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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과 메갈과 여가부와 정치와 현재에 대하여
게시물ID : sisa_86930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이태연
추천 : 3
조회수 : 66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3/18 11:51:48
생각의 시작은 남인순이었지만 
굳이 남인순이나 문캠에 대한 글은 아닙니다. 

남인순 영입 이후로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대체 왜 정치권엔 제대로 된 여성계 인물이 없을까. (제가 부족해서 잘 모르는 거기도 합니다만) 
어째서 메갈과 많은 부분 결을 같이 하는 저런 여자가 감투까지 쓰고 있는 걸까. 

생각을 거슬러 거슬러 가다 보니 내가 겪어온 여성으로서의 경험들이 떠올랐습니다. 
딸이라서 받은 차별, 브래지어도 하기 전부터 성인이 된 후로도 연례행사 이상으로 자주 경험했던 성추행, 군대에 보냈던 남자친구들과 내 동생, 나의 남편, 시댁과 결혼문화 등등 
내가 여자이기 때문에 경험한 차별도 있었고, 반면에 남자들이 겪는 차별도 보았습니다. 

아무래도 전 여자다 보니 제가 직접 경험한 것들이 더 클 수밖에 없죠.  
그러나 남자들이, 뒤틀린 가부장제 하에 남자이기 때문에 겪는 고통도 결코 가볍지 않다는 것은 알 수 있었습니다.  
관념적 차별은 아직 많이 남아있지만 이건 법적으로 강제하거나 하는 게 아닌 꾸준한 효과적인 캠페인 등으로 서서히 바꿔나가야 할 문제이기도 하고. 
관념적 차별에는 남자들도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구요. 
제도적 차별은 이제 여성보다는 남성에게 더 많이 남아 있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병역의 의무와 같은.   



아무튼 진정한 의미의 성평등이란 남자와 여자 모두를 위한 것이지 어느 한쪽만을 위해선 요원하기만 하다는 생각까지 다다랐구요.    

그런데 가만 보면 여가부나 여성단체가 주로 주장하는 여성을 위한 정책은 정말 여자를 위한 것이 거의 없습니다. 
생리대 면세는 정말 고맙지만 이후 제조사들에 대해 제재나 감시 조치 등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유명무실하게 되었죠. 
유의미한 정책조차도 일회성으로 그치고, 있으나 마나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해요.  

그 외에 뭐 생각도 잘 안 나는, 여자로서 피부에 와닿지도 않는 수많은 정책들. 
그들은 대체 왜 그런 생각만 할까 싶었는데요. 
진정으로 여성을 생각하는 게 아니라, 정치인으로서 눈에 띄는, 간판이 될 만한, 스스로를 돋보이게 할 만한 것만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예를 들어 임신 출산 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과, 고위직으로 갈수록 여성이 급감한다면, 할당제를 할 것이 아니라,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육아에 지장받지 않을 정도로 보육 시스템을 확대시키고 남자들의 육아휴직도 보장해줘야 하며, 남녀 모든 직원이 정해진 시간 동안 업무를 마치고 정시에 퇴근할 수 있게끔 해줘야 합니다. 
할당제는 일견 보기도 좋고 하기도 쉽지만 실질적으로 또 다른 차별을 낳을뿐인 정책이에요.  

여성을 위한다는 건 결국 남녀 모두를 위해 사회 전반적인 시스템을 재정비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하는 겁니다.  
남자 밥그릇을 뺏어서 여자 앞에 놔주는 게 아니라. 
심지어 뺏은 밥그릇이 여자 앞에 잘 놓여지는 지도 모르겠어요. 여자 앞에 놔주는 척 하다가 정치인 본인들 앞으로 돌아가는 것 같거든요.     
 
전 그래서 여가부의 폐지가 능사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지금 여성 관련 정책들이 불균형하고 보여주기 식이기 때문에 문제지, 제 기능만 해준다면, 진정한 의미에서의 성평등을 고민해보고 바른 방향을 잡는다면 충분하 유의미한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의 여가부는 방향부터 틀려먹었죠. 
사실 개인적으로는 여성가족부라는 명칭에서 여성을 버리는 것이 그 출발점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구요.    



아무튼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그래서 저 개인적으로는 여가부를 폐지한다는 유승민보다는 
여가부를 싹 뜯어고치고 쓸모있게 바꿀 가능성이 있는 문재인이 훨씬 낫지 않을까 싶구요.  
다만 구체적인 그림을 그릴 땐 남인순이나 메갈류 여성계 인사들을 배제하고, 현재를 살아가는 다양한 평범한 국민들의 요구를 바탕으로 할 경우에 좋다는 거지 
남인순류의 사람이 그 자리에 있다면 여성부는 지금과 마찬가지로 여성을 위한다면서 여성 욕만 먹이는 부서로 남겠죠. 
그래서 지금 캠프 내 남인순에 대한 몇몇 발언들이 불안하기도 하구요
그럼에도 지금까지의 행보를 본다면 그래도 국민의 목소리에 제일 귀를 기울여줄 사람은 문재인이 아닌가 싶구요.       
이건 추후 문 전대표가 어떻게 코멘트를 하는지에 달린 일이지만요. 

여가부의 존폐 그 자체보다는 누가 바른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인가 
썩은 도구(여가부)를 쥐어줬을 때 썩은 부위를 잘라내고 쓸 만하게 다듬고 바꾸어 국민들을 위해 쓸 사람이 누구인지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또 하나 덧붙이자면, 
제 맘속 이상과 그걸 실현시킬 사람은 정해져 있지만 그게 정답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글을 읽는 분들에게 제 생각을 강요하고자 함이 아니라 여러분의 이상이 무엇인지, 
그 그림에 가장 가까이 다가가는 게 누구인지 생각해보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서로가 서로의 이상을 존중했으면 좋겠어요. 
나와 너의 이상이 다르다고 비난하기보다는 우리 둘의 이상을 더하고 빼서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게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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