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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과 한국의 전쟁 시나리오-2[스크롤 압박;;]
게시물ID : humorbest_8700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atan둘리
추천 : 28
조회수 : 2357회
댓글수 : 3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5/03/14 00:24:26
원본글 작성시간 : 2005/03/10 02:10:50
2편입니다./.

원래는 베오베안가면 안올릴려고 했는데

그냥 어차피 베오베는 못갈것 같구요//./ㅜ.ㅜ

그냥 일본 한번 실컷 욕해보자고 올립니다

3편돼면 무쟈 재밌습니다!!!

일본열도 5대도시에 핵이 떨어진다는............

추천 100번만 눌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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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대응

오전 9시가 조금 지나 열린 비상국무회의는 일본의 독도침공과
수비대원 전원의 장렬한 전사를 놓고 비장하기 짝이 없는 분위기였
다. 자초지종을 파악한 국무위원들은 분을 참지 못하고 앞을 다투
어 일본을 성토했으나 막상 일본과의 전면전이란 문제가 대두되자
누구도 앞장서서 의견을 개진하지는 못했다. 냉철한 이성으로 판단
할 때 일본과의 전쟁이란 사실은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것과 다름
없는 일이었다.
외무장관이 말을 꺼냈다.

-물론 본인은 전 국민과 더불어 일본의 천인공노할 만행에 대하
여 가슴이 터질 듯한 분노를 느끼고 있습니다. 이대로 가만히 앉
아 있다는 것은 한 독립된 국가의 국민으로서도, 지난 반세기간
의 역사와 국민감정에 비추어서도 도저히 말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대응에 있어 우리는 극도로 냉정해져야 합니다. 이제
조금 후면 뉴스 보도를 듣고 국민들은 전국에서 성난 벌떼처럼
일어날 것입니다. 이 시점에서 우리 국무위원들이 앞장서서 냉정
한 대응을 신속하게 취하지 못하면 불상사가 생깁니다. 바로 전
쟁으로 돌입하게 됩니다. 과연 이 시점에서 일본과의 전면전을
벌이는 것이 우리 민족의 운명을 놓고 볼 때 현명한 것인가를 판
단해야 할 것입니다.

치솟는 분노를 어찌할 도리 없어 연신 냉수만을 마시고 있는 강
경파 국무위원들도 답변을 하지 못했다. 다만 학자출신의 교육부장
관은 시세론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었다.

-외무장관의 현실론에 대해 본인도 전적으로 부정하지는 않습니
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볼 때나 민족정기적 관점에서 볼 때에나
이번의 무력도발 사태에 대해 우리가 직접적 대응을 회피한다면
우리는 일본에 대해 영원한 패배의식을 씻을 수가 없습니다. 또
한 일본은 이번 독도의 점령에 의해 힘을 얻어 차츰차츰 한반도
에 대하여 노골적으로 침략행위를 저지르게 될 것입니다. 전면전
을 각오하고라도 지금 강력한 무력대응을 하여야 국가의 백년대
계가 위협받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몰살한 우리
수비대원에 대한 복수를 잊고 그냥 지나간다면 우리의 국가위신
은 땅에 떨어지고 맙니다.

이어 내무장관이 조심스레 자신의 의견을 개진했다.

-본인도 교육부장관의 발언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기자들과의
발표약속이 앞으로 이십 분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보도가 나가면
전국은 흥분과 분노의 함성으로 메아리치게 됩니다. 자칫 잘못하
면 우리 정부는 국민들로부터 규탄을 당하게 됩니다. 국민의 소
요를 저지하려는 노력은 오히려 분노의 표적이 될 수도 있습니
다. 무력대응에 대한 압력이 업청나게 오게 됩니다. 노도와 같은
국민감정을 달래기 위해서라도 부분적 무력행사는 반드시 필요
합니다.

외무장관이 반론을 제기했다.

-내무장관의 발언이 옳긴 하지만 지금의 무력대응은 결코 가볍 게
끝나지는 않을 겁니다. 이번에 독도를 침공한 일본군의 내막을
살펴보면 대단히 치밀한 계획 끝에 모든 대화의 채널을 끊고 독
도수비대를 고의적으로 전멸시켰습니다. 이것은 우리측의 대응
을 유도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즉 우리측의 강력한 무력대응을
빌미삼아 전면전으로 끌고 나가자는 것입리다. 지금 우리가 뚜련
한 책략없이 그들과의 전면전으로 사태를 이끌어가는 것은 백해
무익한 일입니다. 오늘 새벽 대통령 각하께 보고드리는 자리에서
도 충분히 거론되었던 사항이지만 지글은 우리가 외효적으로 대
항해야 할 때입니다. 일본의 만행을 전 세계에 알리고 국제연합
에 일본의 침략행위에 대한 규탄 및 인상회복결의를 요구해야 합
니다. 안전보장이사회의 개최도 강력히 주장하고 중국, 러시아
및 아시아 국가와 함께 지난날의 군국주의 일본에 대한 공포를
일깨워 공동대응해 나가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옳습리다. 지금 우리가 일반 국민과 같이 감정으로 치닫는다면
결코 현명한 결정을 내릴 수 없습니다. 지금 일본은 우리나라의
강성을 극도로 못마땅한 눈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금 기회를 놓
친다면 앞으로는 영원히 우리나라를 제거하지 못할 걸로 판단하
고 있습니다. 사실 본인의 판단에 의하면 지금의 독도침공은 하
나의 유인책에 불과합니다, 지금 말려들어서는 절대 안 됩니다.
이때 급한 전갈이 들어왔다. 대략의 사태를 파악한 국민들이 흥
분하여 잎본대사관 알에 구름같이 모여들고 있다는 것이었다. 유혈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몹시 높으며 일본대사관측에서는 오히려
국민을 자극하는 듯한 발언을 계속 던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대사관 난입을 막아야 합니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빌미를 주어
서는 안 됩니다. 지금 전면전의 구실을 주면 외교적 대응이고 뭐
고 다 쓸모가 없어집니다. 빨리 전 세계의 주목을 끌어야 합니다.
국민들의 대사관 난입을 막아야만 독도수비대원들의 희생을 값
지게 살릴 수 있습니다.

국무회의의 분위기는 참으로 안타깝기 짝이 없었다. 명백한 영토
와 주권을 유린당하고도 이에 항의하는 국민들을 공권력으로 저지
해야 하는 입장에 통분을 느끼지 않는 사람이 없었지만, 일본을 상
대로 승산없는 전쟁을 벌인다는 것도 결코 현명한 선택은 아니었
다 워낙 커다란 전력의 격차를 누구보다도 실감하고 있는 국무위
원들의 머리 속에는 전쟁의 양상이 너무도 선명하게 그려지고 있었
다.

