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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싫으면 너도 딴데로 가
게시물ID : panic_8699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gerrard
추천 : 21
조회수 : 2448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6/03/30 13:4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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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7살 때부터 가위눌리며 자랐습니다.  

무려 20년 동안 수천 번의 가위눌림을 경험했습니다. 

보통 사람은 믿지 못할 숫자지만 사실이죠.

나중에 안사실인데, 저희 집안이 예전엔 무당집이였다고 합니다. 

가위란? 간단히 말하면 공포입니다.

가위 눌리고 공포를 못 느꼈다면 그건 가위 눌린 게 아닙니다. 

단지 가위 눌릴 뻔한 겁니다. 

가위를 천 번 이상 눌렸다고 해서 두려움이 사라지질 않습니다. 

아주 큰 오산이죠.

가위 눌림은 절대 사람의 힘으로 공포를 다스리지 못합니다. 

저 또한 대학시절 가위에 도통했다고 크게 오산했습니다. 


하지만...

그 다음에 겪은 가위 눌림에 생각이 180도 바뀌었습니다.



1999년 여름, 전 미대생이였고 음악동아리를 운영했었습니다. 

어느 때와 다름없이 선후배들과 밤늦게까지 술을 마셨습니다. 

집은 인천이었는데, 전철 막차를 놓쳤죠.

집에 못 가고 남은 인원은 저까지 4명.

저희들은 2차랍시고, 동아리연합 회장네 집으로 갔습니다. 

그 형은 자취를 하고 있었는데, 집안을 들어서자 방자랑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 이 집이 인덕원에서 월세가 제일 싼 집이야. " 

하며 소주를 꺼내며 떠들어댔죠.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집이 아주 불쾌한 기분이 들었어요.

방 끝에 한눈에 들어오는 물건이 있더군요.

그건 아주 오래된 장농이었습니다.

형은 제 궁금증을 풀어주듯...

" 저거? 이사 간 사람이 두고 간 거야~ 골동품 같아서 버리기 아깝더라. " 

참 묘한분위기의 장농이었어요.

녹슨 자물쇠로 채워진 낡은 장농, 상당히 두꺼운 나무 악세사리.

전 피곤해서 침대에 누웠습니다. 

그리곤 태어나서 제일 고통스러운 꿈을 꾸게 되는데... 


[등장인물] 

성준 : 동아리연합 회장 (29살의 아자씨)

주희 : 동아리연합 총무 (20살의 귀여운 여자)

석태 : 동아리 회원 (22살의 개그 많은 남자)

현호 : .. 나! (22살 남자)

(전부 가명입니다.)
 

꿈에서 저희 일행 전부가 보입니다. 

다들 고스톱을 치며 방에서 웃고 있습니다. 

술 때문인지 목이 말라 전 잠에서 깼죠.

눈을 뜨니 방금 꿈에서 본 거와 똑같이 일행들이 고스톱을 치며 웃고 있었습니다. 

전 일어서서 물 한 잔 마시고 담배불을 붙였죠.

그리곤...

" 야! 방금 꿈장면이랑 똑같다~ 하하, 신기하네~ " 

그러자,

성준 : " 어? 그래? " (말하며 날 쳐다본다.) 

주희 : " 오빠! 나도 물 좀 줘. " (손을 내밀고 일어서는 그녀.) 

석태 : " 야! 내가 먼저 마시고 주마~ " (가로채는 친구.) 

성준 : " 현호야 너도 고스톱이나 쳐~ " 

나 : " 아, 싫어요~ 피곤해~ " 

하며 다시 침대에 누었다.
 
그러자 성준형이 침대위로 풀쩍 뛰어오더니...

성준 : " 그럼 나랑 자자~ 하하하하하~ " (귀신소리)

성준의 모습은 옷을 홀랑벗은 채, 손에 칼 두 자루를 들고 있었습니다.

새파란 칼날이 제 목을 긁고 있었죠.

목에서 피가 터지며 고통이 올 때 가위에 눌렸어요.

석태는 제 몸을 결박시키고 있었고, 주희는 제 목의 피를 빨아 먹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곤 비명을 지르며 꿈에서 깼지요.
 


식은땀을 흘린 채, 일어서서 보니 신기하게도 그들은 아까 꿈에 본거와 같이 고스톱을 치고 있었어요.

전 목이 말라 물을 마셨어요.

그리곤 안정을 찾기 위해 담배를 물었죠 불을 붙히는데, 갑자기 꿈이 생각나더군요.

