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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초등학교 1학년 남자아이랑 배드민턴 치고 왔네요
게시물ID : humorstory_42325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추천 : 2
조회수 : 520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08/23 00:09:32
평소 배드민턴을 즐겨 하기에 친구 한명 불러서 공원에 나왔습니다. 그렇게 한시간 정도를 치다가 벤치에 앉아서 여러가지 이야기로
노가리를 까고 있었는데 어떤 꼬마아이가 갑자기 저와 제 친구 앞에 불쑥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형들, 저랑 배드민턴 쳐요"
 
그러더라구요. 뭔가 상당히 당돌해서 저랑 제 친구는 서로 웃다가 흔쾌히 하기로 했죠.
 
근데.. 이 아이 엄청 귀엽더라구요. 배드민턴 엄청 잘 한다고 자신만만해 하면서도 몇번이고 헛스윙 치면 봐준 거 라고 말하고 제가 못 치면
싱글벙글 웃고.. 제 친구였으면 엿을 주고 받았겠지만 나이대가 나이대여서 그런지 그냥 한없이 귀엽더라구요. 그렇게 저랑 친구랑 번갈아 가면서
그 애랑 같이 치다가 그 아이가 좀 헛스윙을 자주 쳐서 그런지 돌연 뾰로통해 하더니 저랑 배드민턴채를 바꾸자 하더라고요. 또 그러면서..
 
"제 꺼 59천만원 짜리에요. 잘 써주세요"
 
... 사촌동생을 자주 만나긴 하는데 생판 처음 보는 아이에게서 이런 순수함을 느끼니까 녹아버릴 것 같더라구요. 저랑 제 친구는 또 그냥 흐뭇하게
웃으면서 받아줬죠. 그렇게 저희가 일부러 못 받아주자 그 아이가 빵긋 웃더라구요.
 
그렇게 한시간을 또 쳐주고 제 친구는 부모님이 불러서 집에 가려 했습니다. 근데 또 이 녀석이 제 친구보고
 
"어? 이 형이랑 같이 사는 거 아니었어요?"
 
라고 하더라구요. 당연히 저와 제 친구는 서로를 향해 매우 깊은 혐오감을 담은 얼굴을 하며 배웅을 했고 전 그 아이랑 30분을 더 쳤습니다.
 
뭐랄까 정말 나이 차이가 많은 남동생이 있었다면 제가 이렇게 대해줬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흐뭇해 하던 와중에 그 아이의
부모님이 오셨고 제게 고맙단 인사를 하고 그 아이에게 이제 집에 가자고 했습니다.
 
그래도 제가 맘에 들었는지 그 아이는 나름 아쉬워 하더라고요. 그래서 의도치 않게 그 아이한테 번호를 따였습니다.
 
허허.. 집으로 가면서 내일도 배드민턴 치자고 하던데 정말로 다시 치게 될 수 있을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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