미국을 능가하는 일본제 최신예 전폭기들, 미국의 재래식 항공모
함 서너 배의 위력을 갖춘 최신 항공모함들, 최첨단 전자장비로 정
보분석에서 전투까지를 망라하는 전자전시스템, 그리고 일본 본토
를 물샐름없이 방어하고 있는 미사일요격망 등은 전쟁이 머떻게 진
행될 것인가를 극명하게 나타내주는 요소들이 아닐 수 없었다,

-우리가 북한과의 군축에 너무 매진했던 것이 치명적 실수였소.
북한만을 의식해 주한미군의 철수를 요청한 것도 좀더 신중하게
고려했어야 하는 건데.

-어쨌거나 시간이 없으니 만치 빨리 결론을 냅시다. 우선 일본에
빌미를 줄 만한 모든 군사행동을 극도로 자제하고 일본대사관을
철저히 보호하여 일체의 불상사를 미연에 방지하여 모든 외교채
널을 통해 전 세계 여론을 규합하여 일본의 침공행위를 규탄하고
원상회?-의 조치를 강구합시다.

-국민의 분노를 쉽사리 가라앉힐 수 있을까요?

-우리가 나서서 설득합시다. 지난 역사를 보더라도 일본은 조금
만 구실이 생기면 이를 기화로 우리나라를 수십 배 수백 배, 아니
수천 배 침탈했습니다. 국민들에게 지금은 우리가 참아야 할 때
라고 설득합시다. 우리가 돌을 맞는 한이 있더라도 나서서 말려
야만 합니다.

-나는 그런 결론에는 찬성할 수 없소. 일본이 아무리 강하다 해
도 우리가 죽기로 뭉치면 당장 어쩌지는 못찰 것이오. 설사 패한
다 하더라도 우리는 마지막 순간까지 싸워야 하오. 물리적으로
이기고 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알게 중요한 것은 정신적
승패요. 지금 여러 국무위원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보면 우리는
싸우기도 전에 꼬리를 말고 도망가는 강아지와도 같은 꼴이 되고
있소.

-말씀을 조심하세요. 다른 사람들은 강 장관과 같은 통분을 못
느껴서 그런 줄 아십니까.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의 길을 찾으려
니까 그러는 것 아닙니까.

-그래 최선의 길이 평소 길러놓은 군대를 꼼짝 못하게 묶어 두는
것이랍니까.

이때 묵묵히 회의를 주재하던 대통령이 입을 열었다.

-본인은 일본의 이번 독도침공에 대하여 예견을 하고 있었습니
다. 두 달 전 남북한이 시베리아의 종합개발권을 일본을 제치고
따내없을 때부터 일본은 우리의 저력에 대하여 위협을 느끼기 시
작했습니다, 게다가 그들이 앞마당으로 여기고 있던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우리와 급속히 친밀해지자 그들의 공포는 한충 심해졌
습니다. 더군다나 이제 내년 중 남북이 통일될 것이 거의 확실시
되자 그들은 더 이상 늦기 전에 우리를 격침시켜버리려고 하는
것입니다.

-독도는 그들이 오래전부터 노리고 있던 전쟁에의 열쇠입니다.
나는 우리 민족의 중흥을 가져을 수 있는 이 절대적 시기에 일본
과의 전쟁을 치르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모든
힘은 통일과 통일 후의 경제발전에 모아져야 합니다. 지금은 참
읍시다. 꽃 같은 나이의 우리 수비대원 열일곱 명이 참혹한 죽음
을 당했지만 이것을 참아내는 인내와 용기만이 우리를 진정한 승
자로 만들어줄 것입니다. 일본에 대한 복수를 절대 잊지는 말되
지금은 참읍시다 국무위원 제위께서는 아까 부총리의 의견대로
맡은 바 임무를 다해 주시기 바랍니다. 임시 국무회의는 이것으
로 마칩니다.

-대통령이 이렇게 결론을 내리고 국무회의를 해산한 후 각 군에서
는 일본에 대한 군사적 대응을 자제하고 단속시키기에 바빴으며 일
본대사관 주변에는 삼엄한 경계망이 쳐졌다. 자세한 상황을 모르지
만 독도에 무슨 일인가가 생겼다는 풍문에 모여들기 시작했던 군중
의 수까지 이제는 거의 오천 명에 육박하고 있어 긴박감이 감도는
분위기가 계속되고 있었다. 드디어 10시 정부대변인인 공보부장관
의 발표가 라디오 및 텔리비전 전파를 타고 전국에 생중계되었다.

-국민 여러분, 오늘 새벽 독도를 무력으로 침범한 일본 함대에
의해 독도수비대원 전원이 장렬한 전사를 하였습니다. 정부에서
는 이에 대하여 일본에 엄중 항의하는 한편 전 세계의 평화를 염
원하는 시민과 함에 일본의 행위를 규탄하고 일본군의 독도 철수
를 강력히 요구하기로 하였으며, 즉각적 군사대응은 보류하기로
하였습니다. 이상입니다.

이 뉴스가 보도되자 전국은 들끓기 시작했다. 격분한 시민들이
일손을 놓고 삼삼오오 모여 앉아 일본을 규탄하며 분을 삭이지 못
하는 모습이 도처에서 눈에 띄었다 대학생들은 교내에서 규탄대회
를 마치고 속속 광화문으로 집결하기 시작했다. 대학생들의 행렬을
뒤따라서 일반 시민들과 고등학생들의 통분을 금치 못하는 행렬이
끝없이 뒤를 따르고 있었다, 학생들과 시민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일본대사관 앞으로 모여들었다. 대사관 정문 앞에 수십 겹으
로 배치되고 있는 경찰과 대치하고 있는 동안 군중의 수는 엄청나
게 불어나고 있었다.

-침략자 일본을 응징하자-

-와-

-일본대사를 끌어내라!

한편 동경주재 한국대사는 일본 외상을 만나 엄중 항의했으나 외상은
평소의 부드럽던 태도를 일거에 바꾸고 오히려 한국의 잘못으로 인하여 모든 일이
발생하였으니 모든 책임을 한국이 져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여기에 덧붙여 그는 성난 일본 국민에 대하여 한국 정부와 국민이
사과하지 않는다면 앞으로의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 모른다고 하였다.
이 것은 완전히 공갈이군.
주일대사 이상학은 외상의 말 중에서 몹시 이상한 기분이 드는 구절을 발견했다.
일본 국민에 대한 한국 국민의 사과가 없을 경우 앞으로의 사태는
어떻게 진행될지 모른다는 말은 도대체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도대체 어떻게
한국 국민이 일본 국민에게 사과를 한단 말인가. 조금이라도 한일간의
근세사를 아는 사람이라면 이 말이 갖는 의미를 즉각 깨달을 수 있었다.
그는 황급히 대사관으로 돌아와 본국으로 연락을 했다.

