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모바일로 쓰는 짧은 글 - 13
게시물ID : readers_1505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유노낫띵스뇨
추천 : 1
조회수 : 19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8/19 15:51:35
 
계단을 오르는 구둣소리만큼 신경을 거슬리게 만드는
소리는 없을 거라고 그는 생각했다. 그것은 마치 남의
집 대문에 노크하는 것처럼 불편한 울림을 가지고 
있다. 뒷꿈치를 들고 조심스럽게 내딛어도 소리는 
발바닥에 눌러붙은 껌같이 떨어지지 않았다.
 남자가 집까지 반층정도 남겨놓았을 쯤에는 아내는
현관문 밖으로 나와 그를 기다리고 서있었다. 잊는
구석도 없이 항상 똑같다. 복도를 걸어오는 주인의
발소리를 듣고 현관앞에서 얌전히 기다리는 영리한 
고양이처럼 말이다. 그녀에게는 그러한 동물적인
감각이 있었다. 
 어떻게 수 많은 발소리들 중에서 구분해낼 수 있는지
그는 그녀만의 비법에 대해 넌지시 물어봤지만 결국
대답을 듣지못했다. 그냥 뭐랄까 알 수 없는 반응이었
다. 곁눈질로 그의 발을 보고서는 고개를 돌려 쑥스
럽다는 듯이 웃고 마는 것이다. 주말에는 아내가
외출한 틈을 타 방안의 가전제품과 불을 꺼놓고 거실 소파에 드러누워 계단을 오르내리는 소리들 중에 그녀
의 발걸음을 골라내려는 연습도 했지만 결과는 언제나
허탕이었다.  

 아마 당신은 평생가도 모를 걸요. 그녀는 웃으며
소파에 누워있는 남자의 이마에 키스를 하고 
그렇게 속삭였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