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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비가 오니까... 빗속의 블루마블/ 이혜미
게시물ID : readers_1499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시쓰는처자
추천 : 2
조회수 : 582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4/08/17 15:19:17
  마주앉아 주사위를 던지던 밤, 우리는 비에 젖은 도시들을 하나둘 쓸어모으기 시작했네 힘없이 손끝에서 녹아내리던 이국의 골목들, 온통 여관과 호텔뿐인 도시들 속에서 우리는 좀더 비릿한 곳을 찾아 위조지폐처럼 떠돌았지

  너에게로 떠난다는 것은 한 바퀴 돌아와 다시 제자리에 쓰러진다는 말, 도시의 행간에 몸을 누이면 성난 빌딩들이 서늘한 몸을 포개왔네 누군가 키운 파산을 먹고 자라나는 도시, 한 칸 그림자를 엎질러놓을 곳이 없어 우리는 흘러내리고 아무리 주사위를 던져도 도시는 내 것이 아니었어 도시의 이름들은  생에서 꼭 투병해야 할 병명일뿐, 주사위의 수를 따라 앞다투어 자리를 바꾸던 별들이 유목의 좌표를 일러주었네

  이 밤을 구르던 거대한 주사위가 돌아오는 소리가 들려 흐르는 비와 혀를 섞다보면 어느새 당도해 있는 세계의 끝, 서울






제가 가장 아끼는 시집 <보라의 바깥>중 일부입니다. 저는 이 시집을 막 새내기 티를 벗은 스물 한살때 시인으로부터 직접 선물받았는데 지금까지도 이 시집만 보면 기분이 좋고 가슴이 뿌듯해요. 참고로 이혜미시인은 제가 실물로 본 중에 가장 예쁜 사람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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