-일본은 독도의 강점으로 끝날 것 같지 않습니다. 외상과 접촉해본 바에 따르면
심각한 침공이 우려됩니다. 내각 쪽의 소식은 한국에 대하여 선전포고를
한다 합니다. 어쨌거나 독도에서 마주치지 않은 것은 대단히 잘된 판단이었습니다.
대사관에서는 일본의 온건인사들과 잇따라 접촉하고 있습니다만
그들도 현 내각의 초 강경세력에 의해 모두 거세된 입장이라 별로
힘이 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추후 상황은 다시 보고하겠습니다.

맥그루더 주한 미국대사는 청와대로부터의 호출을 받고 올라가던 중 시위군중의
수가 엄청나게 늘어나 있는 것을 보았다. 군중들은 대사관 앞을 가로막고 있는
경찰과 긴장 속에 대치하고 있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과격해지고 있었다.
이 시위대는 일본의 규탄과 동시에 반정부 구호를 열렬하게 외쳐대고 있었다.
대사는 한국 정부로서는 도저히 국민의 분노를 막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일본에 관한 한 한국 국민들의 분노는 어떤 힘으로도 막지 못하리라고
한일간의 근대사나 현대사를 잘 아는 대사는 감지하고 있었다.
일본과의 전면전을 피하기 위해 한국 정부는 온갖 노력을 다할 것이지만
그것은 결국은 아무 소용이 없을 것으로 대사는 분석하고 있었다.
국민의 소요를 막아야 할 군도 몹시 분노하고 있을것이었다. 대사는 한국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이 참으로 좁다고 생각했다.
대사는 불안한 마음을 가누지 못하고 청와대의 대통령 집무실에 들어섰다.
그에게는 이미 본국 정부로부터 일본과 한국간의 영토분
쟁에서부터 전면전에 이르기까지 어떠한 돌발사태가 일어나더라도
냉정한 중립적 자세를 표명하는 것 외에는 어떠한 동정적 태도나
우호적 태도를 나타내지 말라는 훈령이 와 있었다. 그러나 사람 좋
은 맥그루더로서는 한국이 처해 있는 현실을 번연히 아는 바 모른
체하는 것과 동일한 어휘인 중립적 입장을 고수하라는 본국의 훈령
을 지키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나 관리의 한계를 스스
로 실감하면서 어두운 마음으로 자리에 앉아 있는 대사의 앞에 나
타난 대통령은 침착함을 잃지 않으려는 기색이 역력했다.

-안녕하시오. 대사, 무척 오랜만이오.

-네, 각하. 그간 별고 없으셨는지요.
-염려 덕분에 잘 있었소. 일본 함대의 독도침공에 대한 대사의
견해는 어떻소-

-대단히 불행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빨리 원상회복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나는 이번 사태에 대해 귀국 정부의 태도가 대단히 미온적이라
고 생각하오, 미국은 아마 이 사태의 발생을 예견하고 있었을 것
이오. 일본의 침공이 대단히 치밀하게 자행된 것으로 보아 귀국
정부에 사전 통고를 했을 가능성도 크다고 생각하오. 그러나 귀
국의 담당자들은 아무도 내게 알려주지 않았소. 현재 상황에서도
아무도 내게 전화를 걸어오지 않고 있소.

-대단히 유감입니다. 그러나 워싱턴의 담당관리들은 이번 사태를
아직은 제 1급 위기상황으로 보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아직은이라, 대사 귀국의 대통령께서는 무척 바쁘시겠지요?

-예, 각하.

-내 지금 전화 한 통화 걸어도 될까-

-예, 각하. 아마 대통령께서는 지금 깊은 잠에, 그게 그러니까 워
싱턴 시간으로 지금이,,,,,,.

-참, 그렇지. 나는 거기도 여기와 같은 줄 알았소. 대사 이제껏
한국에 부임했던 대사 중에서 나는 대사가 가장 마음에 들었소.
솔직하고 인간적이고 무슨 얘기도 마음을 탁 터놓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각하.

맥그루더는 등에서 진땀이 배어나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청
와대로 출발하기 전 정치담당 참사관이 거듭 당부하던 말이 생각나
대사는 더욱 곤혹스런 마음이 되었다,

"대사님, 청와대에 들어가면 대통령이 대사님을 잡고 애걸복걸할
겁니다. 제발 미국이 개입하여 일본의 함대를 철수시켜 달라고
요. 그러나 이때에 절대적으로 냉정하게 처신하셔야 합니다. 이
미 본국 정부와 일본간에는 한일간의 영토분쟁 및 그로 말미암은
전쟁에는 중립을 지키기로 약속이 되어 있습니다. 전면전이 시작
되면 일본 정부의 통고에 의해 우리 대사관은 철수하게 되어 있
습니다. 대사님은 영토문제에 관한 한 미국 정부는 절대로 중립
을 지키게 되어 있다고만 대답하십시오. 어려운 자리가 되겠지만
침묵하는 것밖에는 대안이 없습니다."

"내가 한국을 위해 해줄 수 있는 일은 없소?

"불행하게도 대사님. 지금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이러한 장면을 생각하던 맥그루더의 가슴에는 먹구름만이 피어
나고 있었다.

-대사, 대사가 들어오기 직전 나는 심사숙고 끝에 우리 공군에
출격명령을 내렸소. 부분적 무력대응은 필연적이오, 이것이 전면
전으로 갈지 어쩔지는 모르지만 지금 우리 국민은 모두가 비굴한
굴복은 원치 않기 때문이오.
-저도 필연적 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내가 왜 대사를 불렀는지 짐작하고 있겠지요-

-잘 알고 있습니다, 각하.

-대사 도와 주시오. 지금의 우리에게 희망이란 오직 대사뿐이오.

맥그루더는 강렬하기 짝이 없는 대통령의 눈빛이 자신의 두 눈동
자에 와서 멈추는 것을 의식하며 조용히 호개를 떨-었다.
한편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공군 참모총장은 신투비행사령부에
독도출격을 지시하였고 이 전투명령은 곧바로 동폰과 포항 근처의
모 공군기지에 전달되었다.

-오늘내로 이 명령이 안 떨어졌으면 난 청와대로 올라가려고 했
어요. 세상에 우리가 오직 이 날을 위하여 살아왔는데 일본놈들
이 우리 영토를 저렇듯 유린하는 걸 보고도 가만 있으라면 죽으
라는 얘기 아닙니까? 안 그렇습니까, 편대장님.

-잔소리 말고 전원 출격준비. 동해상 00지점에서 제 3전투 비행
단과 합류한다. 전체 편대지휘는 내가 한다

동해에서 합류한 전체 25대의 팬텀기 편대에 대해 엄정윤 대령은
서릿발 같은 작전명령을 내리고 있었다.

