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BGM] 아무도 없다
게시물ID : lovestory_8636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4
조회수 : 39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8/10/19 23:25:28
사진 출처 : https://unsplash.com/
BGM 출처 : https://youtu.be/0uitUBr9pGE





1.jpg

최동호단추

 

 

 

눈길을 피하기 위해

고개 숙여

단추를 만져 본다

 

정말 단추보다

더 작아지고 싶은 얼굴

따가운 순간이 있다

 

단추 속으로 숨고 싶어

손끝으로

만지작거리던 단추가

 

금빛 얼굴은 감출 수 없다고

실밥 풀린

얼굴로 멋쩍게 웃는다







2.jpg

신달자아무도 없다

 

 

 

흐린 낙서 몇 줄도 완전 지우고

새 한 마리도 지나가지 않는

텅 빈

한 장의 종이

 

방에서 마루에서 거리에서 극장에서 카페에서

기차역에서 공항에서 바다밥집에서

나 혼자 있다

 

혼자라는 말도 지우고

 

나도 지운다

 

깔끔하고

개운하다







3.jpg

배한봉각인

 

 

 

이름부터 아는 것이 사랑인 줄 알았다

장수풍뎅이각시붕어닭의장풀꽃

사는 법 알면 사랑하게 되는 줄 알았다

아이는 한 송이 풀꽃을 보고

갈길 잊고 앉아 예쁘네 너무 예뻐연발한다

이름 몰라도 가슴은 사랑으로 가득 차

어루만지지도 못하고 눈빛만 빛내고 있다

사랑은 아는 것보다 느끼는 것임을

내게 가르쳐 주고 있다

헛것만 가득한 내게 봄을 열어주고 있다

깨닫느니느낌도 없이 이름부터 외우는 것은

아니다사랑 아니다

생각보다 먼저 마음이 가 닿는 사랑

놀람과 신비와 경이가 나를 막막하게 하는 사랑

아름다움에 빠져 온몸이 아프고

너를 향해 달려가지 않으면 안 되는 그때

사랑은 웅숭 깊어지는 것이다

이름도 사랑 속에 또렷이 새겨지는 것이다







4.jpg

김종철고백성사

 

 

 

못을 뽑습니다

휘어진 못을 뽑는 것은

여간 어렵지 않습니다

못이 뽑혀져 나온 자리는

여간 흉하지 않습니다

오늘도 성당에서

아내와 함께 고백성사를 하였습니다

못자국이 유난히 많은 남편의 가슴을

아내는 못 본 체 하였습니다

나는 더욱 부끄러웠습니다

아직도 뽑아내지 않은 못 하나가

정말 어쩔 수 없이 숨겨 둔 못대가리 하나가

쏘옥 고개를 내밀었기 때문입니다







5.jpg

정두리먼지의 자리

 

 

 

먼지는 어디에건

주저앉으려고 든다

살금살금

가볍게

무엇보다 사람들의

무관심 위에 앉기를 좋아한다

아무도 몰래

숨어 만든 자리

그 자리 엄청 넓어서

나중엔 먼지가 먼저 놀라

풀석 일어난다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