장치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다소 역사적 사실에 반하더라도 영화적 재미를 위하여 허구의 사실을 추가하는것이 그렇게까지 잘못된 일일까요.
   적어도 제가 알기로는 역사적 이벤트가 영화라는 매체로 구현될때 역사 그 자체를 그대로 담아내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항상 영화적 허구는
   어느정도 허용이 되어왔었죠. 아바타 이전 전세계 영화 흥행신기록을 세웠던 타이타닉 또한 고증오류와 왜곡된 사실로 구설수를 치른일이 있습니다.




다른분들은 어떠셨을지 모르겠으나. 애초에 저는 명량을 보면서 애국심을 고취하고자 하는 마음도 없었고.
명량을 보고나서도 없던 애국심이 끓어오르지는 않았습니다. 명량의 흥행을 디워사태와 비교하시는 분들이 계시던데..
사안이 달라도 한참 다른사안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순신이라는 민족의 영웅을 다뤘기 때문에 애국심 마케팅으로 날로먹은 영화다라고 한다면..도마 안중근이나 역도산같은 국내산
전기영화들이 줄줄히 흥행 참패의 고배를 마신 전례를 살펴봐야하지 않을까요 이 영화들은 줄줄히 망했는데 명량은 성공한 이유가 있을까요
CJ의 상영관 몰아주기는 뭐 100번 비판받아도 마땅하지만서도요.

결론은 명량은 쓸만한 오락영화 라는 것입니다. 해전씬의 퀄리티는 기대했던것 이상이었습니다.
물론 캐릭터가 평면적이 부분과 굳이 등장하지 않아도 될 조연들이 다수 등장했던 부분등 단점들도 있으나.
전체적으로 봤을때 졸작이라고 쉬이 취급하기엔 다른 졸작들이 너무 많습니다.
어떠한 결과물을 다들 바라시고 유독 오유에서는
이렇게 명량을 졸작으로 치부하고 계신지는 모르겠으나. 명량을 재미있게 본 많은 관객들을 애국심마케팅에 고취된 무지한 이들이라고
폄하하는건 다소 왜곡된 시선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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