-전체 편대원은 들으라, 우리는 독도를 향해서 간다. 작전 목표
는 부근의 모든 함선 및 인공시설과 병력이다. 주의사항을 지시
한다. 상대는 일본 자위대. 엄청난 전자장비를 갖추고 우리의 일
거수 일투족을 샅샅이 살피고 있다. 지금 우리의 출격도 간파당
하고 있다. 이것은 생존을 위한 명령이다, 전원 수면으로부터 삼
미터의 고도를 유지하라. 실수하면 적에게 우리 편대의 위치를
노출당하고 만다. 수면 삼 미터 이상 비행하면 내가 즉결 처분한
다. 이상.

한국 공군의 귀재라 일컬어지는 엄정윤 대령은 평소 일본의 전자
탐지시스템에 대한 연구를 깊이 하고 있었으므로 일본은 함대를 보
호하기 위해 필시 조기경보기 등으로 한국 공군의 움직임을 간파하
고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전 편대원에게 죽
음의 고도라고 일컬어지는 수면 위 삼 미터를 강요했다. 이 고도라
면 적의 감시망을 피할 확률이 반쯤은 된다고 생각되었다, 기지를
떠난 지 이십 분 남짓하여 제 1대로부터 연락이 왔다.

-적함대가 레이더에 잡히고 있습니다. 모두 다섯 척입니다.

-알았다. 계속 저공비행하라.

-앞으로 일 분 후면 미사일 사정 거리에 당도합니다.

-별도 명령없이 공격하라.

이 말이 끊어지는 순간 엄 대령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리시버
를 통해서 희미한 폭발음 같은 것이 계속 들려오고 있었던 것이다.

'1번기, 1번기 대답하라.

'7번기, 8번기 대답하라.

역시 응답이 없었다. 엄 대령은 부하들이 적기발견 보고도 없이
응답이 없는 것을 의아하게 생각했다,
설마?~
섬뜩한 느낌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가 점검을 해본 결과 이미 십
여 대의 아군기가 소리없이 피격당하여 사라진 것을 알아차리는 순
간 엄 대령은 등에 식은땀이 흘렀다. 적기는 모습도 보이지 않은 채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는 것이었다, 일된의 전자전시스템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다. 그는 도저히 적의 미사일을 피하여 공격에 성
공할 수 없다는 판단이 들자 마지막 지휘명령을 내렸다.

-모두 기수를 돌려 기지로 귀환하라!

명령과 동시에 그는 발 아래에 있는 일본 함대를 향하여 수직으
로 떨어져 내려갔다, 오직 적함에 대한 필사의 공격에 모든 것을 다
버리고 내리꽃히는 사나이의 뜨거운 가슴은 아무것으로도 막을 수
가 없었다. 잇따라 몇 대의 전폭기가 엄 대령의 뒤를 따랐다. 검푸
르게 넘실대는 바다 위로 불꽃과 함께 굉음이 울려퍼졌다.

2005년 봄


-각하, 국방장관의 전화입니다.

-나요

-각하, 죄송합니다. 공격은 실패했습니다.

-피해가 있었소?

-출격한 스물다섯 대 중 스물한 대가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조종사들의 생명은?

-모두 사망입니다.

-음, 슬픈 일이군 적의 손실은 어느 정도요.

-그것이 참으로 면목없습니다. 프리기트함 한 척을 반파시켰을
뿐입 니다.

-앞으로가 큰일이군. 예상되는 일본의 움직임은 어떻소.

-정보에 의하면 대규모 공습이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공습목표는 어디로 예상되오-

-경상남북도 일대의 군사시설입니다.
-철저한 경계 및 방어를 부탁하오.

전화를 끊은 대통령은 천야만야의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기분을
느꼈다.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지 않은 바는 아니었지만 이것
은 너무도 충격적인 결과가 아닐 수 없었다. 이 정도 차이라면 앞으
로 어떤 대책도 수립할 수 없다고 생각되었다.

-각하, 외무장관이 긴급히 뵙고자 합니다.

-어서 들어오라고 하시오.

외무장관은 몹시 긴장된 표정이었으며 연신 손수건으로 땀을 닦
아내고 있었다.

-각하, 일본 정부가 우리나라에 대해 선전포고를 할 것 같습니
다.

-일방적인 공격을 해놓고 오히려 선전포고를 해 !

이때 관악산의 전시지휘소에 있는 국방장관으로부터 다시 전화
가 결려왔다,

-각하, 사세보와 미사와의 적 기지로부터 엄청난 수의 전폭기가
발진하고 있습니다. 정보에 의하면 일본 정부는 우리나라에 대하
여 선전포고를 한다 합니다.

-알고 있소. 적은 어디로 향하고 있소?

-포항과 동촌, 진해와 사천의 해군 및 공군기지를 노리는 것 같
습니다.

-전시비상을 선포하고 국민을 대피시키시오.
알겠습니다. 그리고 각하께서도 이리로 오시는 것이 안전합니
다.

-알겠소.

대통령은 전화를 끊으며 외무장관에게 말했다,

-일본대사는 저희 나라로 갔소?

-아닙니다. 아직 여기에 있습니다.

-이 리로 부르시오.

-각하, 미국 대통령께서 통화를 하고자 하십니다.

대통령은 잠시 무엇인가 생각하고는 전화를 받았다,

-각하, 지금 그들은 대규모 공습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나는 일본이 먼저 함대를 동원하여 독도를 침공하였으며 독도경
비대원 전원을 몰살시킨 침략적 행위를 지적하고 싶습니다. 네,
물론 평화를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는 점은 우리도 잘 알고 있
습니다만은 일본의 이번 행위는 독도문제의 해결에만 그치는 것
이 결코 아닙니다. 그들에게는 애초부터 어떤 음모가 있었던 것
입니다. 어찌 되었든 지금은 간하의 적극적 중재가 필요합니다.
오직 각하의 중재만이 일본의 전쟁확대를 막을 수 있습니다. 네,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대통령은 몹시 불만스러운 태도로 전화를 끊었다. 미국 대통령의
어조가 보통 때와는 몹시 다른 것이 어떤 불길한 예감을 느끼게 했
다.

-각하, 일본대사가 들어오셨습니다.

-들어오시라고 해.

일본대사 우시로쿠는 사뭇 거만하고 고압적인 자세로 의전비서
의 안내를 받고 들어왔다. 그는 대통령의 곁에 앉아 있는 외무장관
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고 대뜸 대통령의 앞자리에 덥석 앉았다. 평
소 대사가 취하던 행위와는 너무 거리가 멀어 지켜보는 모든 사람
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였지만 아무도 지금 그런 것에 대하여 말을
꺼낼 여유는 없었다.

