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커뮤니티 글이나 댓글들을 보다가 그 중에서 제일 현실인식이 냉철하고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성향에 가깝다고 느낀 오유에 들어온지 얼마 안되는 사람이다. 남인순사건으로 문재인 지지를 철회한다느니, 메갈이 꼴패미니즘이니 이런 소리가 나오는걸 보면서 오유인들의 인식에 적잖히 실망을 했다. 일베와 메갈을 같은 부류쯤으로 취급하고, 메갈을 내세워 페미니즘을 비난하는 것은, 극히 일부의 노조를 귀족 노조 운운하면서 모든 노조는 나쁘고 사라져야될 것으로 몰고 인식하는 것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메갈 비난을 문제시하는게 아니라 그것을 빌미로,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한국사회에 만연되어 있는 남여차별 문제의 심각성을 호도하고, 오히려 남자가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식으로 주장하는 건 완전한 현실왜곡이다.
전에 강남역 묻지마 살인이 일어난 적이 있었다.
그 살인마는 여자들이 미웠다면서 일부러 여자 지나가는거 기다렸다 죽였다고 대놓고 여혐을 주장했는데도 불구하고,
그 사건은 절대 여혐이 아니라 찌질한 사회부적응자 얘기라며, 사회에 만연되어 있는 여혐 문제 축소해서 별거 아닌것으로 인식하길 바라는 자의식을 드려내는 사람들을 많이 봤었다.
그들은 우리나라 여성들은 대우받고 살고 있으며 우리나라에 여혐하는 남자들 거의 없다 그들은 극히 일부의 찌질이들 뿐이다는 의식이 기본이었는데,
그런 의식 자체가 남여차별에 대해 별거아닌것으로 인식하고 남성들이 누리는 특권들을 너무도 당연시하고 있다는 반증을 드러내는 거다.
지금도 여전히 사그라들지 않고 있는 여혐문제는, 그 당시에 그런식으로 문제 자체를 별거 아닌냥 치부해버리려는 사람들까지 더해 정말 심각한 상황이어서, EBS에서 남자 사회학자를 초청해서 대담형식의 프로그램을 반영한 적이 있었다.
그때 여혐 남혐 문제에 대해 EBS에 남자 사회학자가 나와서 한 말이 있다.
핵심은 다음과 같다.
남혐 여혐을 똑같은 문제로 보면 안된다.
그동안 지금까지도 쭈욱 남성우월주의 남아선호사상, 가부장주의로 점철된 사회에서 여자들은 계속 불이익을 당해 왔다.
점점 여성들 사회적 지위가 높아지면서 그동안 너무나 당연히 누리던 우월한 지위를 누리지 못하던 것을 역차별로 인식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일베와 메갈이 쌍벽을 이루는 것처럼 보이고 있는데,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실제로 메갈은 일베가 없었으면 나오지 않았을 세력이다. 그동안 가만히 당해 오던 피해자들이 반기를 들고 그들이 하던 방식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일베가 사라지면 메갈도 사라지게 되어 있다고....
여혐은 이제야 권리를 찾아가고 있는 여성들때문에 자신들 권리가 침해받는다고 여기는 인식이지만, 남혐은 지속적인 여혐에 대항해, 우리도 마찬가지로 굴면서 대항할 수 있다고 보여 주는 경우기 때문이라면서.
마치 힘의 균형이라도 찾게된 듯, 실제로 메갈이 대두된 뒤로 일베가 힘을 좀 잃은 것이 사실이다.
그동안 일베 이전에도 남성우월주의 사회에서 정당성을 부여받으며 여혐이나 마초의 행패는 아주 오랫동안 계속되어 왔지만, 남혐은 메갈 이전에 전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성들은 계속 피해자로, 차별받는 입장에 있다가, 이제서야 겨우 멤갈이라는 반동 세력이 나타난거다.
자신의 주변에서 남여차별을 못봤다고 해서(있어도 자신이 인식을 못한다고해서) 남여차별이 없다든가(이는 남성 인식만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금수저 물고 태어나 주변에서 모두 공주취급해주고, 불이익이라곤 당해보지 않고 산 여성들 중에도 이런 의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
남자도 피해자라는 어떤 한가지 예를 들면서 사회전반적인 남여역차별을 주장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잘못된 일이다.
