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뽥!"
고요한 야간 자율 학습 시간을 깨는 소리
A가 오로지 자신의 두 둔덕과 복부의 힘으로 만들어 낸 이 경쾌한 소리를 저 단 하나의 글자로 표현할 수 있다는 사실은 한글의 위대함과 동시에 이 모든 사건의 시작을 알리는 하나의 울림이었다.
이 맑은 울림은 공부를 하는 사람보다 숙면을 취하던 친구가 더 많던 자율학습시간에도 모든 아이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고 충분히 웃긴 소리였다.
180이 넘는 키에 다소 푸짐한 몸을 자랑하던 A는 모든 친구들의 비웃음 속에 뿡뿡이란 새로 부여받은 별명에 만족하는 듯 멋쩍게 웃으며 얼굴을 살짝 붉힐 뿐이었다.
그렇게 사건은 며칠뒤에 일어났다.
고등학교 시절 공부로 부터 오는 스트레스를 먹는 걸로 풀곤 했던 나는 그 날 아침도 삼겹살이라는 든든한 스트레스 해소자와 함께 하였고 그것이 화근이었을까.. 쉬는 시간 교탁 앞에서 아이들과 담소를 나누던 나에게 그가 찾아왔다.
그는 나에게 자유를 원하였고 나는 아직은 때가 아니다 기다려 달라 애써 달래보았지만, 그의 자유를 향한 갈망 앞에 나는 한없이 나약한 존재였다.
그렇게 그는 세상의 빛을 보게되었고 그의 이름은 똥.방.귀였다.
좁디 좁은 교실 안에서 30명이 내 방귀 냄새 때문에 괴로워하는 것은 나의 여린 마음에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슬픈 현실이었고 나는 그 슬픈 현실로부터 도피를 하고 싶었다
그렇게 나는 교실 밖으로 뛰쳐나왔고 두고 온 친구들에게 미안한 마음에 눈가엔 눈물이 맺혔다.
하지만
범인은 사건 현장에 다시 돌아가기 마련...
지금 이대로 안으로 들어간다면 나는 의심과 함께 발각 될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나의 양심은 나를 교실로 이끌었고 그리고 그 곳에서 내가 본 광경은 실로 나를 놀라게 만들었다.
누군가 다굴빵을 당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가운데 A가 있었다..
아...
나로 인하여 나 대신에 피해받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 ...
그것은 나에게 큰...
다행이었고 나는 그 다굴빵에 살포시 나의 주먹과 발길질을 실었다.
그 사건 이후로 A는 방사능의 대표주자 싸이언스베슬이라는 별명을 얻었고 뿡뿡이라는 별명을 받았을 때와는 다르게 그의 눈가가 왠지 모르게 촉촉해지는 것을 나는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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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그 친구는 7년이 지난 지금도 제가 뀌었다는 사실을 모른답니다 껄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