전 꿈에서와 같이,


" 야. 방금 꿈장면이랑 똑같다. 하하~ 신기하네. "
 
 
그러자,


성준 : " 어? 그래? " (말하며 날 쳐다본다.) 


주희 : " 오빠 ! 나도 물 좀 줘! " (손을 내밀고 일어서는 그녀.) 


석태 : " 야. 내가 먼저 마시고 주마~ " (가로채는 친구.) 


성준 : " 현호야, 너도 고스톱이나 쳐~ " 

 
.............. 


기가 막혔습니다. 방금 꿈이랑 같은 대화였습니다. 

하도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더니,

성준 : " 야! 너 왜그래? " 

석태 : " 저 표정!. 똥씹은 표정. 햐~ 예술이구만. 하하 "

전, " 나 좀 더 잘께. "  하며 침대에 누웠죠.

너무나도 똑같았습니다. 잠시 잠들기 전 방금상황을 정리하는데, 성준형이 침대 위로 올라왔어요

바로 그 모습으로요. 두 손에 칼을 든 채...


성준 : " 나랑 자자~ 하하하하~ "
 

그리곤 아까와 반복...
 
 
전 비명을 지르며 잠에서 깼습니다. 

온몸은 땀범벅인 채...

꿈이였습니다. 정말 기분 나쁜 꿈... 


그리곤 전 또 놀랐어요.


바로 방금 꿈에서 꿈을 꿨을 때처럼... 다들...


같은 자리에서 고스톱을 치고 있었습니다. 


진짜 기가 막혔죠.
 

전 또 꿈이 아닌가 의구심에 제 다리를 꼬집었죠.


아팠어요.


전 다시 일어서서 물을 마신 채, 담배를 물었죠.


근데....


주희 : " 오빠! 나도 물 좀 줘! " (손을 내밀고 일어서는 그녀.) 


석태 : " 야! 내가 먼저 마시고 주마~ " (가로채는 친구.) 


성준 : " 현호야 너도 고스톱이나 쳐~ " 



................

 

같은 대화였습니다.

전 정말 기가 막혔습니다.

하지만 꿈이 아닌 걸 확신했습니다. 

그리곤 조심스레...

" 야... 방금 내가 악몽을 꿨는데, 지금 이 상황이 꿈이었어.
 웃긴 건 꿈에서 꿈에서 꿈을 꿨다는 거지. 나참. " 

다들 놀라더군요.
 
성준 : " 야! 그게 무슨 소리야? 꿈에서 꿈? " 

주희 : " 오빠! 왜그래? 뭔 꿈인데? " 

전, 그들에게 차근차근 꿈 얘기를 해 주었습니다. 

성준 : " 이야~ 뭐 그런 악몽이 다 있냐? " 

주희 : " 오빠 나 지금 소름 돋은 거 있지~ " 

석태 : " ............ " 

전 한숨을 쉬며 다시 침대에 누웠습니다.

주희 : " 오빠 무서웠지? 내가 자장가 불러줄까? " 

나 : " 아~저리가. 짜증나~ " 

주희는 삐졌는지 자리에 앉았고, 성준형이 다가왔습니다.
 
형은 " 야. 너 몸이 약한가 보다~ " 

나 : " 에이~ 무슨 소리에요. 맨날 꾸는데.. " 

성준 : " 그래? 이런 악몽을? " 

나 : " 이젠 무섭지도 않아요. 짜증나지. " 

그러자..

성준 : " 뭐? 안 무서워? 하하하~ 이래도? " 

전 숨이 멎을 뻔 했습니다. 


성준형의 손엔 칼 두 자루가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또 반복.....
 
 
그것도 꿈이었던 것입니다.

그러기를 십여차례...

꿈에서 깨지 못하고 계속 꿈과 현실을 전혀 구별할 수 없는 악몽의 반복이었죠.
 
전 온몸이 땀으로 젖어 있었고, 목이 잘려나가는 상황에서 성준형에게 물었습니다. 

꿈에서 말이죠.
 
" 야 니들 나한테 원하는게 뭐야? 왜 나한테 이러는 거야? " 

그러자 그 악몽의 주인공들이 말하더군요.
 
" 싫으면 너도 딴데로 가. 하하하 " 

그리곤 꿈에서 깼습니다.


마찬가지로 그들은 고스톱을 치고 있더군요.


전 욕실로 달려나가 세수를 했습니다. 


그리고 창문을 활짝 열고 물을 마신 채...


그들을 쳐다 봤습니다.


주희는 꿈에서와 같이 물을 달라했고, 전 물을 창문 밖으로 던져버리며...


