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동안이나 오유 눈팅하면서 가끔 콜롯세움 세워질때나, 이슈가 되는 글들이 있을때만 봐오다가
이번에 SLR 폭파되면서 결국에는 넘어오게 된 사람중 한명입니다만
인터넷에서 왜 '일베나 오유나' 이런말이 성행하는지 이유를 알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본 오유는 그래도 따뜻한 곳이었고,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을 위로하고 격려하고,
또한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 함께 토론하면서도, 소소한 일상도 함께 나눌 수 있는 그런 바람직한 커뮤니티라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유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는 일베에서 조작된것이고, 작은면을 크게 희화화 시켜 '씹선비' 라는 말을 만든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가입후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서 느낀게 있습니다.
"아.. 이곳은 어찌 보면 가장 무서운 곳이구나" 라고 말이죠.
일베나 타 사이트 처럼 소위 ㅄ짓을 하진 않지만, 대신 진지하게 사람을 말려죽이는 곳이랄까요...
조금 가벼운 타 커뮤니티는 너도 ㅄ, 나도 ㅄ 이렇게 놀지만, 어쨌든 그러면서 서로간의 선을 지키려는 움직임이 있는데
여기는 '내가 옳으니까 너는 틀렸어!'를 아주 정제된 표현으로 강력하게 이야기 해서 상대방을 박살내는 곳입니다.
그러면서도 명분이 있는거죠. "그래도 나는 욕은 안했어, 나는 논리적으로 이야기 했어. 그러니 내가 옳아" 라고 말입니다.
상대방이 표현을 조금이라도 과격하게 하면 "니 말이 어떤 뜻이든 관계없이 표현이 잘못되었으니 너 잘못. 땅땅!!" 이렇게 낙인찍어 버리더군요.
처음에는 '오유에는 유머 빼고 다 있다'라는 말이 그냥 개그로만 보였는데
이제는 '오유는 유머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유머빼고 다 있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아까 댓글가운데 어떤분은 무도갤을 여시만큼 싫어하신다고 하시더군요. 그런데 그 이유가 '여혐종자들이 있기 때문' 이랍니다.
상대방이 여혐이라고 해도 그를 가리켜서 '종자'라고 표현하는건 잘못된게 아닌건가요?
그리고 오늘 새벽에 여시로 추정되는 분탕종자가 여혐 프레임 들고 왔지만 무도갤에서 숙청당해 쫓겨났습니다.
제가 볼때는 무도갤이 오히려 이곳보다 훨씬 중심을 잘 잡는듯 보입니다.
물론 거기에는 일베ㅊ들도 있고 여러 사람들이 있지만, 어떤 프레임을 씌우려 하면 그 즉시 자정이 되더군요.
그런 곳을 단지 단편적인 면만 보고 잘 모르면서 '여혐종자 OUT!' 이딴 논리고 폭언을 퍼부으면서도 자기가 잘못한줄 전혀 모르더군요.
이제는 정말 제 눈에도 오유가 별로 좋지 않게 보입니다.
김여사가 싫으면 보다 직설적인 표현 '미친놈, 미친년'을 쓰면 되잖아요. 그런데 그것도 안된다...
운전을 못하는 여자는 그냥 '운전에 서투른 여성'이라고 불러라.. 이딴 뭐 같지도 않은 소리를 하는데 정말 어이가 없었습니다.
이곳이 엄격한 규범으로 질서를 잡는 기숙학원도 아니고 단지 유머 사이트일 뿐인데 뭐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지 이해할수가 없습니다.
크리스 락이 하는 개그를 한국말로 오유에서 했다가는 수많은 프레임에 갇혀 아예 추방당하지 않을까요?
물론 여러가지 좋지 않은 표현들이 있습니다만, 수위를 넘지 않는 범위내에서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것이 오히려 진짜 유머 사이트 아니겠습니까?
뭐만 하면 여혐, 남혐 프레임으로 몰아가고, 표현 하나에 목숨걸고 달려들고, 상대방이 무슨 소리를 하던 귀 막고 내 할말만 하고..
이게 빼애애애애애애애~~액 하는 그곳과 뭐가 다른가요?
많이 실망했습니다. 뭐 그렇다고 제가 실망했다고 뭐라도 되는건 아니지만요.
그냥 안타까움에 몇글자 적었습니다.... 라고 하기엔 글이 너무 길어져버렸네요.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죠. 오유가 원래 이런 곳이고 적응 못한 니가 잘못이라고 말씀하시면 미련없이 떠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