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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혹한 동화 5 – 밤이 되었을 때 그들을 피해야 하는 이유
게시물ID : readers_865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헤르타뮐러
추천 : 1
조회수 : 32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8/17 22:57:10
   산을 오를 때 그들을 먼저 피했어야 했다. 시계를 슬그머니 쳐다보던 회장이 조금만하게 대답했다. 여자들은 회장의 말은 듣지도 않은채 그들이 들어간 곳을 바라보았다. 힐끔거리는 나머지 그들이 여전히 담배 냄새를 풍겼다. 그들 앞에 있던 캔에 꽁초가 가득 차 있었다. 그들 중 한명이 일어섰다. 아까 여자를 데려 갔던 나무 사이로 들어갔다. 우리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것이 지금의 상황을 모면 할 수 있는 유일한 대책이라 생각했다.
   늘 오르던 산에 그들이 서식한다고 접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그런 뉴스를 접해도 등산코스를 정하는 여자들 사이에 내가 있었다. 괜한 불안감 때문이었을까. 나는 그들이 오가는 말들 사이에 끼어들었다.
   “우리 괜찮겠지 설마,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겠지?”
  내가 말하자 여자들은 하던 말을 멈췄다. 그리고는 거의 모습을 감추던 나를 보며 말했다.
   “어차피, 뒷산인데 무슨 큰일이 있겠어.”
   “맞아, 뒷산인데 뭘 걱정을 해 우리가 한두 번 간 것도 아니고
  여자들은 약간의 비아냥과 웃음을 섞은 목소리였다. 나는 다시 고개를 살짝 들어 그들을 보며 말했다.
   “그래도 그들이
  말이 끝나자 부녀회 회장은 큰 소리를 내며 웃었다.
   “어휴, 그들 그 어린애들이 뭐가 무섭다고. 한번 크게 호통 치면 줄행랑을 치겠지
  회장의 말에 다들 일리가 있다며 다시 자신들이 멈춘 수다를 계속 했다. 나는 다시 구석에 끼어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왠지 모를 불안감이 들었지만, 따라가지 않으면 곧 내 차례가 올 곗돈이 지나갈지 모를 걱정에 한숨을 내쉬었다.
   우리는 산을 오르는 동안 다행히도 그들은 나타나지 않았다. 회장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며 소리쳤다. 나는 주위를 쳐다보았다. 곧 정상이라는 표시의 팻말과 벤치가 보였다. 나는 아무도 없음을 안심했다. 회장은 벤치 앞에 멈추더니 메고 있던 가방을 벤치에 내려 두었다. 다른 사람들도 회장 옆에 앉았다.
   “, 이제 정상이 얼마 안 남았는데, 하산하면 잘하는 오리집 있는데 거기 갑시다
  회장은 말을 하고 벤치에 몸을 기댔다. 여기서 몇 분간 앉았다가 정상으로 오르면 바로 하산. 그리고 오리집. 나는 한숨을 내쉬며 물을 마셨다. 그들이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다행이라 해야 하나. 나는 회장의 말에 오리를 계속 생각했다.
   담배냄새가 주변에서 나기 시작했다. 교복과 함께 어지러운 색상의 옷을 섞어 입은 그들이 맞은편 벤치에 앉았다. 그리고는 당당히 담배를 피워 불을 붙였다. 갑자기 회장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디서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것들이 담배야 담배는!”
  회장은 손가락질을 하며 그들에게 욕을 퍼부었다. 몇 분 간 그들이 정적을 하다가 담배를 땅에 떨어뜨렸다. 담배를 발로 밟아 뭉개버렸다. 회장은 가방을 들고는 정상 쪽을 향해 걸었다. 그들은 우리에게 시선을 떼지 않았다. 나는 다시 한 번 힐끔 그들을 뒤돌아 봤다. 눈이 나와 마주쳤다. 그들은 라는 말을 표정으로 하는 것 같았다. 나는 고개를 숙이고 빠른 걸음으로 정상을 향했다.
   정상에서 다시 내려오는 길에서 그들이 보였다. 아까보다 숫자가 많아진 것 같았다. 그들은 가래를 고개 숙여 뱉었다. 우리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특히 회장의 표정은 이미 얼어 있는 상태였다.
   “아까 어떤 아줌마가 우리한테 담배 피운다고 삿대질 했어?”
  그들은 셔츠 주머니에서 담뱃갑을 꺼냈다. 담배를 하나 꺼냈다.
   아씨, 누구였냐고 아까 그 아줌마
  그들의 목소리가 높아져 갔다. 나는 어떤 힘인지는 모르겠지만 여자들 사이에서 걸어 나갔다.
   “내가 삿대질 했다. 담배 피우는 학생들한테 혼내는게 당연하지
   “아줌마였어?”
  나는 나보다 키가 큰 그들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회장은 거의 여자들 뒤에 고개를 숙였다. 그들은 갑자기 내 손목을 잡았다. 나는 저항도 못한 채 해가 져서 어두워진 나무 사이로 끌려갔다.
 
   무언가 뛰는 소리가 들리며 그들이 나무 사이에서 나왔다. 하얀 교복 위에는 붉은색이 보였다. 여자들은 놀라서 그 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못했다. 회장은 이미 실신한 사람처럼 덜덜 떨었다.
   경찰이 여자들이 있다는 곳으로 올라갔다. 여자들은 급하게 경찰을 붙잡으며 울었다. 경찰은 여자들을 진정시키며 그녀들의 말을 반복적으로 들었다. 그녀들은 빨리 그들을 잡으라는 말을 해도 경찰들은 찾을 시늉도 하지 않을 것 같았다.
119 차가 나무 사이에 있던 여자를 하얀 천에 씌우고 차 안에 태웠다. 여자는 천이 붉게 물들 정도로 심해보였다. 여자들은 하산하기 무섭다며 구급차로 몰려 타기 시작했다.
   그 후로 뒷산에 일은 여자들에게는 비밀이었다. 땅값은 둘째 치고, 그녀의 곗돈 차례가 곧 오기 때문이었다. 그녀들은 대다수는 모일 날짜에 동그라미를 치고 오리집 이라고 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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