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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뒷모습..
게시물ID : freeboard_86528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기린은안운다
추천 : 3
조회수 : 271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05/22 22:14:05
오랜 스르륵 생활동안 눈팅족으로 살아서 여기서 글두어번 쓰긴 했지만 아직 어색합니다

게다가 지난번에도 언급했었지만 전 막 이쁘고 쨍하고 이런 사진을 찍는 사람이 못되어서 더욱 망설이던 차에

오늘 베오베에 아버지 돌아가신 회원님 글을 읽고 생각나서 써봅니다.

.

어릴적 저희 식구가 함께 외출을 나가면 늘상 기억나는 모습이

아버지가 5미터 쯤 앞장서시고

전 아빠는 늘 왜이렇게 빠르셔 하면서도 아버지를 쫓아가기위해 열심히 걷고

제 뒤 5미터 쯤엔 항상 어머니께서 두 동생을 데리고 쫓아오셨던게 지금도 생생합니다.

항상 그렇게 빨리 걸으시던 아버지께선 제가 군대에 입대하고 얼마 안있어 위암 말기, 6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으셨죠.

휴가나와서 아버지와 잠시 외출을 할 때 처음이었습니다. 

앞서가지 못하시고 잠시 쉬었다가자고 길에 주저않으셨던...

내색하진 못했지만 그날 전 많이 슬펐습니다.

그렇게 군생활을 하다 상병 휴가 복귀날 아버지께서 쓰러지시고 엠뷸런스로 응급실에 모시기만 하고 전 어쩔수 없이 복귀했었죠

휴가복귀를 하자 일직사관이 아버지께서 위독하시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바로 다음날 다시 휴가를 나가라고 하더군요.

제가 참 불효자네요.. 아버지께서는 그 사이에 돌아가셔서... 임종도 못지켜드렸네요.

그렇게 아버지를 보내드리고 이제 제가 나이가 들어가면서 문득 어릴적 생각이 다시 나곤 하는데요.

아버지는 외출할 때 항상 저희보다 빨리 가신게 아니었네요.

빨리 가신것이었다면 거리가 멀어져야 하는데 항상 5미터 앞에만 계셨거든요.

빨리 걸으신게 아니고 단지 앞서 걸으셨던거에요.

제가 나이가 드니 그 아버지의 뒷모습이 그리울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제가 찍는 사진 중 하나가 뒷모습.. 나름대로 귀로라고 이름 붙인 연작이었어요.

그저 뒷모습일 뿐인데 각각의 뒷모습은 항상 말없이 얘기하는 느낌이랄까요?

변변치 않은 사진이지만 그렇게 찍었던 사진 몇장 올려봅니다.

crop0029.jpg


DSCF0592.jpg


IMGP1113.jpg


IMGP6106.jpg


IMG_0129.jpg


DSCF1282.jpg

마지막 사진이 제가 제일 좋아하던 사진이네요.. 

퇴근길에 귤이며 통닭이며 즉석과자며 사들고 들어오시던 아버지 생각이 나서요.


변변찮은 글과 사진 읽고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휴일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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