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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월 아깽이 구출!
게시물ID : animal_8642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vpskfls
추천 : 17
조회수 : 1320회
댓글수 : 43개
등록시간 : 2014/05/10 00:13:30
혼자 살고있는 원룸에서 단대오거리 역으로 걸어가다보면 항상 지나치는 길목이 있어요.

그곳을 지나가고 있는대 골목 어귀에서 부터 고양이 울음소리가 대낮에 들리길래 뭘까나.. 하고 걸어가는데 점점 선명하게 들리고
여리디 여린 목소리를 보아하니 아깽이!!

그래서 후다닥 갔더니 아니나 다를까 이제 막 한참 돌아다닐 아깽이 한 마리가 오돌오돌 떨면서 계단에 있는대 도망갈 생각도 못하고
울고만 있더라구요.

가까이 가니까 쉭쉭 거리길래 손등을 보여주면서 천천히 가져다 댔더니 냄새를 맡습니다.

그래서 가만이 보다가 엉덩이를 툭툭, 꼬리를 툭툭 거리다가 보고 있자니 옆에 왠 할머님이 오셔서 말씀하시길, 밤새 고양이가 울더니 낮에 저집에서 왠 아줌마가 나와서 애를 집어던져 놓고 들어갔다.

여기 저기서 고양이가 울어대서 시끄러워 죽겠다. 그래도 어린놈인데 저거 죽으면 어떡하나 라고 하시길래 얼마나 있었냐고 했더니 한 20분 정도 된거 같다고 하시더군요. 어미냥이가 소리를 들었으면 구하러 와야 하는데 안오는거 같고 저대로 나두면 누가 해꼬지 할거 같고 그래서 일단 들고 역으로 갔습니다.

역에서 여치니가 와서 마중가는 중이었거든영!

여치니를 만나서 아깽이를 보여주니 눈에서 광채가 납니다.ㅎㅎㅎㅎ

다시 골목으로 와서 이걸 어찌하나 냅두고 어미 고양이가 올때까지 기다릴까 하고 있자니 근처 옥상에서 다시 울음소리가 들리는 겁니다. 
후다닥 그 집 앞으로 가서 보니 왠 뚱뚱한 고양이 한마리가 옥상 계단에서 내려오는대(이 지역은 전부 옛날 2층집 구조) 어미인가? 긴가 민가!

그래서 새끼를 밑에 두고 후다닥 피했는대 왠걸? 그냥 사라집니다..

저 위에 집이 있겠구나 싶어서 새끼냥을 들고 옥상으로 가는대 옥상에서 또 다시 울음소리가 계속 들리는 거에요. 올라가 봤더니만.. 새끼가 한마리 더 있음-_-; 멘붕.. 그 뚱땡이 고양이는 그냥 지나가던 고양이..

양손에 1마리씩 두마리를 들고 여치니를 쳐다보니 여치니도 멘붕..

잘 살펴보니 옥상 기왓마루 안에 구멍이 있는데 거기서 살고 있는거 같더라구요. 그래서 옥상에서 울던 경계도 안하고 손 핱던.. 개..개냥이를.. 던져두었더니 슥슥 들어가서 사라집니다. 그래서 밑에서 주어온 놈도 던져놨더니 자기 집이 아닌지 울고 입구에서 서성거리고 있다가 한 10분 지나니까 사라지더니 울음소리가 안들리네요. 

그리고 그 새끼냥을 발견한 집에서 왠 날씬한 괭이 한마리가 나와서는 무언가 찾는 듯 왔다 갔다 하길래 가만히 보니까 자기 새끼를 찾고 있더라구요.
찾다가 옥상으로 가길래 안심하고 집에 왔습니다.


그리고 몇일이 지난 오늘 그 골목을 다시 지나가게 되었는대 이번에는 일을 마치고 집으로 들어가는 중이었어요.

그런데 다시 들려오는 아옹 아옹 소리.. 딱 들어도 아깽이..


