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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panic_8686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신주쿠요
추천 : 5
조회수 : 840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03/20 23: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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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잿빛 하늘이 보슬비를 흩뿌리고 있었다. 소나무들은 비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오후 세 시 반을 가리키고 있는 시간에, 숲은 매우 어두웠다. 그런 날씨였다.
 
창수는 비닐 우산을 들고 엄마의 무덤 앞에 서있었다. 비닐 우산은 이따금씩 빛을 반사했다.
 
오랜만에 보는 엄마의 사진이였다. 좋지 않은 날씨 속에서 엄마의 표정은 희미하게 웃음을 짓고 있는 것 같았다.
 
창수의 엄마는 성실하고 착한 사람이였다. 비록 자신의 작은 실수로 인해 모든 친척들이 창수 엄마의 곁에서 떠나갔지만.
 
그로 인해 가난이 찾아와도 도움을 청할 사람이 창수 가족에게는 그리 많이 존재하지 않았다.
 
창수의 아빠는 암으로 세상을 일찍 떠나게 됐고, 창수 아빠가 암을 앓기 시작했을 때 창수 엄마는 일본으로 혈혈단신 떠났었던 것이다.
 
창수 아빠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하지만 귀국날 며칠 전 불법체류자 신세로 며칠 날을 일본 경찰들에게 쫓기던 창수 엄마는 좋지 못한 선택을 했다.
 
그 결과 잔인하게도 창수는 12살 어린 나이에 세상에 혼자 남게 되었다.
 
창수가 비닐 우산을 내리자 창수의 옷이 빗물로 얼룩이 졌다.
 
누군가 창수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얘기했다. 어린 것이 어쩌니. 이제 가자.
 
창수는 생각했다. 고모는 내가 귀찮을 거야.
 
창수는 언제나 느꼈다. 내가 부모님과 함께였을 때보다 친척들은 나를 더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고 느꼈던 것이다.
 
창수는 고모를 더 이상 더 귀찮게 만들기 전에 차로 돌아가기로 하였다.
 
친척 형들은 엄마의 사진과 제사를 지낼 때 쓰는 물품들을 싸기 시작했다.
 
작은 친척 형은 허리를 숙일 때 마다 바지가 조금 내려와 엉덩이골이 보였다.
 
그 광경을 잠시 보고 있던 창수가 조금 근접해있는 어느 소나무 근처에서 발견한 것은 꽤 친근한 무엇이였다.
 
다리까지 덮는 파란 우비를 쓰고 있는 어느 키 작은 여성이였다.
 
파란 우비 여자는 이쪽을 보는 듯 하다 뒤돌아서 그 소나무 옆으로 난 길로 가버렸다.
 
창수는 코로 흙냄새가 더 진하게 들어오는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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