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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논산훈련소. 아련하다.
게시물ID : military_4809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로얌이
추천 : 2
조회수 : 60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8/22 02:30:13
2001년 논산 훈련소 막바지 구막사 시절.. 매일 아침 화장실 청소로 덜 떠내려간 덩, 걸쳐있는 덩을 만나야했지만 훈련소 밥은 꿀맛. 남김없이 매번 다 먹었음. 하지만 그렇지 않은 기억이 딱 한번 있는데 미역무침을 배식당번이 거짓말 조금 보태서 밥만큼 퍼주는 거임. 모두들 식판 한 가득 받아옴. 대부분 남겼지만 기간병이 무서워서 퇴식을 못하고 있는 거임. 물론 나도 남겼음. 절대 인간이 먹을 양이 아니었음. 결단의 시간! 짬통을 향해 뚜벅뚜벅.. 도중에 식판을 근처 테이블에 올려 놓음. 동기들에게 미역, 여기 다 몰아라라고 함. 순식간에 식판은 포화상태가 되더이다. 결국 짬통앞에 이르러 퇴식을 감독하던 기간병과 마주함. 서로의 눈빛을 확인하고 순간의 정적이 흐름.  순진한 천, 당한 척, 바보인 척을 했더니 벌점 제출해~” 라고 했음.  그 자리에서 얼차려를 줄 수도 있었지만 그도 인간인지라 동정심이 있더이다. 물론 나도 벌점을 제출하지 않음. 벌점은 최소한의 자기 역할을 했음을 표시하려던 것이었다고 판단함. 그것을 나는 지금도 아주 고맙게 생각하고 있음.

 

세탁장에서 속옷과 수건을 빨아야 되는 시간이면 언제나 꼴지로 끝내는 사람이 깨짐. 허겁지겁 빨아 제끼느라 다들 속도가 장난 아니었음. 그러나 꼴지는 언제나 나옴. 서로 배려하면서 세탁을 할 수도 있으나 그럴 수 있는 상황이 아님. 전투세탁. 언제나 나오는 꼴지인데 뭐. “내가 한다 그 꼴찌  양보, 양보,  먼저 하삼.  그리고 다들 끝내고 내무반에 집합이 완료된 상황. 나는 남아서 계속 내 빨래를 끝까지 하고 돌아감. 그 땐 무슨 용기가 있어서 그랬는지 참. 결과적으로 고문관으로 소문이 났지만 고문관 타이틀이 큰 문제가 되지 않더라. 한번 고문관이 되고나니 각개하고 수류탄 던지러 갈 때, 다들 나랑 한조 되기 싫다고 덜덜덜.. ㅋㅋㅋ.  .. 물속에서 퐁하고 잘만 터지더만.  분대, 소대도 잘 돌아갔고 무사히 훈련소 마쳤고, 그렇게 갈구던 우리소대 기간병들과도 기분 좋게 잘 헤어질 수 있었던 것 같음. 정말 갈구던 김수동상병, “상사가 갈굴 때는, 고개 숙이지 말고 눈을 똑바로 쳐다봐라고 했던 그때 그 모습이 생생하다. 아이컨택을 훈련소에서 체득하게 해준 김상병께 감사의 말씀을 드림. 하지만 실전에서는 "눈깔아라"가 바로 날아오더라는..  ㅋㅋㅋ
김수동 상병?  혹시 오유하나?  이거 보면 덧글 달아라. 내가 형 아니가? 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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