왠 할머니가 욕을 욕을 하면서 시끄럽네 뭐네 막 그러길래 물어봤더니 자기네 집 보일러실 창고에 고양이 2마리가 있었는대 새벽 내내 울어대서 시끄러워서 잠을 못잔다고 잡을려고 하면 물어버리는대 그걸 좀 꺼내달라는 거에요.
안꺼내주면 왠지 쥐약 놓을 분위기라서 일단 내가 꺼내야 겠다 싶어서 보일러실로 출동-_-;
수십마리의 거미와 싸우면서 창고를 뒤집어 엎었는데 1마리만 나오네요. 그런대 봤더니 일주일 전에 봤던 그 아깽이???

이게 무슨 일이지??

할머니가 고양이를 잡아서 이거 여기 두면 안된다고 내쫓아야 한다고 밖에다가 집어 던지길래 박스 하나 얻어서 일단 애를 박스에 넣고 물어보니까
보일러실에 2마리가 있었는대 자기가 다 내던져 버렸는대 다시 기어들어왔다. 어미가 물어다 놓는거라고 하였더니 통로가 없는대? 라길래 구멍이 뚫린 곳을 알려줬습니다. 그곳을 막으라고.. 

근대 2마리였으면 왜 처음 내가 봤을때는 1마리? 그리고 왜 이 1마리만 다시 원래 보금자리에? 어미는 어디?
2~3일 전부터 계속 울어댄다는 걸 보니까 어미는 보금자리가 할머니한태 털려서 자리를 옮긴 듯한대 아무래도 새끼를 버리고 그냥 간거 같습니다.

그런데 앞 뒤가 안 맞잖아요?

곰곰히 생각을 해보니 할머니가 몇일 전에 1마리를 내던졌고 그걸 제가 주어다 올려 놓은 것을 어미냥이가 대리고 자리를 옮기면서 나머지 1마리 있던 것을 버리고 간거 같습니다. 아깽이가 두마리가 무늬가 비슷해서 제가 같은 놈으로 착각을 한거 같구요.

이놈은 3일 내내 울어댔다는 걸 보니 먹이도 없고 버려진게 맞는 듯 해요. 배도 홀쭉하고 힘도 없고..

결국 여기에 둬봤자 저 할머니한태 맞아죽거나 다른 고양이 한태 죽거나.. 3일을 내내 울어도 어미냥이가 안온거 보면 이미 버려진거라는 판단..


집에와서 씻기고 먹이는 일단 안줌.. 계속 경계하는대 그것도 한두시간 지나니깐 좀 많이 없어지고.. 여치니 퇴근 시간에 맞춰서 또 괭이를 들고 마중..

동물에 나와 같이 미쳐 지내는 울 여치니는 한숨을 푹푹 쉬면서도 아깽이는 이뻐서 어쩔줄 몰라하고.. 그렇게 둘이 동물병원을 가서 여치니의 카드로 10만원을 긁고 기본 검사와 사료 모래를 사왔습니다. 

집에와서 사료를 주니까 먹는데 조그만 소리에도 경계하고 먹다가 도망가고.. 그걸 몇번 반복하다보니 자세를 잡고 먹는대 먹으면서 아옹...냠냠냠.. 웅웅.. 야오옹 아오옹... 냠냠 나옹...냠냠..   헐.. 고양이가 행복할때 소리낸다고는 알고 있었는데 먹으면서.. ㅋㅋㅋㅋ

사료 못먹고 그릇 씹는거 사료 먹는거 알려주고, 물 그릇 물도 못먹는거 콕콕 코에 찍어주고 머리 잡고 냄새 맞게 해주고 하니 알아서 물도 먹고..
이제 똥 오줌만 가리면 바랄게 없겠네요. ㅜㅜ... 


1년 전에는 고슴도치를 주워서 그걸 계기로 여치니가 고슴도치를 2마리 키우고 있는데.. 
이제는 고양이를 줏어와서 키우게 되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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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현제 돈이 없는 저를 대신하여 10만원이라는 거금을 투자해 주신 여치니께 이 글을 바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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