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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건 아니지만 노란리본 달고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게시물ID : sewol_3448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야옹이도있어?
추천 : 11
조회수 : 353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4/08/20 22:35:22
작성하다 지우려고 했는데...밑의 글 읽고 다시 찾아 씁니다.



지난 8월 15일, 6년 만에 시위를 나갔습니다.

08년도에는 전문 시위꾼 소리를 들을 정도로 시위를 나갔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멀어졌습니다.
직장 때문에도 있지만, 그보단 시위로는 안된다...는 패배감에 사로잡혔습니다.
이명박 이후에 박근혜를 또 뽑은 사람들에 대한 불신도 있었고, 그냥 조용히 다른 사람처럼 살자고 맘먹고 시위를 더이상 나가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8월 15일날 나간건, 세월호 유가족 분들에게 당신들을 잊지 않았고 계속해서 지지하고 있다고. 그런 사람들이 하나라도 더 존재함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였습니다. 

오랜만에 간 시위였는데도 덕수궁과 시청광장 사이를 막은 버스(닭장 차는 아니더군요. 신선했습니다.), 경찰에게 항의하는 사람들, 권한이 없다는 말만 반복하는 경찰간부.... 6년전과 똑같은 모습에 진짜 토할 것처럼 역겨웠습니다.

가두 행진을 시작하고, 경찰들에게 막히고, 시간이 지나고 사람들이 흩어지고 물대포 위협에 지리하면서도 날선 대치상황.

별다른 성과 없이 돌아오면서 시위의 흔적들을 지우는데, 왠지 가방에 단 노란 리본은 뗄 수가 없더라구요.

죄송해서요...

그래서 그냥 달고 다녔습니다.ㅋ

확실한건 카톡프로필 사진 같은 것 보다 실제 리본을 다는게 효과가 크다는 겁니다.

그날 하루 동안에도 네다섯명은 저한테 물었어요. 그거 뭐냐? 아직도 달고 다니냐? 

싸우자고 단 것도 아니라서 그냥 '불쌍해서 달았다'고 답했습니다. 자식 잃으신 것도 불쌍하고, 그런데 그 원흉도 잡지 못한게 불쌍하고, 범인 좀 잡자는 당연한 얘기 하기 위해서 단식해야 하는 것도 불쌍해서 그렇다고. 그러다 진짜 부모까지 죽을까봐 이거라도 단다고...

이렇게 답하니 정치적이니 뭐니 하는 소린 일단 안들리더군요.ㅋ 덤으로 자식 있으신 분들은 맞다고, 공감하면서 그런데 요즘은 어떻게 되고 있냐? 이번에 교황님이 만나지 않았냐? 박근혜는 뭐하냐? 이런 식으로 이야기 한번씩 더 나오는 계기도 되었구요.


덤으로 오늘 직장에서 핸드폰 안쪽에 노란리본 붙이고 다니는 선생님을 보았습니다.
진짜 반갑더라구요.ㅋㅋ

세월호 관련해서 이야기 나누는데 그분은 매일같이 광화문 시위도 나가신다고 하셨습니다. 오늘도 퇴근후에 가실거라구요.
되게 찔렸지만...한편으론 기분 좋았습니다. 일하는 곳에서 생각이 맞는 분을 이런 계기로 찾을 수 있었단 생각에요.

그러니까 결론은...마무리는...엄, 음...
세월호 절대 잊지 않고, 잊혀지지 않게 노력하겠습니다.(악! 두서없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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