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기록물이라든가 범죄 증거 파기가 가능하다는 점에서는 상당히 아쉽지만...
어쨌든 그건 차치하고 박근혜가 들어앉아서 떼쓰는 현 상황이 저는 오히려 좋은 거라고 생각합니다.

음 이런 건데요
제가 박근혜면, 11시 25분에 파면 선고 딱 내려지고 삼십 분 내에,
12시경에 기자들 다 모였을 때
세상 가엾고 불쌍한 표정으로 청와대에서 방 뺐을 거 같거든요.

캐리어 하나 질질 끌고 추워서 오들오들떠는 척 하면서 패딩입고요.
강아지 한 마리 품에 안고 나왔으면 더 좋고.

그리고 고개숙여서 사죄하고 눈물 한방울 도로록 흘리고
삼성동 사저로 들어가서 칩거하고
나중에 언론에 슬쩍 흘리는 거죠 '난방도 안되는데 헌재 결과에 승복하여 추운 방안에 들어갔다'

이랬으면요
저는 분위기 뒤집히거나 적어도 매우 위험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박근혜에 대한 지지라는게 참 많은 부분이 '우리 영애 불쌍해서 어떡해' 이거잖아요
불쌍해서 대통령까지 뽑아줬는데,
이 불쌍하게 여기는 마음이, 측은지심이, 이게 이성적인 부분이 아니에요.

박근혜는 정말정말 나쁜사람이지만
제가 위에서 말한것처럼 불쌍하게 '쫓겨나는' (실상은 파면된 거지만) 모습 보여줬으면

진짜... 탄핵 자체에 대한 반발 정도는 아니어도
'이제 불쌍하다 할만큼 했다 더 죄 묻지 말고 명예롭게 살게 해주자'
'대통령까지 한 사람이 이정도면 된거다'
뭐 이런 식의 측은지심 프레임 (+ 구박하는 못된 놈들) 생겨났을 거라고 봐요.

근데 보세요. 지금 방에 틀어박혀서 시위하잖아요
저게 결국 미성숙한 애들이 하는 짓인데 60 넘은 성인이 저러고 있으니
불쌍하고 측은지심이 생기긴 커녕 비웃음에 짜증만 생기죠.

저는 박근혜가 마지막까지 헛발질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최소한의 정치적 자산을 챙기거나 어쩌면 만의 하나 분위기를 반전할 수 있는
절호의 카드를 발로 차버린 거 같아요.
그래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진짜 머리채잡혀서 질질 끌려나오는 모습 진짜 보고싶지만
그렇게 가면 안되는 거 같습니다.
불쌍 코스프레를 할 빌미를 주면 안된다고 봐요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국민들 속 박박 긁으면서 스트레스 넘기고
밑바닥까지 다 드러내면서 '아 그년 징그럽게 안 나가네' 소리가 나갈수록 좋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