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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게 창작글 리뷰] 죠르노_죠바나 '데미안'
게시물ID : panic_8667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nangbi
추천 : 13
조회수 : 1906회
댓글수 : 10개
등록시간 : 2016/03/08 23:21:24
 
 
1. 선정한 작품
죠르노_죠바나님의 '데미안'
 
2. 선정한 작품의 링크 주소
http://todayhumor.com/?humorbest_1216732
 
3. 선정한 이유
이 작품은 두개의 글이 시리즈로 연결되는 작품이다.
사실 이 작품의 프리퀄격인 '인두겁'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으나
'데미안'으로 결정한데에는 이유가 있다. 일단, 그 이유는 7번 문항에서 답하기로 하고.
 
데미안.
 
헤르만 헤세의 분신이자 영화 '오멘'에서 악마의 자식으로 너무도 유명한 그 이름.
 
아마도 작가는 '오멘'의 설정에 조금 더 영향을 받은 듯 하다.
 
죠바나의 데미안은 아버지로부터 살인을 배웠다.
아주 어릴적부터 잔인함에 노출되며 훈련받은 덕에
사람에 대한 동정이나 살인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지 못한다. 
그 때문에 살인을 덤덤하게 마치 숙제처럼 해 나간다.
 
숙제처럼,
이란 부분이 중요하다.
 
사실, 데미안은 온전히 스스로를 충족시키기 위해 사람을 죽이는 게 아니다.
그의 살인은 아버지의 대리만족이다.
아버지를 만족시키기 위해 데미안은 즐겁게 사람을 죽여야만 한다.
그건 데미안에게 있어 유일한 공포일지 모른다.
 
만일, 데미안이 살인을 즐기지 않는다면
실망한 아버지로부터 무슨 짓을 당할지 모르기 때문에.
 
데미안은 알고 있다.
이 미친 굴레를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을.
 
아버지는 완벽한 살인마.
어떤 흔적도 남기지 않기에 경찰은 소설에나 나올법한 데미안의 진술을 믿어주지 않을 것이다.
 
데미안의 굴레는 곧 그 스스로 벗어날 수 밖에 없는 것.
 
오랜세월 데미안은 복종을 택했다.
그게 가장 안전한 생존법이었다.
 
다른 이를 죽이고,
죽일때의 감정을 아버지에게 말한다.
무엇보다 즐거웠음을 강조하면서.
 
그런데 사람과 부대끼고 살아가야 하는 인간의 생속에서
정이란 걸 전혀 느끼지 못할 만큼,
아무에게도 호감을 가지지 못할만큼
 
데미안은 냉혈이 아니었나보다.
 
바로 이 시점에서 데미안의 고통이 시작된다.
 
데미안은 스스로를 사이코패스라 말하지만,
진짜 사이코패스는 본인이 잘못된 가치관을 지녔다는 걸 모른다.
 
데미안의 아버지는 그걸 잘 모른다.
데미안은 유감스럽게도 그걸 잘 안다.
 
아버지가 이상한 사람이란 걸.
자신이 하는 일이 옳지 않다는 걸.
 
이제 생존을 위한 외면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지키고 싶은 사람이 생겼기 때문에,
지킨다는게, 어떤 의미인지 깨달아버렸기 때문에.
 
나는 이 작품이
스릴러의 형식을 띈 성장소설이라 생각한다.
 
데미안 내면의 갈등과 선택의 기로,
절대자인 아버지,
그를 뛰어넘어야만 나아갈 수 있는 아이.
 
데미안은 과연,
아버지를 이겨내고 자아가 이끄는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될까?
 
다음이 무척 궁금해지는 소설이다.
 
 
 
 
4. 가장 집중해서 본 부분
 
[나는 어찌하여 이런 짐승으로 태어난 것인가?]
 
데미안이 자문하는 부분이다.
 
이 대사를 기점으로 데미안은 변화하기 시작한다.
데미안이 진짜 원했던 것,
괴물로 키워진 아이가 바랐던 평범함 꿈.
 
가장 중요한 분기점이기에 이 부분부터 몰입도가 높아졌다.
 