-안녕하십니 까, 각하.
그는 일부러 보통 때와 달리 극히 낮은 목소리로 점잔을 빼며 인
사말을 던졌다. 마치 금세기 초에 일본의 하류관리에 불과했던 통
감부 직원들이 한말의 황제들을 거만한 자세로 알현하던 당시를 머
리에 떠올리며 한껏 거드름을 피우는 것 같은 느낌을 주고 있었다.

-어서 오시오, 우시로쿠 대사.

-각하, 본인은 한일 관계가 이렇게까지 악화된 데 대하여 각하와
한국 국민에게 진심으로 송구함을 느낌니다. 저로서는 최악의 상
황만은 막아보려고 있는 힘을 다 쏟아부었습니다만 워낙 본국 정
부의 분노가 거세어 역부족이었습니다.

-괜찮소. 이게 어찌 대사의 잘못이겠소.

대사가 예상했던 바와는 달리 대통령은 지극히 부드럽고 온화하
게 대사의 말을 받았다. 일본 대사는 대통령이 극도로 자제하고 있
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러한 대통령의 자세는 그를 더욱 기고만장
하게 하였다. 그는 한국의 대통령으로서는 적어도 이제부터는 선택
할 수 있는 방법에 무서운 한계를 실감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생
각하며 자신은 승리자로서의 당당하고 힘찬 자세를 지금부터 건지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어쨌거나 이번 분쟁은 일본의 승리로 끝날
것이 명백했기 때문에 그는 이 기회를 잘 이용하여 자신의 위치를
최대한도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자면 지금 이 순간부
터 위엄있는 태도를 갖추고 한국의 지도자들을 은관히 압박하는 것
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다시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을 때 대통령은 일본대
사가 있는 그 자리에서 그냥 전화를 받았다.

-네, 각하. 뭐라고요?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고 말한다고요? 이
제는 어쩔 도리가 없다고요? 도대체 그런 억지가 어디 있습니까?
좋습니다. 각하, 그러면 지금 일본이 진심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
입니까? 어떤 조건을 내세우고 있습니까? 네, 지금은 싸우기만
할 때라고 한다고요? 각하, 이것은 싸움이 아닙니다. 잘 아시지
않습니까? 일본과 우리나라 사이에 무슨 싸움이 되겠습니까. 일
방적 공격과 일방적 패배가 있을 뿐입니다. 각하께서 더욱 다각
적으로 노력해 주십시오. 지금 우리에게 있어서 회망이라곤 오로
지 각하밖에는 없습니다 네 기다리겠습니다.

이때 미국대사는 대통령의 대화내용을 들으며 전쟁은 확대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록펠러(미국대통령) 의 대화스타일을 잘 알
고 있었다. 록펠러는 가급적 상대를 극단적으로 실망시키는 말을
하지 않는 편이며, 최후의 희망을 포기하지 않게 말을 하는 스타일
이었으므로, 한국 대통령의 대화가 무언가를 기다린다는 말로 끝나
긴 했으나 실상 그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미국이 개입하려고 생각했으면 일이 이 정도에 이르지는 않았을 것
이며 자신이 본국의 국무성으로부터 받고 있는 명령도 불간섭의 핵
심을 가지고 있는 터였다.

대사가 연락받고 있는 범위 내에서는 미국은 이번 사태를 영토분
쟁으로 규정짓고 불간섭하기로 이미 입장정리가 되어 있었기 때문
이었다. 다만 지금 대사에게 주어진 임무는 오히려 전쟁 후를 겨냥
한 것이었다.

미국 정부는 일본이 한국을 패배시킨 후 한국을 지배하는 과정에
서 대단한 고통을 겪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었고 이 과정에서 한국
에 적당한 지원을 하여 일본으로 하여금 미군이 월남에서 그랬고
러시아가 아프가니스탄에서 그랬던 것처럼 늪 속에 일본의 두 발을
빠뜨려놓고자 했던 것이다. 그러므로 대사에게 주어진 임무는 오로
지 한국과의 연락 채널만 이어두는 것에 불과했던 것이다. 그러나
사람 좋고 한국에 정이 든 대사는 실질적으로는 아무런 힘이 되어
주지 못하더라도 적어도 심정적으로는 대통령의 지근에 가까이 있
으면서 진정으로 보탬이 되고자 했다.

-각하, 국방장관의 전화입니다.

-나요.

-각하, 포항과 진해의 해군기지와 동촌과 사천의 공군기지가 공
습을 받고 있습니다. 동해상에서 공중전을 벌였으나 적의 공군은
조기경보기의 작전지시를 받고 있어 우리 공군의 참패였습니다.
현재 파악되고 있는 바로는 상기 기지의 전투능력의 약 70퍼센트
이상을 상실하고 있습니다. 아군의 공군기는 적의 전자유도 미사
일 공격을 당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적기의 그림자조차 보지
못하는 상태에서 어디서 나타나는지도 모르는 미사일에 피습당
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누구를 상대로 싸워야 할지 모르고 있습
니다. 이대로라면 한 시간 후에는 영남지방에 위치한 우리 해군
력이나 공군력이 모두 궤멸되고 말 것 같습니다.

-알았소.

대통령은 말이 없었다. 일단 일본의 공격이 시작되면 이렇게 될
것을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었지만 이제까지 흘러온 과정 중에
하나라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 없었다. 독도를 무력으로 점령한
일본에 대하여 군대를 가지고 있는 주권국가로서 군사적 대응을 하
지 않을 수는 없는 노룻이었고 일본의 침략을 막기 위하여 다각도
로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내란으로 사분오열되어 있는 중국
이나 끊임없는 민족분규와 공화국간의 분쟁에 지칠대로 지쳐 있는
러시아도 일본의 전격적 침략을 저지해 줄 수 있는 형편은 안 되었


이 밖에도 이들이 일본에 기대하고 있는 경제협력 및 일본의 극
도로 강성해진 군사력도 이들 나라들이 경거망동 못 하는 중요한
이유였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일본의 공격에 대처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없었다. 최후까지 믿고 있었던 아니 믿고 있을 수밖에 없었던
미국도 막상 뚜껑이 열리고 보니 강건너 불보듯 하는 입장을 고수
하는 태도가 피부에 느껴져왔다.

사실 강대국간의 역학관계를 이용하여 자신의 안보를 도모한다
는 논리란 얼마나 하릴없는 것인가. 그 힘의 균형이 깨어질 때 직면
하게 되는 위험이란 참으로 치명적인 것이 아닐 수 없고 힘의 균형
이란 언젠가는 깨어지기 마련인 것이 역사의 법칙일진대 스스로를
지킬 힘을 갖지 못한 나라치고 나라를 곱게 지킬 수 있었던 경우가
역사상 몇 번이나 있었을까. 지추상의 어느 나라가 지금의 일본을
상대로 남의 전쟁을 치러줄 것인가?

