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그 문제에 대해 일단 당대표로서 잘못했다고 생각합니다. 탈당한 분들께 정말 죄송하고, 지금도 고통으로 남아 있습니다. 제 잘못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았습니다. 무엇보다 파악과 대응이 너무 늦었습니다. 우리 젊은이들이 겪는 불평등, 차별, 혐오, 갈등 이런 것들을 책상머리 수준에서 이해했던 겁니다. 제 아들이 20대인데 너덧 시간이나 이야기하고서야 이게 젊은 세대 사이에서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를 겨우 알았습니다. 저에겐 새로운 문제였고, 그러면 새로운 해법이 있어야 했는데 우선 파악 자체가 너무 늦었고 해법도 준비되어 있지 않았죠.

그 당원들이 자기발로 우리 정의당에 들어왔잖아요. 그분들은 우리 당이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진보 정치라는 기대를 갖고 들어왔을텐데, 어떤 마음으로 떠났을까, 생각하면 가슴이 아픕니다. 특히 젊은 당원들이어서 더 마음 아팠습니다. 우리가 청년 정당을 내세우고 있는데 그들의 현실을 너무 몰랐죠. 시대가 바뀌는 데 따라 발맞추어 진보도 바뀌어야 하는데 말입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지만 정의당이 진보정당으로서의 정체성을 또렷이 하면서도, 대중정당으로서 당원들이 당을 떠나는 일을 다시는 안 만들겠다. 그런 각오를 갖고 있습니다.

Q) 혐오 문화에 대해서 어떤 해결책을 갖고 계십니까?

A) 혐오는 증상입니다. 그 증상을 만들어낸 뿌리가 있을 겁니다. 극심한 혐오 문화가 등장했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의 불평등과 불안정이 극심하다는 겁니다. 이를 해결해야 하는데, 남녀로 가르고 서로 공격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증오의 원인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약자들이 함께 연대를 해야 하는데, 증오는 연대를 근본적으로 방해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당은 정의로운 복지국가를 만들겠다는 당이고, 성평등 사회로 가자는 데 반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런데 대립구도가 형성되면 혐오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제가 몇몇 당원들과 이야기해보니 딸도 탈당하고 아들도 탈당했더라고요. 그렇지 않도록 우리 당의 동지애를 강조하고 긍정적 방향으로 연대하자고 강하게 말했어야 했는데 늦었습니다.

Q) 정의당에 또 이런 문제가 발생하면 어떻게 하나요?

A) 제가 대표로 있는 동안 당원들의 뜻을 빨리 파악하고 반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자 합니다. 이미 준비하고 있는 시스템도 있고요. 저뿐만 아니라 누가 당대표가 되어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제가 탈당한 당원분들이 빨리 복당하실 수 있는 특별 기간을 만들자고 제안했고, 당대표로서 문자도 드리려고 했는데, 지금 당내 후보 경선 기간이라 잠시 멈춰지고 있습니다. 이 국면이 끝나면 꼭 그런 기회를 가지려고 합니다. 그리고 우리 정의당은 젊은 정당인데 대표가 꼰대면 안 되잖아요. 저희 홍보팀은 다 2030 분들인데, 가끔 제가 어색해하는 일을 부탁합니다. 그런데 반응은 좋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저도 많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저는 진보정당은 향기가 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 저렇게 스스로 변화하는구나. 어떤 문제에 입장이 달라도 서로 존중하는구나. 그렇게 해답을 찾아나가는구나. 이런 마음이 담장을 넘어 향기로 퍼질 때, 당원들이 당에 대한 신뢰가 커지는 겁니다. 저부터 변하고, 당 내부도 변하고, 그리하여 우리 당원들도 함께 성숙해지면 좋겠습니다. 제 마음 같아선 이제 그만 냉소를 거두시고 당에 다시 좀 같이 하십시다. 이렇게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는 진보도 스스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열린 마음으로 지켜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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