 
 
5. 이 글이 무섭다고 여긴 점
 
아빠는 다정하다.
아이는 순종적이다.
 
보이기에 완만한 부자관계.
 
아이와 아무렇지 않게
살인에 대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보통 섬짓한게 아니다.
 
무엇보다 아빠는
살인하는 아이를
진정으로 귀여워 하는 것 같다는 점이 참 소름돋더라.
 
진짜 사이코패스는 역시
자기가 이상하단 걸 모른다.
 
 
6. 이 작가의 다른 작품을 추천한다면? ( 점수에 영향은 없습니다. 어차피 사다리타기입니다. 그러나 많은 분들께 읽혀질 수 있도록
그 작가를 응원하려면 팍팍 써주세요~)
 
당연히 데미안의 프리퀄인 인두겁.
데미안을 읽은 후라면 꼭 봐야 한다.
http://todayhumor.com/?humorbest_1216703
 
 
 
7. 이 글에서 뭔가 고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여기서 조금 드리고픈 의견이 있어서 '인두겁'보다 '데미안'을 골랐다.
 
위에서 몇 번 언급했듯, 사이코패스는 자신이 사이코라는 걸 모른다.
 
하지만 데미안은 자신이 사이코패스라고 제 입으로 말하며
자신의 행동이 이상하다는 걸 완벽히 인지하고 있다.
 
물론, 데미안에 대해 알면 알수록 아이가 왜 그런 말을 하며
자신을 사이코라고 세뇌시켜야 했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런데 그건 글의 후반부까지 가야하는 수고가 있다.
 
나는 사실 초반의 설명들
- 본인이 본인을 사이코라 칭하고 얼마나 나쁘고 이상한 애인지 말하는 -
때문에 데미안이 중2병은 아닐까 진지하게 고민했다.
 
끝까지 읽기도 전에 몰입도와 흥미가 떨어질 수 있는 방식의 서술 시점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조금 든다.
 
그렇기에 나는 데미안이 3인칭으로 쓰여진 글이라면 어땠을까?
하는 의견을 내 본다.
 
자신에 대해 제 입으로 많이 말하는 캐릭터는 무게감이 떨어진다.
3인칭으로 데미안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생각으로 살인을 저지르는지
슬쩍슬쩍 내비치기만 하면서 주요 포인트에서 데미안의 감정변화를
표정이나 짧은 대사로 표현했다면 어땠을까 하는거다.
 
영화 시나리오를 쓸 때, 이런 철칙이 있다.
'설명하지 말고 보여줘라.'
 
내가 너무 아파요, 나는 아파서 죽고 싶어요,
라고 말하는 것 보다
병실 침대의 이불을 질끈 쥐는 손아귀를 클로즈업 하는게 효과적일 수 있다는거다.
 
데미안은 이런 시나리오 작법 기술을 차용하여
아이의 행동, 표정을 보여주는 편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이의 대사 역시, 짧고 굵을수록 좋을거다.
 
3인칭은 이 작품의 매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좋은 장치아닐까?
 
'인두겁'의 시점 역시 1인칭이지만 거기서는 자신이 나쁘다는 걸 인식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을 이상하게 생각하는 태도가 나타난다. 시점에 아쉬움이 없다.
 
그런식으로 '인두겁'은 1인칭,
'데미안'은 3인칭으로 교차하며 에피소드를 진행시켜보는 건 또 어떨까?
 
그러다가 마지막에 알고보니
3인칭의 전지적 화자는 '데미안'의 아버지였다! 뭐 이런 반전도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여튼,
내가 이 작품을 고르고
다소 주제넘에 이 말 저 말 덧붙인 이유는 당연히 애정해서다.
 
캐릭터가 살아있는 작품임에 틀림없다.
나는 이 글을 읽으며 '미드로 나와도 재밌겠는데?'하는 생각을 했다.
 
개인적 부탁이 있다면
데미안과 그의 아버지 이야기를 앞으로도 계속 볼 수 있게 해달라는거다.
 
궁금하다.
다음이 궁금해 돌겠다.
 
그러니까 결론은,
 
다음편도 꼭 써주세요...
 
출처 http://todayhumor.com/?humorbest_1217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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