여성 권익이 높게 평가받고 있는 선진국에서도 남여차별은 여전히 극복해야될 숙제로 남아 있는데도, 아직 그 수준에 한참 못미치는 우리나라 같은 나라에서는 오히려 역차별 문제를 계속 내세우고 있다는 것만봐도 인식 자체가 얼마나 잘못되어 있는지 알 수 있다.
일베를 욕하지만, 실제로는 일베처럼 남성우월주의 사회에서 당연시 부여받던 권리들을 박탈당했다는 생각, 여성들이 자신의 권리를 찾아가고 있는 것에 대한 반감등을 분명히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 일베나 메갈의 비도덕적 비상식적인 문제에 대한 비난은 당연하지만, 메갈문제 얘기하면서 항상 군대 얘기와 남성 역차별을 말하는 것을 보면 인식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를 알 수 있다.
먼저 군대로 남자가 불이익을 받고 있다 여자도 군대가야 한다는 소리를 하며 남성 역차별로 접근하는데, 이건 그야말로 말도 안되는 얘기다.
우리나라의 남여차별 문제나 약자에 대한 인식문제가 세계적으로 바닥이라는것을 부정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텐데도, 이런 앞뒤가 안맞는 소리를 아무렇지도 않게 할 수 있는지 참 황당하기만 하다. 군대는 여성이 우대받기 때문에 남자만 가는 문제가 절대 아니다.
여자도 군대간다며 드는 예들은 거의다 직업군인이거나, 이스라엘처럼 남성만 징집하기에는 인구가 너무 적은 경우이기 때문에 하나도 근거로 맞는 예가 없다. 세계적으로 군대는 최첨단 무기를 기반으로 효율적인 운영을 지향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군대는 비용은 최대한 적게 들이고 머리수로만 해결하려는 방식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비현실적인 급여를 지불하면서, 열정페이 운는 식으로 애국을 빌미로 젊은이들의 청춘을 무려 3년씩이나 저당잡고 있는 정부의 인식 수준은 아주 단순하다. 여성 군대 징집을 안하는건 지네기준의 비용효율로 답이 안나오기 때문일 뿐이다.
기본적으로 화장실, 생리대지급 등등, 이런 돈을 들을 들여서 해봤자 답이 안나온다는 인식만 아니라면, 노동력착취나 인권 인식이 바닥인 정부에서 여성 군대 징집을 하지 않을 이유가 전혀 없다. 그러니 여성들에게 그 책임을 물고 늘어지는 것은 완전히 방향을 잘못 잡은거다.
실제로 여자도 똑같이 군대를 간다면 남여차별에 대한 인식이 많이 줄어들것이기 때문이다. 모병제 얘기가 뜬구름잡는다고들 하는데, 실제로 적용하는 비용이나 야기되는 문제를 생각할 때 여성 군대 징집보다 훨씬 현실적이고, 맞는 방향이다.
누구나 군대가기 싫을거다. 남자니까 당연히 가야되 이건 이 시대에 이미 맞지 않는 인식이고, 남자로서 아무리 억울해도, 여자는 군대도 안갔으니 차별받는거에 할말없어야 한다는 인식 역시 맞지 않다. 여자가 군대안간건 돈안들이고 국민들의 노동력을 착취하려는 정부의 인식때문이지, 절대로 여성이 우대받아서가 아니기 때문이다. 문재인 후보는 노무현정부때부터 군대 복무기간을 줄이고 급여를 늘여가는 체계적인 계획을 이미 발표하고 시행하려는 현실적인 계획을 세웠고, 이명박정부때 차단된 그 계획을 실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당장 모병제를 도입해서 왈가왈부할 필요가 없으면 제일 좋겠으나, 현실적인 방안을 검토해 나가는 것이 맞을거다.
그리고 처음에 말했다시피 메갈에 대한 문제는 남여차별에 대해 인식하는 페미니즘이 아니라, 일베처럼 비상식적이고 비도덕적인 것 문제를 드러낼때 비판을 하고 압력을 가하면된다. 부당한 것을 인식하지 못하면, 또는 인식해도 방향을 잘못잡으면 그 부당한 것을 바꿀 수 없다.
문재인 후보의 원칙은 남여평등이지, 일베짓거리 허용일리 없다. 남인순의원이 그 원칙을 벗어나는 행위를 하면 도태될 수 밖에 없다.
남인순의원때문에 문재인 후보에 대해 지지를 철회한다는 소리를 하는 사람은 그동안 문재인 후보가 타협하지 않고 지켜온 원칙에서 도대체 뭘 봤기에 그렇게 가벼운 소리를 할 수 있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