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지만원씨 또 식민지배 옹호 발언 “먹힐 만하니까 먹혔다.” “임상의학적으로 살펴볼 사람의 입에서나 나올 말.” 지만원 사회발전시스템연구소 소장과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가 10일 친일문제를 놓고 격돌했다. 이날 오후 시비에스 텔레비전의 시사프로그램 ‘시비에스 저널’(연출 최영준·진행 김근상)이 ‘친일 비판자는 좌익?’이라는 주제로 연 토론회에 참석한 지 소장과 진 교수는 열띤 공방을 벌였다.
지 소장은 한-일 역사 문제와 식민지 정당화에 관해 시작한 토론에서 “우리가 비참하게 도마 위에 올려진 고기가 됐으니 그걸 반성하자는 것”이라며 “(한국이 일본에) 먹힐 만하니까 먹혔다”고 주장했다. 이에 진 교수는 “‘우리 민족은 안된다’며 먹힐 만한 짓 한 사람은 지만원씨나 을사오적과 같은 일부”라고 반박했다.
지 소장은 한승조 교수의 친일 발언을 옹호하며 “한 교수 논란은 386 주사파들이 기득권 세력을 제거하기 위해 만든 마타도어의 성격이 있다”, “과거사를 자꾸 들추고 일본에 대한 증오심을 부추기는 것 자체가 좌익”이라는 주장을 폈고, 진 교수는 “일본 우익의 논리를 그대로 베껴 와 자학사관을 펼치고 있다”고 지 소장을 비판했다.
두 사람은 토론 중간중간 상대에게 ‘정신병자’, ‘자폐아’ 등 과격한 발언을 던지는 등 비하하기도 했다.
계속된 토론에서 지 소장은 “김구는 저쪽에 피해 가서 안중근이나 윤봉길에게 무기를 주고 ‘저놈을 제거하라’고 했다”며 “김구는 빈라덴”이라고 말했다. 이에 진 교수는 “지 소장 말대로라면 대한민국 자체가 테러리즘의 원리를 헌법으로 갖고 있다는 것인데 그것이 타당하냐”고 받아쳤다.
또 지 소장은 “왜 쓸데없는 100년 전 이야기를 해서 일본사람에 대한 증오심을 일으키느냐, 이건 아니다”라며 친일 청산이나 반일 감정에 대한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했고, 이에 진 교수는 “주권을 가진 국가라면 짚을 것을 짚어야 한다. 일본이 과거를 반성하지 않고 망언을 할 때 용납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대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