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패갤의 여성 사진과 공주님, 그리고 김여사.
게시물ID : freeboard_87006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도도한병신미
추천 : 1
조회수 : 328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5/05/25 18:49:01
옵션
  • 창작글
예전부터 눈팅만 하다 막상 가입한지는 얼마 안 된 뉴비입니다. 글이 길어서 죄송합니다.
 
그리고 자게이 분들은 제 편견에 미리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무도갤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는 모릅니다. 뉴비의 능력으로는 원글을 찾을 수가 ...;;;
 
하지만 윗부분의 몇 개의 글들만을 보고 솔직히 선비 오유를 믿고 가입결심을 한 걸 조금 후회했습니다. 좀 더 지켜봐야 했다는 생각이 좀 들었네요.
 
김여사가 성차별로 느껴지는 이유는 도로 위에서 여성은 대다수의 경우 약자였기 때문입니다. 아래 많은 분들이 글로 남겨주셨네요. 남자들은 운전을 잘못하면 쌍욕을 먹는다고.
 
네. 쌍욕을 합니다. 그런데 쌍욕을 하는 사람들은 상대가 만만해 보이면 더 합니다. 여자운전자랑 사고가 나서 육두문자 시전하다 옆자리 남친 보고 입 다문 농담은 많이들 봤을 겁니다.
 
같은 사고가 났을 때 남자분들은 그 순간 실수에 욕을 먹을 겁니다. 이 XXX 가, 장님이냐? 
 
여자들은 애초에 도로에 나오지 말라는 말을 듣습니다. 집에서 솥뚜껑 운전이나 하라는 말, 모르는 사람 없을 겁니다.
 
김여사라는 말이 불편을 일으키는 건, 그 속에는 여성을 타자화하려는 의도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남성이 사고를 내면 그냥 세상에 수많은 인간 중 한 명이 낸 사고가 되지만 여성이 사고를 내면 아.. 역시 김여사 가 되는 건 여성 전체를 어딘가 내 집단과는 다른 (공간지각능력이 떨어진다, 개념이 없다) 그래서 열등한 (아줌마들은 집에서 솥뚜껑 운전이나 해) 존재로 싸잡는 것입니다.
 
아래 어떤 분이 당당하게 그렇게 말씀하셨더라고요. 그런 무개념 운전자가 대부분 여성에서 나오니까 김여사라고 부르고 그건 성차별이 아니라고요.
 
하지만 교통사고 통계 (이글 쓰려고 찾아봤습니다) 를 보면 여성운전자가 교통사고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00년 9.9%에서 2013년 약 17.3%까지 올라왔습니다. 전체 사고량이 비슷하다고 가정할 때 약 두배 올라왔습니다. 여성운전자 총 수가 얼마나 올랐는지 모르겠지만, 그래봐야 전체에서 1/5이 안 된다는 겁니다. 물론 이 중에 '무개념' 교통사고가 얼마나 되는지는 통계가 없어 모릅니다. 하지만 이 통계에도 불구하고 여자들이 교통사고를 내는 건 대부분 남자라는 시각을 가지지는 않습니다. 성범죄는 남성이 압도적이지만, 우리는 아무도 아, 역시 김서방 이라고 하지 않죠. 대부분의 남자가 하는 게 아니니까요.
 
김여사가 여성 전체를 지칭하지 않는다. 일부 무개념 여성 운전자를 지칭하는 거다 라는 주장은 전 이해가 안 갑니다. 왜 '김'여사입니까? 그게 대한민국에서 찾을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인 성이기 때문입니다. 김여사라는 말은 가장 보편적인 대한민국 여자를 칭하려는 의도가 있는 말입니다. 한양에서 김서방 찾기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닙니다. 즉 보편적으로 우리나라 여자는 운전을 못해 - 라는 거죠.
 
패갤의 여성 사진과 공주님 논란도 저는 참 한숨이 나왔습니다. 그 전에 살짝 고백하겠습니다. 아재들에게는 죄송하지만, 전 솔직히 아재들의 유입에 (심지어 눈팅만 했던 뉴비인 주제에) 좀 우려를 했던 사람입니다.  이건 저도 솔직히 편견이 있다고 인정해야겠습니다. 예전 지인을 통해 자게이 사이트를 알게 됐고 좀 보다보니, 여자에 대한 대단히 왜곡된 시각을 가진 글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분들 들어오신 다음에 분명 여자들에 대한 논란이 터지겠구나. 오유 분위기에서 입 간지러워 못 살지 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시각도 기분 나쁘실 거 압니다. 일부 여성의 운전을 가지고 모든 여성을 잠재적 사고유발자로 보는 김여사나 마찬가지로, 일부의 남성분들의 글을 가지고 모든 자게이 분들을 잠재적 성희롱유저라고 보는 편견이니까요. 죄송합니다. 요즘 적응 무지 잘하시는 아재들을 보면서 조금씩 편견을 고치고 있는 중입니다.)  
 
게다가 유입의 원인이 여시라 더 우려를 했습니다. 여초에서 대형사고를 쳐주는 바람에 여성에 대한 잘못된 시각이 퍼지기 쉬운 분위기가 됐으니까요. 저도 지금 이 글을 쓰면서 여시 소리 듣는 거 아닌가 걱정하고 있습니다. 사실 오유가 제 인생 인터넷 커뮤니티의 처음인데 말이죠. 아, 어차피 거긴 나이 제한 있다고 했죠 ;;; 나이 든 게 좋을 때도 있군요 ;;
 
그리고 패갤에서 몸매 언급 문제가 나왔습니다. 그 다음이 택시 아저씨와 공주님 이야기였죠.
 
