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이라고 잉여인거 다 아니까
이왕이면 책게에서 잉.여.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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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한 점 없는 가운데 오늘 서울 낮 최고기온이 32도를 웃도는
고온다습한 약속도 없는 여름 오후
일부러 불도 켜지 않은 내 방은
내가 내린 닻일까
내가 흘린 덫일까
좁고 어둔 방
눈물들을 듣고
싫은 날을 들으면
아주 깜깜한 비나 내렸음 좋겠는데
창 밖은
세상은 너무 환한 그림자
아흐레째 낫지 않는 차가운 몸살에
더운 이불 속으로 들어간
고온다습한 여름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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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가 부른 이소라의 'tears'와 아이유의 '싫은 날'을 듣고 받은 영감을 사람이 가장 센치해진다는 새벽 두시의 기운을 빌어 쓴 시입니다.
(싫은 날은 아이유 노래 중 제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입니다.)
두 노래의 가사를 읽고 시를 다시 보시면 조금 더 시상이 잘 전달되지 않을까 합니다.
여름방학이라고 무기력하게 보냈던 저의 나날들이 이 글을 읽으신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전달되었다면 이 시는 역할을 다 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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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는 잊혀지지 않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