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분법을 가장 싫어합니다.
이분법은 모든 사실을 진실로부터 멀리 떨어뜨려버리는 가장 효과적인 도구이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득이 상황을 묘사하기위해 지금 논쟁을 하고 있는 두 축을 나누어 표시해보려 합니다.
항상 그렇듯 이 두 축 내에서도 또 다시 다양한 스펙트럼이 있습니다.
그 스펙트럼을 또 다시 세가지 구분된 주장으로 임의적으로 나눠보았습니다.
(사실 이런 1차원적인 스펙트럼도 일종의 이분법에 지나지 않겠습니다만)
(군대 역차별 반대)
가 <-------- 나 --------> 다
A <-------- B --------> C
(문재인 지지)
가: 여성들은 대부분 꼴페미. 문 지지자는 박사모와 동급
나: 남인순 캠프 합류 절대 불가. 문재인 지지 철회.
다: 문캠프 페미니즘 정책 수용하지 않을지 지켜봐야
A: 남인순 캠프 합류 허용 잘못. 문재인의 향후 대응 지켜볼 것.
B: 남인순 캠프 합류 막을 명분 부족. 앞으로 정책에 영향 안끼치게 해야.
C: 남인순 껀으로 문재인 지지철회하겠단 사람들은 손가혁이나 분탕러
위 스펙트럼에서 [나, 다, A, B] 사이에서는 어느 정도 정상적인 토론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부분 겹치기도 하구요.
그런데 [가]와 [C] 간에는 당연히 서로 대화가 되지 않습니다.
양쪽 모두 다른 한쪽을 적으로 간주하고 대화가 불필요없는 집단으로 일반화시켜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오늘 베오베를 간 대부분 글들이 [가 -> C]를 향하는 비난 글이라는 것이 저는 경악스럽습니다.
그리고 그 분들의 말씀대로라면 [C -> 가]의 글들도 만만찮은 모양입니다.
물론 [가] 또는 [C]의 주장을 하는 분들은 상대방의 스펙트럼을 가려가며 비난하지 않습니다.
그저 싸잡아 깍아내릴 뿐입니다.
저는 이런 극단적 의견들이 잘 걸러지지 않는다면 그 논쟁은 아무런 결과도 도출할 수 없는 헛된 싸움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요몇일 오유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다수의 침묵 속에 극단적인 의견들만 표출되는 장으로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저는 위에서 나타낸 스펙트럼보다 더욱 극단에는 이런 상황을 즐기는 분탕러들도 분명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가장 경계해 온 것이 이런 극단적인 주장에 휩쓸려서 놀아나는 것이 아니었던가요?
남녀가 공평하게 병역의 의무를 지는게 맞다는 여성분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문 후보에 대한 지지를 거두지는 않지만 남인순은 인정할 수 없으니 앞으로 지켜보겠다는 사람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여성들'이나 '문지지자들'을 '박사모나 다름없다'며 '전체주의'로 매도하는 이율배반적 글들이 베오베로 가는 상황은
우리 모두가 부끄러운 줄을 알아야 합니다.
'지지철회자=분탕러'로 모는 극단적인 글들도 마찬가지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