이런 모든 것들에 선비급으로 민감해야 하는 이유는 이 부분들이 여성들이 약자였던 대표적인 부분들이었기 때문입니다.
 
패갤에서 몸매 이야기가 언급되는 것도 아예 칭찬을 하지 말라는 거냐 그럴 거면 올리지 마라 하고 민감한 것을 부정적으로 보시는 것 같았지만, 자게이에서 젖절하다, 유라는 유라유라해, 잘 치고 갑니다, 이런 말들을 보며 눈살을 찌푸렸던 저로서는 민감한 게 정상일 수밖에 없지 않나 생각했습니다. 그 뒷북 수를 보면 걱정이 ... (다시 한 번 저격 죄송합니다. 얼마 전에도 패갤 문제를 보고 자게이에 궁금해서 가봤더니 몇 몇 댓글들에 눈살을 찌푸리게 되어서 트라우마가 남아서... 이 글 이후로 다시는 저격 안 하겠습니다)
 
여성이 사회에 진출을 하고 운전을 하는 것. 여성의 몸에 대한 인식. 수많은 곳에서 남성들이 알지 못하는 사이 말로, 행동으로 받는 폭력들. 저 역시 택시에서 못 볼 꼴 많이 본 사람으로서, 솔직히 곽정은씨 반응이 이해가 안 갔던 것도 아닙니다.
 
택시아저씨들, 일단 여자들이 타면 길 돌아가기부터 시작해서 여성들이 도로위에서 받는 온갖 편견들을 다 보여주거든요. 아저씨들이 하는 말에는 항상 여자가, 여자가, 여자가가 붙습니다. 남자분들 생각에 공주님이란 말이 기분 좋을 거 같으신가 본데, 우리 아버지랑 남친 말고 그렇게 부르는 사람은 기분 나쁜 게 당연한 말입니다. 서른 넘은 여자한테 언제 봤다고 공주님이랍니까?
 
저는 패갤의 민감함, 김여사란 단어를 사용하지 말라는 말들, 곽정은씨의 SNS가 지속적으로 나와야 하고, 그렇게 편견을 깨야 하는 게 옳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심지어 곽정은씨의 역차별적 발언도 조금 (물론 아주 약간입니다) 옹호하는 사람입니다. 남자들에게는 그렇게 해도 된다는 게 아니라, 역으로 그런 발언들이 얼마나 불편한지 알게 해주는 사고들이 한 번씩 날 때마다 아, 이렇게 불편한 거였구나 하고 깨달아주시는 분들도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분이 고자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남자들에 대한 차별이 아니냐 - 고 하셨는데, 그럼 고자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는 쪽으로 가야지 같이 비하하자는 쪽으로 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무슨 말을 못한다고요? 네, 적어도 차별적이고 누군가를 기분 나쁘게 할 수 있는 말은 사용하면 안 되는 게 맞습니다. 그게 다 되면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온갖 비하적 단어들도 사용해도 되게요?
 
여성은 도로 위에서 약자고, 김여사라는 말은 약자에 대한 핍박이 될 수 있는 말입니다. 전 사실 김여사라는 단어를 사용함으로서 여성 운전자를 조롱하는 것 왜에 어떤 유머적 요소가 있는지도 이해가 안 갑니다만 (가끔 그 소리를 듣고 욱할 때는 왜? 아예 사우디처럼 여자 운전을 금지해보지? 라는 생각도 듭니다) 저는 그냥 기본적인 걸 주장하고 싶습니다. 그 농담의 당사자가 기분이 나쁜 순간 이건 농담이 아니라 욕이라고요. 김여사는 단지 솥뚜껑 운전을 좀 더 요즘 애들식으로 말하는 것일 뿐 욕입니다.
 
검둥이란 말은 과거 약자로 고통받았던 흑인들이 듣기에 기분이 나쁘니까 욕이고, 조센징도 과거 약자였던 우리가 듣기 나쁘니까 욕입니다. 짱깨라는 발언도 현재 한국에서 약자로 사는 중국사람들에게 기분 나쁜 말입니다.
 
이걸 유머로 쓰시는 분들은 남을 기분나쁘게 하면서 혼자 웃고 계시는 건 아닌지 다시 한 번 돌아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왜 우리가 여류라는 말을 사용하면 안 되는지, 왜 학부형이 학부모로 바뀐 건지, 왜 미국에서 fireman을 firefighter로 바꾼 건지, 민감하다, 씹선비다 욕을 하기 전에 다시 한 번 생각해보면 안 될까요? 곽정은씨가 역차별 적 발언을 했다고 그러니까 나도 해도 돼! 가 아니라 다 같이 하면 안 돼! 라고 말하는 오유가 되면 안 될까요?  
 
긴 글과 저격, 다시 한 번 죄송합니다. 글이 좀 격하지만, 우리나라 도로가 무서워 운전을 포기한 뚜벅이 여자의 분노라고 이해해주세요. 면허를 따고서도 아저씨들의 고함이 무서워 운전을 하지 않는 저로서는, 김여사라는 말이 얼마나 폭력적인지 여러분이 좀 더 실감해 주셨으면 합니다.
출처 제 땅콩뇌.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