대통령은 갑자기 무한한 고독 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것을 느꼈
다.
한편 청와대의 비서관들과 외무부 그리고 각종 국제기구에 관련
되어 있는 한국측 인사들은 백방으로 연락을 하며 전쟁방지를 위하
여 노력하고 있었으나 어디에서도 신통한 대답을 기대할 수가 없었
다. 미국과 유럽의 정치가들과 의회 및 각계의 지도자들은 한결같
이 당사국간의 영토분쟁에는 개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천명하고
있었으며 이번 분쟁의 발단이 된 독도문제에 있어서는 오히려 한국
의 잘못이 더 크지 않은가 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그들에게 국
제사법재판소의 판결을 거부해온 한국이 일본의 적극적이고도 교
묘한 흥보, 그리고 총체적으로 막강한 일본의 영향력에 의해 불리
하게 비쳐지는 것은 어쩌떤 당연한 일인지도 몰랐다.
오히려 그들에게는 오로지 공격적 수출의 대명사로 비쳐져 있는
일본이나 한국이 서로 치고 받아 어느 한쪽, 아니 양쪽이 다 멸망해
버리거나 최소한 재기불능의 폐허로 변했으면 하는 생각이 지배적
이었다. 그들은 한국을 위하여 무엇인가 적극적인 도움이 되려는
생각은 아예 없었던 것이다. 다만 일방적으로 강력한 일본보다는
상대적으로 열세에 빠져 있는 한국에 심정적 응원을 하는 정도에
불과했다.

-북한과 우리가 지나친 군축을 하였던 게 실수가 아닐까요, 막상
일이 이 지경에 이르니 우리로서는 대책이 별반 없지 않습니까-
대통령의 오랜 친구인 국회의장이 들어와 앉아 있다가 말을 꺼냈
다.

-아니오. 남북한간의 군축에 대하여는 나는 아무런 후회도 하지
않소. 오히려 대단히 잘한 일이오, 우리가 줄인 약 80만의 병력이
남북의 경제에 이바지한 바는 지대하오. 그것은 앞으로의 통일에
큰 도움이 될 것이고 통일 후에도 우리의 경제에 큰도움이 될 것
이오. 그리고 일본과 우리와의 전쟁은 군인의 숫자에 의해 숭패
가 좌우될 성질의 것이 아니오. 문제는 바다요. 아무리 많은 병력
도 쓸모가 없어요. 공군과 해군의 질에 있어서 절대적 열세인 우
리로서는 사실 일본이 전면전을 걸어오면 질 수밖에 없는 그런
입장에 있어요. 일본과 우리와의 전쟁은 공군과 해군의 대결이
승패를 가름하는데 공군 및 해군의 대결은 결국은 자본과 기술의
싸움이나 다름이 없어요. 십 년 전만 해도 일본과 우리의 공중전
이 조종사의 기술에 의해 좌우되었지만 지금은 조종사의 기술이
나 전투기 자체의 성능은 큰 의미가 없어요. 모든 전투상황을 일
거에 파악하여 출격에서 귀환까지를 슈퍼컴퓨터가 통제하는 전
자전시스템의 우수성 여부가 승패를 결정합니다.

이때 일본대사가 일어서면서 말을 꺼냈다.

-각하, 별로 하실 말씀이 없으시면 저는 그만 돌아갈까 합니다.
아까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신 것처럼 본국 정부의 입장은 워낙
단호한 것이라 제가 별반 할 일이 없을 듯합니다.

-아니오, 지금부터 우시로쿠 대사의 할 일이 있소.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큰일이. 괜찮다면 나와 같이 당분간 있는 것이 어떻
소.

대통령은 미국대사를 돌아보며 역시 같은 말을 하였다.

-맥그루더 대사께서도 이 사태의 증인으로서 계tu주기 바라오.

비서가 다시 국방장관의 연락을 알렸다,

-각하, 해군의 피해가 엄청납니다. 진해 해군 통제사령부 및 포
항의 해군기지가 완전히 파괴되었습니다. 벌써 우리 해군의 전체
전력의 반 이상이 능력을 상실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
다. 적의 전투기의 공격을 피해 이리저리 도주하는 군함들도 이
제 곧 최후를 맞이할 것이라 합니다, 뿐만 아니라 동촌과 사천의
공군기지에 있던 전투기들도 대부분이 파괴되었습니다. 운명을
지상전에 거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알았소. 지금 바로 그리 가겠소.

대통령은 미국대사와 일본대사를 대동하고 전시 지휘본부로 향
했다, 서울의 거리에는 대혼란이 벌어져 있었다 전시 지휘본부로
향하는 자동차 안에서도 대퉁령은 계속 깊은 생각에 잠겨 있었다.
대통령은 카폰으로 김인후 유엔주재 한국대사를 불렀다.

-대사, 나 대통령이오. 상임이사국들과 막후 접촉은 하고 있소-
각하, 끊임없이 접촉하고 있습니다만 아직 새벽이라 본격적 논
의를 못 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영국의 대표를 접촉한 결과는 대
단히 신통치 않습니다. 이상하게도 저는 이 사람들이 오히려 일
본의 주장에 기운 듯한 느낌을 받고 있습니다. 일본의 주장에 의
해 안보리 상임이사국 회의도 신속히 열릴 것 같지가 않습니다.
백악관 내의 정보통에 의하면 미국과 일본의 정상간에 우리나라
에 대한 일본의 침공에 대하여 묵인의 비밀회담이 있었다고 합니
다. 현재 주미대사와 최선을 다하여 행정턱와 의회의 중진급들과
연락을 취하고 있습니다만 평소 친한파들도 대단히 소극적입니
다. 확실한 것은 날이 밝아야 알 수 있겠습니다딴은 현재로서는
모두 다 관망의 자세를 취할 것으로 판단되고 있습니다.
우리의 미래가 두 대사의 어깨에 달려 있소. 최선을 다해 주시
오-

-알겠습니다. 각하.

전시 지휘본부에는 이미 정부의 모든 기관이 다 들어와 있었다.
국방장관의 상세한 보고를 받는 대통령의 표정은 비참하게 일그러
져 있었다. 이미 어느 정도 예상은 했만지만 이렇게도 비참하게 당
해버릴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었다. 대통령은 미국 대통
령에게 전화를 걸었다. 한참 후에 나온 미국 대통령의 어조는 아까
보다도 냉랭했다.

-나는 일본 정부의 지도자와 계속 접촉중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근본적으로 이번의 분쟁이 양국간의 영토분쟁이며 제 3국의 섣부
른 개입은 역사의 오류를 낳을 수도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
니다. 그러나 양국간 전쟁의 확대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
각하기 때문에 본인과 미국 정부의 지도자들은 확전 방지에 최선
을 다하고 있습니다, 각하께서도 이런 일에 대비하여 사전에 외
교적 해결을 모색하는 노력이 더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
니다. 우리나라의 지도자들도 독도문제에 대한 귀국의 해결방침
에 대하여 대단히 유감을 표명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지도자들은
반세기가 가깜게 참아온 일이라고 하면서 이러힌 분쟁의 해결방
식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귀국에 있다고 합니다.

