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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제1차 커뮤대전 - 레이프그라드 전투 (3)
게시물ID : freeboard_86777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제2호폭풍
추천 : 4
조회수 : 504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5/05/24 16:3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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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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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지만 내용은 모두 픽션입니다. 사실 관계에 완전히 다른 각색을 가했으며 실존 인물과는 전혀 무관합니다.
이 소설은 작자의 개인적 일탈로 작성되었음을 명시하는 바입니다. 진짜임.



레이프그라드 전투 (1) : http://todayhumor.com/?humorbest_1056349
 
레이프그라드 전투 (2) : http://todayhumor.com/?freeboard_8494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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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2일 오후 6시 20분.
 
"제군들도 알겠지만 이 전투는 앞으로 우리 조국의 앞날을 결정지을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여시 제국의 장교이자 이번 작전의 총지휘자인 마니파 젝스트의 일갈에 제국군의 표정에 전의와 흥분이 번졌다. 마니파의 말 한마디에 여시 제국군은 각자 222222와 33333333을 외치며 재차 결의를 다졌다.
 
레이프그라드 - 군사적으로는 비교적 온건한 성향의 오유국이 유독 신경질적으로 방어하는 전략적 아킬레스건까지는 불과 2km 남짓. 이 요새를 함락시킬 수만 있다면, 오유국이 입을 충격은 상상이 초월할 터였다. 어디 그 뿐인가. 이곳을 거점으로 공세를 펼쳐 차근차근 오유국을 잠식한다! 그리고 서기장에게 항복을 받아낸다! 그 생각만 하면 마니파는 절로 입꼬리가 휘어지곤 했다.
 
"@@@@@@@@@@@@@@@@@@@★★★★★★잠깐 주목★★★★★★@@@@@@@@@@@@@@@@@@@"
 
손짓으로 잠시 동조를 제지한 마니파가 다시 운을 떼었다.
 
"본관이 왜 이 명예로운 전장을 레이프그라드로 골랐는지 아는가, 여시들?"
 
그 질문에 제국군들 전원은 서로 얼굴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글쎄... 난 잘 모르겠어ㅜ.ㅜ 일단 한 방 먹일 수 있어서 그런거 아냐?"
 
하아... 그 대답에 마니파는 들릴 듯 말 듯한 한숨을 한 번 내쉬었다.
 
"이곳 레이프그라드는 열차가 다닐 수 있는 교통의 요충지이자 오유의 역린. 2년 전이었던가. 예전에도 이 곳을 범하려 했다가 몰살당하다시피 당하고 퇴각한 게릴라군이 있었다고 했어. 그 때 이 요새의 약점이 드러났지."
 
카가가가각 드드드드드득. 그 말이 끝날 즈음 이었을까. 문득 찢어지는 듯한 쇠 긁는 소리와 함께 지면이 미세하게 떨려오기 시작했다. 지진인가? 무언가 거대한 것이 움직이는 듯한 진동. 그 진앙이 점점 가까워지는 듯 진동과 소음은 점점 커져갔다. 원인 모를 괴현상에 동요하는 병사들을 진정시키며, 마니파가 입을 열었다.
 
"비밀리에 개발했던 비장의 병기를 이번 기회에 소개할까 한다. 이것만 있다면, 저 레이프그라드의 요새를 무너뜨리고도 남을 것이다."
 
카가각 끼이익... 레일 위로 미끄러지듯 나타난 육중한 강철의 포신이 지옥처럼 뜨거운 증기를 뿜어내며 서서히 제국군의 시선 앞에 멈춰섰다. 수십 미터 이상은 될 듯한 거대한 우상의 모습은 그야말로 압도적이었다. 우리에게 이런 무기가 있었단 말인가? 위압감에 잠시 얼어붙었던 제국군 병사들의 얼굴에 곧 미소가 번졌다. 잘은 모르지만 이거면 될 것 같다. 그래, 이거면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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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베러 뷔어운트젝치히(Schwerer Vierundsechzig) - 64식 강습 열차포!"
 
 
 
 
 
 
"말 그대로 새까-맣게 몰려오는군."
 
레이프그라드에 주둔하던 오유군 장교 리고 에둘리치(Ligo Edulich)는 몇 km 밖에서 새까맣게 몰려오는 군세를 보고 문득 쌍안경을 꺼내들었다. 제식병기와 군복 등을 확인하고 상대가 적병임을 알자 그는 저도 모르게 혀를 내둘렀다. 적게 잡아도 몇 백 이상은 될 법한 여시 제국의 군세가 레이프그라드 쪽으로 향하는게 눈에 보였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반응이었다. 급소를 공격하는 것이 싸움의 정석이긴 하지만 몇 년전부터 이 곳은 오유국 국경 내에 있음에도 암묵적으론 중립 지역에 속했다. 그걸 전세를 역전해보겠다고 노골적으로 노리고 있으니 기가 찰 수 밖에.
 
"일베리아 놈들이 쳐들어올 때도 이 정도 사단은 아니었는데, 내 살다살다 별 미친 짓을 다 보겠네."
 
보아하니 저녁밥 곱게 먹긴 글렀어. 리고가 짜증스럽게 중얼거렸다.
 
레이프그라드 요새는 이미 한창 전투 준비로 분주했다. 다른 연합국과 연락을 취하는 자. 서기장에게 보낼 보고를 작성하는 자. 키보드 자판을 해체해 청소하는 자. 마우스를 닦아놓는 자. 프린트스크린을 예열해두는 자. 개중에는 데이터 탄창이 이미 고갈나 한탄하는 자도 있었다. 어쨌거나 코앞에 닥친 싸움인 만큼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보는 것이 군인의 도리였다.
 
그렇게 분주한 무리 중에는 이번 전쟁에 자원입대한 도리스 블리커(Doris Bleeker)도 포함되었다. 전보다 능숙해진 솜씨로 키보드 배열을 마친 도리스는 동료들의 점검 상태를 확인한 후 곧장 리고에게 보고했다. 이런 것은 최대한 빨리 알리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었다.
 
"에둘리치 중위님, 저희 3소대는 점검을 완료했습니다."
 
"......"
 
무슨 이유에서인지 리고는 대답이 없다. 무언가에 넋이 나간듯, 그는 시선을 먼 지평선에 붙박이별처럼 고정한 채로 작게 입을 벌려 제자리에 서있기만 하고 있었다. 고개를 잠시 갸웃대던 도리스가 다시 말을 걸어본다.
 
"에둘리치 중위님, 무슨 일 있으십니까?"
 
"...저건... 또 뭐지?"
 
"예?"
 
도리스는 에둘리치가 손가락을 들어 가리키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필경 저 곳은 적들이 몰려오고 있는 방향. 대체 무엇인가 있길래 이러한 반응을 보이는 것일까. 개미떼처럼 까맣게 모인 인파 사이로, 도리스는 살기등등하게 번쩍거리는 '그것'을 발견하고야 말았다. 하느님 맙소사.
 
"......어?"
 
도리스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그것은 야포라고 하기엔 너무나 거대했다.
 
-
언제 이 뻘글이 끝날지는 저도 잘 모릅니다. 관두고 싶어요...
 
# 리고 에둘리치 ← Loligo edulis(한치)
# 도리스 블리커 ← Doryteuthis bleekeri(화살꼴뚜기)
출처 나의 회색 뇌세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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