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체력 저하로 인한 운동 능력 저하, 슬럼프가 극복된 오랫만에 기분 좋은 한주였습니다. 운동하면서 몸의 힘을 빼는 것 만큼이나 마음의 욕심을 버린다는 게 너무 힘들어서 괴로와하다가 드디어 깨달음을 얻었다고나 할까요?
덕분에 지난 한주는 운동 시간이나 운동량에 관계없이 오랫만에 마음 편히 즐겁게 운동했습니다.
저는 몰랐지만 제 스트레스가 얼굴에 씌여있었나 봅니다
같이 운동하시는 분들이 그간 말도 못 걸고 있다가 이제야 농담도 하고 장난도 걸어 주시고 그러시네요. 코치님도 운동할 때 맨날 인상쓰고 하더니 이제야 웃는다고 한소리 하셨구요. ㅎㅎㅎ
아무튼 이제야 정상궤도로 돌아와서 저도 기쁩니다
지금보니 머리가 미친년처럼 엉망진창이었는데 그것도 제 눈에 들어오지 않았을 정도로 제정신이 아니었었나봅니다. 제정신을 차린 기념으로 오늘 아침 일찍 파마를 했습니다.
길고 부스스했던 머리를 싹뚝 자르고 염색도 새로하고 아주 다른 사람이 되었습니다.
저녁에 기분좋게 이쁜 모습으로 클럽에나 나가서 한게임 뛸까 했더니 마용사 언니가 앞으로 이틀동안은 머리를 감지 말랍니다 ㅠㅠ
이쁜 머리 덕분에 오늘은 운동은 강제 휴식입니다.
지난 주 하루에 두탕씩 열심히 운동했으니 오늘 하루 쉬어도 좋겠지만 몸 안에서 꾸물꾸물 올라오는 기운이 벅찬데 아쉽긴 합니다. 이런 날 한게임하면 완전 박살낼 것 같은 기분인데 말이죠. ㅎㅎㅎ
대신 오늘은 오랫만에 하루종일 맛있는 걸 먹기로 함니다
요즘 '냉장고를 부탁해'에 나와서 유명해진 이원일 셰프네 빵가게에서 사온 맛난 샌드위치 한쪽과 제가 아주 좋아하는 커피집에서 데려온 더치커피 한잔으로 아침을 들었습니다
평소엔 아침을 거의 먹지 않는데 오늘은 먹방 데이니까 가볍게 아침부터 시작합니다
점심은 연희동 화상 중국집에서 굴이 잔뜩 들어간 굴짬뽕을 클리어했습니다
이 집 굴짬뽕의 특징은 엄청 굵고 탱글탱글한 굴이 국수만큼 많이 들었다는 것이죠.
국수는 조금만 건져먹고 굴과 채소, 버섯을 다 건져먹고 국물까지 다 비웠습니다
오늘은 오랫만에 먹방데이니까 그깟 짬뽕 국물쯤은 봐주기로 했습니다
연희동에 왔으니 제가 좋아하는 빵집에 들러 베리와 견과류가 다글다글 붙은 장발장이 훔쳤다는 그 빵을 사고 그옆 화상 만두집에서 새우만두와 통만두를 1인분씩 포장해서 돌아왔습니다. 정말 연희동은 맛난 먹을 것이 만발한 좋은 동네입니다
저녁으로 새우 만두 2개와 통만두 2개, 장발장 빵 1/4을 먹고나니 세상 부러울 것 없는 일요일이 저무는군요
카톡에서는 운동나오라고 난리가 났지만 파마한 머리를 핑계삼아 우아하게 운동 제끼고 벌러덩 널부러진 이 저녁이 좋습니다
내일부터 다시 운동의 재미가 오늘의 이 즐거움을 대신하겠지만 오늘 이 시간만큼은 이 게으름이 행복합니다 아마도 지난주에 열심히 일하고 운동했기 때문에 지금 이 게으름도 즐거운거겠지요?
여러분도 남은 주말 저녁 충분히 쉬시고 새로 시작하는 일주일도 열심히 일하고 공부하고 운동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