-각하, 지금 여기는 분쟁의 해결이나 무력충돌 등의 용어로 표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일본은 우리나라 전체를 초토화시
키려고 합니다. 이것은 또 다른 세계대전의 시작입니다. 지금 미
국이 나서지 않으면 세계는 또다시 엄청난 재난에 직면하게 됩니
다.

-우리는 일본정부와 긴밀한 접촉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는 이번 사태에 함부로 개입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 정부의 원칙입니다.

-알겠습니다.

수화기를 내려놓는 대통령의 손끝이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그는
국제사회에 내동댕이쳐진 한국의 운명을 완전히 실감하고 있었다,
미국의 배신, 아니 이것은 배신은 아니었다. 사실상 한국과 일본
의 전쟁에 미국이 반드시 한국의 편이 되어주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한국과의 사이에 한미 상호방위조약을 맺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미국은 일본과도 미일 상호방위조약을 맺고
있으며 한일간에 일어난 분쟁에 대하여 미국이 언제나 중재인이 되
어주어야 한다는 생각 또한 아무런 근거가 없는 것이었다. 아니 오
히려 미국에게는 한국보다는 일본이 훨씬 중요한 나라이며 미국이
반드시 서태평양에서 일본과 대립하여야 할 이유가 없는 것도 분명
하였다. 일본과 미국간에는 수많은 이익이 서로 얽혀 있으므로 오
히려 타협이나 흥정의 여지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대통령은 육해
공군 합동참모회의를 주재하였다.

-적의 1차 공습은 우리측에 엄청난 피해를 주었소. 앞으로의 군
사적 전개상황에 대하여 각군 지휘관들은 설명을 해주기 바라
오.

-공군 참모총장이 비장한 표정으로 일어났다,

-각하, 죄송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이토록 처참하게 당한 것은

모두 저의 책임입니다.

-아니오. 그것은 총장의 책임이 아니오. 이러한 상황은 예전부터
충분히 예견되어 왔었소. 책임이 있다면 나의 책임이라고나 할
까, 어쨌든 지금 여기서는 누구의 책임을 따지거나 할 상황이 아
니오. 앞으로의 군사작전에 대하여 의논을 합시다.
시간이 한참 흘렀으나 장성들은 아무런 말도 못하고 있었다. 사
실 각군 지휘관들은 지금과 같은 전혀 예측 밖의 결과에 대하여 몹
시 당황하고 있었다

이십세기 말의 전쟁 그것도 지구에서 가장 전자기술이 앞선 나
라와의 전쟁은 노련한 지휘관들의 의식에 잘 포착이 안 되고 있었
다. 이 전쟁은 군인들의 전쟁이라기보다는 기술자들의 전쟁이라고
루르는 것이 오히려 정확할 것 같았다. 비슷한 성능의 팬텀기를 갖
고도 슈퍼컴퓨터로 모든 전투명령을 받고 있는 일본측의 전자전시
스템은 한국의 조종사들이 적을 발견하지도 못한 상황에서 어디서
날아 오는지도 모르는 미사일에 의해 격추당하도록 만들었다. 조종
사의 용맹이나 판단력 같은 것은 이제는 별 의미가 없었다.
보다 못한 육군 참모총장이 말문을 열었다.

-각하,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육군이 모든 전투력을 갖고 있습
니다. 육군은 적의 상륙을 추호도 허용치 않을 것입니다. 이미 적
의 상륙에 대비하여 모든 작전계획을 짜놓고 있습니다. 해군과
공군의 피해가 다소 있었지만 크게 걱정은 마십시오.

그러나 좌중의 모든 사람은 육군 참모총장의 발언이 얼마나 무의
미한가를 잘 알고 있었다. 아니 무의미하다기보다는 맞지 알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제공권을 완전히 빼앗겼을 때의 지상전이
란 현대에 있어서는 도저히 불가능한 것이란 것을 이들은 모두 너
무나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제공권을 완전 장악한 적의 전투
기들은 공중급유를 받으며 지상전에 참가할 것이고 그랬을 경우 하
늘은 언제나 적의 비행기로 새까맣게 뒤덮여 있을 것이다.
절대절명의 위기에 처한 한국의 최고군사회의는 아무런 작전을
세을 수가 없었다. 마치 구 년 전 걸프전에서 이라크가 시원찮은 미
사일 몇 발 쏘아본 것이 공격의 전부였듯이 한국이 취할 수 있는 작
전이란 그저 기다리는 것뿐이었다. 적이 나오는데 따라 이 쪽에서
는 그에 대응하는 작전을 세을 도리밖에는 없었다.
이때 통신실 장교가 급히 달려왔다.

-일본의 2차 공습이 시작될 것 같습니다. 엄청난 수의 전폭기가

-출격을 하고 있습니다.

-방향은?

-포항과 울산 방면인 것 같습니다.-

- 포항과 울산?

지휘관들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들은 서로의 얼굴만을 쳐다보
며 영문을 몰라했다, 왜냐하면 포항의 해군기지는 이미 초토화되었
고 울산에는 적의 공습목표가 될만한 이렇다 할 군사시설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런 나쁜 놈들, 안돼 !

갑자기 대통령이 비명과도 같은 소리를 질렀기 때문에 지휘관들
은 소스라치 게 놀랐다,

-포항제철이다! 저놈들이, 이런 비열한 놈들 같으니 -

대통령은 벌떡 일어섰다. 급히 집무실로 되돌아간 그는 미국과
일본의 대사를 불렀다,


-우시로쿠 대사, 그리고 맥그루더 대사 내 말을 잘 들으시오, 나
는 일본이 우리나라의 독도를 침범한 것이 대단히 불순한 의도에
서 비롯되었다고 하는 것을 알고 있소. 일본은 이제 통일을 목전
에 두고 있고 모든 면에서 경쟁상대인 우리를 이 단계에서 완전
히 제거하려 하고 있소. 한반도의 지배를 획책하거나 최소한 우
리나라를 초토화시켜 모든 산업경쟁력을 말살시킨 후 경제적으
로 지배할 음모를 가지고 있단 말이오.
 독도는 한갓 구실에 불과했소. 그들은 현재 우리의 해군과 공군
을 궤멸시키다시피 했소. 그리고 이제 우리나라 산업의 근간인
울산공단과 포항제철을 파괴하러 오고 있소. 이것은 가장 비열한
테러임에 틀림없으며 제국주의적 침략의 첫걸음이오. 그러나 미
국의 대통령을 비롯하여 각국의 지도자들이 지금의 사태를 영토
분쟁으로 치부하며 양국간에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하는데 대하
여 나는 말할 수 없는 분노를 느끼고 있소.
비무장국의 운명이 군사 강대국간의 이익계산과 흥정에 의해 결
정된다면 앞으로의 세계 역사의 진전방향은 불을 보듯 훤한 것이
오. 이번의 사태에 미국을 비롯한 세계가 팔짱을 끼고 구경만 하
고 있다면 앞으로 세계의 모든 국가는 치열한 군비확장으로만 매
진할 것이오. 세계역사는 또다시 비극을 겪으며 뒷걸음질 치고
말 것입니다,
 자, 이제 이 사태를 진정시킬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소. 이미
일본의 공군기는 한국 최대의 공업지대인 울산과 포항을 향하여
출격하고 있소. 이제 약 삼십 분 후면 우리나라의 산업은 폐허가
됩니다. 지금 이 순간 우리는 진정 분노하고 있소.

