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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신 백일장] 우리는 그날 모은 병의 가격을 아직도 모른다.
게시물ID : readers_1487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북극얼음
추천 : 10
조회수 : 437회
댓글수 : 11개
등록시간 : 2014/08/14 14: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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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게에서 베스트 글보기 눌러서 눈팅만해도 어마어마한 글들을 볼수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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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은 전교권에서 놀던 나와 내친구들의 이야기
 물론 병신력을 전교권에서 뽐낸것인지라 부모님들에게 뺨한번쯤은 맞았을. 그런 내 친구들의 이야기

 때는 중학교 졸업식날 이었다. 무서운중딩이란 말이있듯이 중학생들의 병신력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우리는 그 병신들을 컨트롤하던 선생님들도 포기하는 학교의 꽃등심같은 병신들이었다. 학교다니는 3년 내내 사고란 사고는 다치고 다녔던 골치아픈 녀석들인지라 교장선생님이 졸업식전날 우리에게 제발 가만히있어달라고 하였다. 사실 우리는 그때까지만 해도 이제 마지막이니 가만히 피시방이나 갈 속셈이었다. 

  여차저차 졸업식이 끝나자 감당하기 어려운 허무감이 들었다. 초등학교건 중학교건 공부하는게 아무쓸데없고 고등학교 공부가 진짜였다니... 프라이스 대위가 숨어있을것처럼 생긴 놀이터에 앉아서 실없이 장난을 치고있었지만 눈빛은 쓸쓸하기 그지없었다.

 중학교때 사고치던 이야기들.
 역사교과서에서 투석전에 관한 이야기를 보고 여섯명이 운동장에서 주먹만한 돌을 쌓아놓고 서로를 향해 던지다 내가 들고가서 던진 가방만한 바위에 친구놈의 발목이 찍혀 교내봉사를 한일.
 친구a가 누구에게나 시비거는 일진놈이 맘에 안든다고 일부러 시비를 걸려서 1-1로 싸우다 결국 우리까지 합세해 5-6패싸움이 되어버려 징계받을뻔 했지만 선생님들도 통쾌해하셔서 결국 우린 안혼난일.
 비오는날 운동장 스무바퀴 돌기 내기한일. 
 청소도구함에 몰래 버섯키우다가 포자 때문에 맨뒷자리 애가 아토피 생겨서 선생님께서 버섯 따먹던가 치우던가 하라며 입에 우겨넣으려 하신일(설마 정말 넣으시겠어요 장난이겠지...... 음.. 아닌가?)
 십일넘어 치즈가된 우유하나와 오늘온 우유5개를 랜덤으로 배치해 복불복 설사빵 내기한일(오래된 우유팩은 모양 부터가 달라서 결국 가위바위보 진놈이 먹은건 함정)
 이런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하다보니 우리의 병신력이 너무 부족하단 생각이들기 시작했다. 병신력의 부재를 느끼는게 나뿐만이 아니라는걸 서로의 눈빛을 통해 알수있었다
 우린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야...이제 뭐하지?" 
라는 말을 꺼냈고 잠깐의 상의 후 졸업식이 끝난 학교로 달려갔다. 동학농민군들이 병기창고 털듯 학교기물실에서 리어카 두개를 탈취한 우리들은 이미 거칠것이없었다. 리어카 두개와 장갑으로 무장한 병신 갑들6명은  육갑을 떨며 온 학교의 필요없어진 교과서를 모으기시작했고 리어카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 바닥이 패이기 시작해서야 그들을 진정시킬수 있었다.
 교복은 군복과 같아 착용자를 군집에 동일화시켜 정체성과 쪽팔림을 등가교환하는 효과가있으며 더이상 자기 학교가 아니게된 졸업생들에겐 그효과가 두배가 되었다.
 우리는 시내 한복판을 리어카를 끌고 가로질러 삼십분거리의 고물상으로 향했다.


 오천 육백원받았다.
 우리는 분노했으나 고물상에 붙어있는 가격표를 보고 곧 사그라들었다. 병 가격이 저렇게 비싸다니!! 운동장을 외국의 유명한 해변처럼 만든다고 병들을 깨뜨려서 물속에 담가놔 풍화시키려했던 우리의 과거가 한스러울뿐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병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교복을 입고 온 시내를 돌아다니는 우리는 창기사급 어그로를 끌기에 충분했고 한시간후에는 포장마차 술꾼아저씨들 수십의 열렬한 호응과 함께 고물상으로 금의환향하기에 이르렀다.  파릇파릇한 중학생 여섯과 수십의 술꾼아저씨들의 기대속에 고물상 아주머니는 무슨 사금무게 재듯이 병들을 저울에 올리기 시작했고.....


 칠천 삼백원 나왔다.


 바로 그때였다 한 아저씨가 병들마다 가격이 다른데 무게로 재는게 세상에 어딨냐고 소리친것이.
 그 외침이후 아저씨들은 웅성웅성 거리다 큰소리로 화내시기(사실 징징거리는거에 가까웠다) 시작했다. 깡패같은 고물상 아주머니를 향한 반격의 서막은 그렇게 올랐고 그럼 세시간 거리의 다른 고물상 가봐라는 아주머니의 굳센 기운에 우리는 그만.... 


  정말 갔다.
 세시간 반이 걸린 여정이었지만 하나둘 떠나고 마지막에 남아준 세명의 주정뱅이 아저씨들이 큰힘이 되어주었다 우리는 기대감과 성취감으로 병들을 리어카째 내밀었고

 천원 적어진 육천 삼백원으로 주정뱅이 아저씨들이랑 편의점에서 과자몇개 까먹고 집에갔다

 여기까지가 우리가 몇년간 친구들에게 病身(병신)대신 병들의 신이라하여 甁神(병신)으로 불려지게된 이야기다. 항상 걸어다니던 포메이션이 일정해서 청룡 백호 주작 현무 황룡 환웅으로 나눠 불리기도했으나... 뭐 그얘기는 안해도 될것같고

 그러고보니 몇년간 병신짓을 안했더니 몸이 근질거리는데. 오랜만에 친구들이나 한번 만나 병신미를 뽐내볼까...... 






세월호.
아직 잊지않았습니다
위안부할머님들 팔찌끼고 세월호 티셔츠입고 노랑리본 달고 민영화 반대 비켓들고 다니면 부들부들할 아이들 얼굴이 선명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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