"시발년아 조용히 해!! 다들 조용히 해!! 죽여버리기 전에... 시발!!!!! " 


성준 : " 야! 임마. 너 왜 그래? " 


" 됐어. 형 아닌거 다 알아. 말걸지마 씨발 진짜!! " 


순식간에 분위기는 이상해졌고, 전 그들이 그들이 아니라고 단정하고 흥분한 채, 맨손으로 벽을 치며 울었습니다. 


다들 저에게 오더군요. 전 또 이들이 그럴까 봐..


" 저리 가.. 씨발.. 오지마 개 같은 새끼들아!! " 


전 완전 이성을 잃었습니다. 믿을 수가 없었죠.


이것도 꿈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만 있었어요.


형은 조용히 밖에 나가더군요.


여자애는 울고 있었고, 친구는 담배만 피워대더군요.
 




그리곤 5분 정도 시간이 지났습니다.

아무일도 없었죠. 현실이었던 것이었습니다.

전 당황하기 시작했고 그들에게 너무나 죄송한 마음이 들었어요.

몇 분이 또 지나자 형이 술을 사들고 들어왔어요.

성준 : " 마실 수 있겠니? " 

전 형 앞에 힘없이 앉아 잔을 받았어요.

그리고 울면서 꿈얘기를 했어요.

다들 엄청 충격을 받은 얼굴이었어요.

주희는 무섭다며 울고 있었고, 석태는 태연한 척 했지만 무척 놀란 모습이었어요.

성준 : " 알았다. 나 같아도 그 상황이면 그럴 수도 있겠네.. " 

전 마음 넓은 형이 고마워 어쩔 줄 몰라했어요.

성준 : " 근데 현호야~? "

나 : " 예? "

성준 : " 하하하! 무섭지~ " 


.................... 

............. 

......
 
 
 
 
 

그리곤 칼을 목에 댔어요.

.........뭔지 아시겠죠?

...... 그것두 꿈이었던 것이었습니다.
 
 
 
 


전 또다시 꿈에서, 꿈에서, 꿈에서, 꿈에서, 꿈에서, 꿈을, 또 꿈에서 꿈을 깼어요.

그리곤 일어서자 마자 주위를 보니 그들은 역시나 고스톱을 치고 있었고, 전 황급히 그 집에서 도망쳤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겁에 질린 채, 울면서 달려갔죠.

뒤에선 성준형이 쫒아오며 제 이름을 불렀어요.

전 뒤도 안 보고 무작정 달렸습니다.

계속 달렸어요. 아침이 올 때까지...
 
 
뛰다가 지치고, 다시 뛰고 그러길 두 세 시간, 동이 트기 시작했습니다.

이번은 꿈이 아니었어요.

진짜 꿈이 아니었습니다.
 

전 역 앞에서 캔콜라 2개를 마시고, 숨을 고른 뒤, 집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열흘 정도 학교도 가지 않은 채, 집에서 정신병자마냥 말없이 지냈죠.

열흘 정도 지나자, 어느정도 안정을 차렸습니다.

학교에 갔죠.
 
 
 
 

전 학교에서 또라이가 되어 있더군요.

주희가 소문을 낸 것이였습니다.

이상한 오빠라고... 술먹고 자다가 울면서 도망갔다고...
 
웃음거리가 되어 있었습니다.
 

해명이요? 안 했어요.

그걸 어떻게 말합니까? 그 상황을.....
 
 
전 그냥 그렇게 쉬쉬하며 혼자 그러고 있었죠.




그리고 몇 달 뒤 가을.
 
축제 뒷풀이를 갔습니다.

성준이형이 연합 회장이라 술자리를 같이 하게 됐죠. 전 형에게 물었습니다. 

" 형, 그 집에서 이사 가라. 왠지 좀 안 좋은 것 같아.. " 

그러자,

성준 : " 야, 말도 마라. 놀러오는 놈년마다 죄다 가위눌려서 이사했어. 딴데로... " 

전 눈이 동그래졌습니다. 

성준 : " 야, 우리집에 있던 그 장농 있지? 이사갈 때 그거 버렸는데 장농 뒤에 부적이 대여섯장 붙어 있더라. 
         나참.. 그게 아무래도 이상한 물건인가 봐. 하하... " 

그 때 생각나더군요. 꿈에서...

" 싫으면 너도 딴데로 가. 하하하 " 

............. 

........ 

.... 

..

출처 원출처 : 에펨코리아 미스테리 게시판

2차 출처 : 오유 황봉 님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panic&no=5803&s_no=5803&kind=search&page=1&keyfield=name&keyword=%ED%99%A9%EB%B4%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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