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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어머니의 직감
게시물ID : panic_8645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gerrard
추천 : 48
조회수 : 5413회
댓글수 : 11개
등록시간 : 2016/02/24 13:5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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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경기도에서 살다 아버지 공장 이전 때문에 서울로 이사오게 되었습니다 .

공장 이사한지 얼마 안 된터라 아버지와 어머니 두 분 다 일에 매달리셨고 당시 저는 초등학교 4학년이었고 동생은 유치원 다니던 시절이었습니다.

어느 날 학교에서 돌아와 집에 들어가니 어머니께서 동생을 부여잡고 눈물을 펑펑 흘리고 계셨습니다.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유치원을 마치고 오전 일찍 돌아온 동생 혼자 심심해서 비디오를 보려고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220v에 110v코드를 잘못 꼽은 동생은 비디오가 안 나와서 다시 끼려고 뽑으니 코드가 분해됐다 합니다.

즉 220v 구멍에 금속핀 2개가 꼽혀 있는 상태가 된 것이죠.

동생은 망가뜨린 걸 들키면 혼날 거 같아서 금속핀을 뽑기 위해 "뺀치"를 찾아 다녔다고 합니다.

당연히 전기도 안 끊은 상태에서 금속핀을 뺀치로 뽑으면 감전돼서 죽을 수도 있습니다.

온 집안을 뒤지고도 뺀치를 못 찾은 동생은 어머니께 연락을 했습니다. 

헌데 저희 집은 공구를 몰아서 항상 특정 장소에 놓기 때문에 동생이 못 찾을리가 없습니다.

그 날 아침 어머니께선 출근 전 문앞에서 나가려는데 갑자기 아무 이유없이 소름이 끼치면서 뺀치를 숨기고 싶다는 생각이 드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다시 들어오셔서 공구함을 열어 뺀치를 꺼낸 뒤 어디다가 숨길지 한참 고민하고 돌아다니시다가 그 당시 어린이였던 저희들의 손이 안 닿는 신발장 꼭대기가 눈에 들어와 그 속에 최대한 깊이 숨겼다고 하시더군요.

동생이 어머니께 전화해서 처음에 "엄마 뺀치 어디 있어?" 라고 물어봤을 때는 말로는 다 못할 정도로 가슴이 철렁했다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일하시다 말고 뛰쳐나와 바로 집으로 오셨다고 합니다.

"어머니의 힘"이라는 걸까요?

20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그 때 이야기를 어머니께 물어보면

"몰라 그땐 그냥 그랬어" 하십니다.
출처 판 그래 님

http://pann.nate.com/talk/318437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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