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유머는.. 어떤 게시글이든 초반에 달리는 4~5개의 댓글이 여론을 좌우한다
그런 거 있지않나,, 플래시몹처럼 한명이 갑자기 건물 위를 쳐다보고, 주변 사람들도 하나 둘 위를 쳐다보면
나도 모르게 위를 보게 된다는.. 이과생이라 무슨 효과인지는 모르겠지만.. 밴드웨건 효과의 일종이라고 해야 할까?
이를테면 <집안 사정이 어려워서 아버지는 올해 꼭 취직하시기를 바라는데 저는 시기를 좀 늦춰서라도 1년 더 인생을 즐기고 싶어요..> 라던가
<고등학생인데 학교 자퇴하고 음악쪽으로 진지하게 해 보고 싶어요..> 라는 글이 올라오면, 극명하게 반대되는 두 가지 입장
[작성자가 철이 없다] <-----> [그래, 인생경험이 중요하지] 라는 입장이 있어서, 사실 저 위의 정보만으로 쉽게 판단내릴 수 없는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초반의 댓글이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친 답변을 하게 되면 놀랍게도 반대편 입장은 그후 모두 반대로 인해 매장된다.
이전부터 생각해오던 오늘의유머 가장 큰 단점인데, 다음 링크에 이 현상이 가장 극명하게 나타나 있다.
전혀 현명하다거나 권위가 있다고 할 수 없는, 단지 '초반'에 댓글을 달았을 뿐인 몇 명의 의견이 대세가 되고 여론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위 예시를 극단적이라고 생각할 지 모르겠지만, 비단 이 현상은 거의 모든 게시글에 나타나며, 시사 게시판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오늘의유머 유저들의 보편적인 성향
....첫 댓글이 말하는 입장
....초반부 댓글에 반박한다면, 반박하는 입장을 명료하고 합리적인 근거를 통해 설명한 댓글
이러한 요소들로 인해 소수의 의견이 묵살당한다. 댓글에 추천/반대 기능이 있기에 이러한 문제점은 더욱 더 심화된다.
중립적인 입장을 지키던 사람들, 그리고 대다수의 '생각 없던 사람들' 이 초반부 댓글을 보고 "아!그래 그 말이 맞군!" 이라고 생각하면
그 후에 반대 의견은 기본적으로 묵살해버린다는 것이다.
대학교 1학년 읽기와 쓰기 시간에 배웠던 "대중은 멍청하다." 이 말이 아직도 뇌리에 박혀 있는 것은 계속해서 이러한 현상을 목격하고 있었기 때문은 아닐까. "대중은 우매하기에 소수의 엘리트 집단이 대중을 이끌어야 한다" 라는 어처구니 없는 엘리트주의였지만, 그래도 요새 대한민국을 보고 있자니, 또 이러한 대한민국에 분노하면서도 저도 모르게 '일상적으로' 우매한 행동을 반복하는 네티즌들을 보고 있자면 엘리트주의를 주장하는 사람들의 근거가 조금은 공감이 된다.더 이상 "여러 사람이 말하는 거니깐 맞는 말이다" 라는 말을 듣지 않았으면 한다.
사실 남녀 노소, 그리고 빈부, 교육수준, 현 상황에 따라 인구 수만큼 많은 의견이 존재하고 그 중에는 합리적이지만 서로 상반될 수 없는 입장들도 존재할 것이다. 나 역시도 이를 테면, 복지 강국인 네덜란드나 스웨덴처럼 소득세를 수입의 40~50% 이상 물려서 빈부 격차를 줄이면 좋겠다는 입장이었으나 막상 취직하고 돈을 벌어들일 때가 되니 10%도 아깝게 느껴진다.비슷한 예시로, 전국의 대학생들이 대기업의 일명 '명문대 차별 대우' 를 비난하고 공정한 입장에서 채용을 하길 바라지만 명문대생들은 그러한 차별은 당연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나는 거의 모든 대학생활을 방관자 입장에서 많은 사람들을 바라봐왔다. 가난한 사람, 부유한 사람, 명문대생, 고졸, 평범한 사람, 노력한 사람 등..
그리고 이제 겨우 내 행동의 반만큼은 책임을 질 수 있게 된 스물 다섯, '그래, 대중은 답이 없다' 라는 결론이 스멀스멀 내 안에 가득 차게 됬다. 그 후로부터의 내 목표는 그저 내 주위 사람들, 내가 사랑하는 친구들, 가족들, 지인들의 행복을 지킬 수 있을 정도의 사람만이 되자라고 생각하게 됬다.
갑자기 답답한 마음에, 머리속에 떠오르는 단어들을 줄줄이 써내려갔네요. 너무 제 생각만을 단편적으로 나열해서 이해하기 어려우셨을 수도 있겠네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바라건대 자신의 입장을 고수하며 타인의 입장을 비난하는 '어린' 댓글이 달리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