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갈리아라는게 처음 탄생하고 온라인이 남혐 여혐으로 덮힌게 이제 한 2년 되었나요..?
전 30대 중반 여자입니다. 제 주변은 메갈이라는 말은 뉴스에서 들어 알지만 워마드 이런건 생전에 들어보지도 못한 단어라고 합니다. 커뮤니티 활동을 정기적으로 하고 온라인 흐름을 계속 따라가는 사람들 아니고서야 메갈이 얼마나 심각한지 이해도 못합니다.
이건 실시간으로 겪지 않고서는 나중에 복습으로 알기도 어려워요. 그런 특성상 20대 젊은 사람들 아니고서는 아무리 들어도 막연히 추측할 뿐이지 정말 왜 이렇게 난리인지 모릅니다. 제 주변 사람들도 그렇고요. 그나마 제가 가장 이것저것 많이 봐서 주변인들에게 예를 들어 정의당 사태라던지 이런걸 설명해주지만, 설명하는 저도 듣는 상대방도 완전하게 이해는 못합니다.
--- 예를 들어 어제 낮에 시게에 올라온 이재명 캠프의 목수정 작가의 글이요. 모든것에 동의하는건 아니지만 속시원한 부분도 있었습니다. 지난 그 긴 세월 여성 차별에 대해서는 묵과하고 동조하던 많은 남성들이 이렇게나 민감한 사람들이었나. 본인들을 향한 차별에는 불같이 들고 일어서는 신속함이 있었구나 하는 놀라움이랄까요 서운함이랄까요.
하지만 그 글을 본 여러분들 반응이 대박이다 완전 진성메갈이다 꼴페미다 하시더군요. 글쎄요.. 메갈, 꼴페미같은 단어에 갇힐까 무서워 저런 말도 못하면 안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지금 보니 페미니스트라는 단어는 어느샌가 낡은 단어가 되어있군요.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 90년대 우리나라 페미니즘이 비로소 조금씩 대두됐는데, 그 후 20년이면 여성주의라는 단어가 낡을 때도 됐죠.
하지만 페미가 메갈과 같은 뜻으로 쓰이는 것은 좀 불편합니다. 그동안 여성인권 신장을 위해 노력하던 분들을 이렇게 욕되게 하는건 맞지 않은 것 같아서요. "나대고 설치는 여자들"로 낙인찍혀 살아오신 분들 덕에 저는 그들보다는 편했으니까요. 페미니스트라는 단어가 낡아져 이제는 새로운 단어가 필요할 수는 있지만, 페미니스트에 메갈 묻는 것은 좀 속상하네요. 거기다가 이제 페미니스트는 청산의 대상이기까지 하다니요.
--- 많은 분들이 남성이 역차별을 겪는 시대라고 하시던데 아직도 제 주위는 여성에 대한 차별이 더 확연하긴 합니다. 출산 휴가 후에 책상이 사라지고, 회식 중에 옷 속으로 손이 들어와도 신고는 꿈도 못꾸죠. 신고하라고 했더니 그 월급이라도 받아 먹고 살려면 참아야지 어쩔 수 없답니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좋은 엄마 좋은 일꾼 둘 다가 되는 것은 불가능하고 아직도 며느리의 굴레는 여전합니다. 그럼 결혼 출산 하지 말라고 하면 할 말은 없네요. 아무튼 30대 여자가 느끼는 사회는 이렇습니다만 20대 여자분들은 또 어떤지 모르겠네요.
---그렇다고 남성분들이 느끼는 차별을 이해 못하는 것 아닙니다. '남성스럽다'라는 틀 안에 얼마나 많은 비이성적인 강요와 의무가 포함되는지 안쓰럽고 화납니다. 이제는 모두 대화에 동참해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그렇지만요. 지금 여기서 메갈이 묻었네 꼴페미네 하면서 공격하고 상처받는건 아무데도 도움이 안됩니다. 너무나 복잡한 문제라서 남인순 하나 없어진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요. 남인순이 잘했다는거 아닙니다. 이렇게 시끄러우니 알아서 나갔으면 제일 좋겠어요. 하지만 가정폭력, 아동학대, 위안부 문제에도 늘 참여하신 분입니다. 과만 있는 것은 아니란 말입니다.
---김경수 대변인의 말에 상처받지 마세요. 그분은 현실 사회에서 직장내 여성 차별, 성범죄, 출산 육아 등에 따르는 불이익 같은 그동안 흔히 공론화됐던 성차별에 대해 말하고 있다는것 우리 모두 잘 알지 않습니까. 실제 어투와 전문이 어땠는지 몰라도 지지자들의 불만 사항을 접수하면 뭔가 대답이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 이번 일로 다른 시각도 있다, 젊은 세대의 남녀평등 문제는 이렇다는걸 알려주면 됩니다. 몰라서 그러지 젊은 남성 유권자가 하찮아서 그러는게 아닙니다. 하지만 시간도 오래걸릴꺼고 그래도 완전히 알지는 못할거에요. 메갈이 정확히 뭔지 아는데만도 오래 걸릴겁니다. 이제 며칠 됐습니다. 정권을 잡고 나서도 영 듣는 것 없이 밀어부친다면 모르지만 지금 이것 거르고 저것 거르고 할 여력이 저한테는 없습니다.
--- 모두의 입장이 다르고 생각이 다릅니다. 지지하시든 철회하시든 각자의 선택입니다. 그렇지만 적어도 험한 말들로 게시판을 너무 지저분하게 만들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일부는 이런 글을 남긴 저도 청산되어야 할 꼴페미 혹은 메갈이라 생각할 수 있겠죠. 시게 떠나있은지 몇달 됐다가 돌아온지 이제 일주일 됐나 그런데 다시 좀 떠나야겠습니다. 답 없는 논쟁, 지겨운 싸움인것 알고 이런 글들은 저도 신물나지만 오늘은 좀 화도 나고 슬프기도 하고 그렇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