-각하, 잠시 기다려 주십시오. 제가 본국의 대통령께 연락을 해
보겠습니다.

미국대사는 급히 백악관을 불렀다. 한참 후에 나오는 록펠러 대
통령의 무관심은 한국의 지도자들의 분노를 자아냈으나 지금의 상
황에선 그나마 나와주는 것만 해도 감지덕지할 형편이었다.

"각하, 한국의 맥그루더 대사입니다. 1차 공습에서 한국의 해군
과 공군을 궤멸시킨 일본은 지금 대규모의 2차 공습을 감행하려
합니다. 불행하게도 목표는 군사시설이 아니라 산업시설입니다.
져의 판단으로는 이것은 대단히 옳지 못한 일일 뿐만 아니라 한
국민의 장래를 대단히 불행하게 만드는 일입니다. 일본의 산업시
설 폭격은 제지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대사, 군사작전은 때로는 광범위한 전술목표를 가질 수도 있소.
지금은 아무도 일본의 작전내역에 대하여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오. 대사는 국무성으로부터 지시받고 있는 범위 내에서만 행
동하면 되오. 일본은 서울에 대하여는 폭격을 하지 않겠다고 내
게 약속했소. 수고하시오. "

대사는 난감하기 짝이 없는 표정을 지으며 대통령에게 통화의 결
과를 보고하려 하였으나 대통령은 손을 내저어 만류했다. 대통령의
절규어린 호소를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우시로쿠 일본대사는 여전
히 거만한 자세로 마치 하찮은 자리에 참석해준 사람처럼 앉아 있
었다.

-각하, 모든 공군기를 출격시켜 적의 공격을 동해상에서 저지하
겠습니다. 오직 죽음으로 방어하-습니다.

공군 참모총장의 보고에 대하여 대통령은 묵묵히 앉아 있기만 했
다. 좌중의 사람들은 대통령이 무어라고 대답할 말이 있을 수 없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출격은 무의미하다고 생각되고 있었
기 때문이었다. 오히려 한국은 보유하고 있는 항공기를 모두 잃을
것을 걱정하는 쪽이 좀더 실질적일지 몰랐다. 그들의 뇌리에는 화
염에 횝싸여 연쇄폭발을 일으키는 울산의 화학공업단지와 포항제
철의 모습이 떠올랐다. 이 산업기지들은 한국에게는 무엇보다 중요
한 것이었기 때문에 대통령은 비장한 어조로 공군 참모총장에게 지
시 했다.

-총장, 최선을 다해 주시오. 포항제철이 파괴되면 우리는 시베리
아 송유관 공사나 천연가스관 부설공사를 해약당하게 되오. 일본
이 노리는 것은 바로 이것이오. 조국의 미래는 지금 이 순간 공군
의 두 어깨에 팔려 있소.

-죽음으로 막겠습니다, 각하.

결연한 어조로 대답하는 공군 참모총장과 대통령은 굳은 악수를
나누었다, 두 사람은 벼랑의 끝에 선 기분이었다. 이제 마지막 남은
공군력마저 모두 잃고 만다는 생각이 두 사람의 마음을 강하게 조
여왔다.
이때 대통령 전용의 붉은 색 전화기의 신호음이 요란하게 울렸
다. 대통령은 직접 전화를 받았다.

-오! 부장이오! 수고 많소. 그래 지금 오셨다고! 헬리콥터에서
내리셨다고. 어서 이리로 모시고 오시오.


한국의 각 공군기지에서 발진한 전투기들은 문자 그대로 죽음을
각오하고 동해로 날아갔다, 공군은 각개공격의 작전을 선택했다,
이 작전은 조종사의 목숨은 극히 위태로워지지만 적의 신경을 최대
한도로 자극하면서 일 대 일의 공중전을 전개할 수 있는 전통적 작
전이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일본측의 전자전시스템은 놀라을 정도로
발달되어 있었다. 두 대의 조기경보기가 하늘 높이 떠서 한국에서
전폭기가 발진할 때부터 그 비행경로를 추적하여 자국군의 개개의
비행기에 연결되어 있는 컴퓨터에 비행궤도의 그래픽을 입력한다.
그러면 공격을 하고 싶은 비행기의 조종사가 자체 컴퓨터를 조작하
면 거기에는 일본기지의 슈퍼컴퓨터가 분석한 총격자료가 불과 수
초 내에 입력되어 가장 유리한 공격위치 및 공격용 미사일의 속도
와 적기의 궤적을 분석한 공격명령이 떨어진다. 조종사는 공격목표
를 모니터로만 보고 컴퓨터 명령을 실행하는 키 펀치만 치면 되었
다. 공격하는 자나 공격을 받고 격추되는 자나 서로의 모습을 볼 수
도 없고 볼 필요도 느끼지 않는다. 최첨단 통신체계와 컴퓨터, 그리
고 초고감도 레이더로 연결되어 있는 일본의 항공 자위대의 능력은
실로 가공할 만한 것이었다.

 한국의 전투기들은 적기와의 공중전에 신경을 쓰기보다는 괍임
없이 자신의 기수를 불규칙하게 바꾸는 데 더욱 신경을 써야만 했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파일컨들은 초인적인 능력을 발휘하
여 적의 공습을 제지하고 있었다. 그 힘은 오로지 삶을 포기한 사람
에게서만 나올 수 있는 기적적인 것이었다, 조종사들은 기술보다는
본능과 육감에 의해서 적과 싸우고 있었으며 적의 조그마한 컴퓨터
조작 실수도 간과하지 않았다, 바늘끝 만한 틈새라도 놓치지 않고
파고들어 기체충돌을 할 양으로 대들고 있었기 때문에 적도 겁을
집어먹고 있었다. 그러나 워낙 전력의 차이가 큰 데다가 숫자마저
도 중과부적이어서 시간이 지날수록 한국 공군의 전투기는 급격히
숫자가 줄어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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