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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포함한 모두가 보았던 1편
게시물ID : panic_8644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섹시한비둘기
추천 : 16
조회수 : 1941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02/23 02:28:10
나는 유명 만화가 어시스턴트다 

영화도 감독 이하가 그렇듯 나 역시 작가가 잠을 이루지 못하면 같이 잠을 이루지 못한다

아니, 이 냉혹한 세상속에서 조금더 빠르게 올라가려면 그보다 더 잠을 줄여야 하겠지

오늘도 커피잔 아래에 잔 커피가 굳어 마를새없이 한 줄의 선이라도 그리기 위해 밤을 지샌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마음 놓고 기지개를 한번 켰을때는 창문 사이로 서늘한 바람과 햇살이 들어왔다

'아..오늘도 밤을 샜구나..'

누구의 것인지 모르는 핸드폰의 알람이 울리고 나서야 아침밥을 먹기위해 거실로 발걸음을 옮긴다

다크써클이 눈 밑에 붙박이 처럼 자리 잡은 사람들의 아침식사란.. 이보다 짠한 밥상이 세상 어디에 있을까

처음 들어왔을땐 눈에 보이는 사람들의 피곤함이 어리둥절 했지만 언제부턴가 나도 자연스레 저 대열에 끼게되었다

그말인 즉슨 새로운 어시스턴트가 들어와 나를 본다면 똑같이 느낄거란 이야기가 되겠지

국을 한술 떴을때 등뒤로 한기를 지닌 무엇인가 휙 지나간다

그리고 돌아본 뒤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기분탓인가 

다시 밥 한술을 떴을때 발 밑이 서늘해 식탁보를 들췄는데

한 꼬마가 턱을 괴고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으아!!!!!"

놀라서 의자와 함께 뒤로 넘어질 뻔했다

누구지? 작가님의 아들인가? 우리 만화의 사생팬? 온갖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다

그치만 그 꼬마보다 더 놀란건 사람들의 시선이었다

사람들의 반응이 전혀 없다

마치 뭘 그리 놀라냐는 듯한 그런 반응

잠깐 멍을 때리고 있었을때 귓가에 음성이 들렸다

"신경쓰지마"

작가님의 목소리였다

그리고 동시에 작가님이 이야기했다

"걔 자주 왔다 갔다 하는 애야 그냥 밥먹어"

자주 왔다 갔다 하는 애라고 말씀하시기에 나는 놀란 가슴을 진정시킬 수 있었다

밥을 먹는 도중에도 자꾸 신경이 쓰여 눈치를 보다 식탁보를 은근슬쩍 거두었을때 아이는 없었다

체구가 작아서 왔다갔다해도 티가 안나는구나

그냥..그렇게 생각했다

밥먹은 것을 정리하고 내 자리로 돌아와 작업을 준비하는데

어시스턴트 선배가 나한테 조심스레 이야기했다

"저기..아까 그 남자애 말인데"

뭔가 할말이 있는걸까 시선을 선배쪽으로 돌렸는데

선배 어깨 언저리에 아까본 꼬마의 얼굴이 올라와 있었다

속으로 삼키는 비명을 지르며 잠시 놀란사이 선배가 이야기했다

"얘는 착해 착한 귀신이야 너무 걱정마"

귀신? 나는 귀신을 본적이 없었다

전설의 고향에서 본 귀신이 전부인 나로선 지금 이 상황이 당최 이해가 가질 않았다

"나도 처음엔 많이 놀랐는데 이젠 많이 친해"

내가 놀란 것과 비례해 너무나 넉살좋게 웃으며 이야기하는 선배가 미웠지만

이성을 되찾고 조금 더 심화해서 물어보았다

"아니..쟤가 귀신이면..대체 도대체가 귀신이 어떻게 다른 사람 눈에 똑같이 보입니까..?"

왜 이런 질문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당시를 떠올리면 그저 믿기지 않았기 때문이었다고 

말하는게 가장 유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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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병장때 이등병으로 들어온 동갑내기 친구가 취침시간 열시부터 두시간씩 해줬던 약 세시간 분량 자신의 실화를 배경으로

그 친구의 상황에 입각해 글을 써보았습니다

술을 조금 마신 관계로 너무 졸려서 1,2편으로 나누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읽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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