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방금 끝난, 오늘 아침 KBS1TV 주최 생중계 민주당 경선 후보 합동토론회에서 사드 문제에 대하여 이재명 후보만 ‘지도자의 확실한 신념으로 슬기를 발휘해’ 철회시켜내야 한다고 하고, 안희정 후보와 문재인 후보는 한미동맹에 근간한 합의를 존중해야 한다고 한다. 한미동맹을 중시하자고? 이 말이 왜 내겐 기존의 예속 관계를 순응하자는 말로 들리지? 애당초 사드가 없었다면 중국과 미국으로부터도 시달리거나 보복당하지 않았을텐데... 여기서 한미동맹이라 함은 사드라는 똥이 무단으로 집에 들어왔는데 그걸 치우지 말고 거름으로 쓰자는 주장인 건데, 집안 살림에 그 똥이 과연 필요한 걸까요? 그건 한국이라는 집 안이 아니라 미국이라는 너른 밭에 필요한 거니 도로 돌려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 한미동맹이라...올바른 국가의 처세술이자 균형 외교란, 한미동맹의 ‘동맹이라는 귀속관계’의 힘을 좀 빼고 한중동맹 혹은 다자동맹으로 옮아가야 하는 게 맞는 것 아닐까요? 주한미군만 우군이라는 논리라면, 주한중국군도 우군이라는 논리도 성립돼야 하는 것 아닙니까?
2. 대연정 문제를 갖고서 안희정 후보와 이재명 후보가 말다툼 합니다. 나는 이재명 후보가 안희정 후보를 제대로 논파하고 있지 못해 매우 아쉽습니다. 협치와 연정을 교묘히 혼동해 사용하는 안희정 후보의 꾀를 콕 찝어 논파하지 못했습니다. 적폐세력, 즉 적군이라도 개혁 진척을 위하여 아쉬운 소리를 하게 될 땐 해야 하고 더 이상 나쁜 짓 못하게 어르고 달래기도 해야 합니다, 그것이 협력 정치, 협치입니다. 그런데 안희정 후보는 이 수준을 넘어 공동정부를 꾸리는 연정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고, 그걸 대단한 포용력인양 포장하기 위하여 ‘대(大)연정’이라 이름 붙이고 자랑하고 있는 것입니다. 일종의 대연정놀이, 대연정 위장술.
그런데 대연정을 지적하는 후보들에게 ‘그럼 자유당이나 그를 지지하는 국민들은 배제해야 한다는 속좁은 구시대 진영논리에 갇히란 말이냐?’라고 타박합니다. 그런데 반론하는 안희정 후보가 드는 예시는 연정이 아니라 협치 모델인 건데 교묘히 이를 뒤섞어 초점을 흐려 버립니다. 이재명 후보는 이렇게 논파했어야 합니다. “자유당 등과의 협치는 그럴 수 있다고도 보여지지만, 그들과 공동정부를 꾸리는 연정은 틀린 것이다.” 라고 말이죠. 보수기득권에게 환심을 사려는, 안희정 후보의 대연정 주장. 이 주장의 연장이 결국 ‘한미동맹이라는 예속 구조는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 는 논리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자기 힘과 민중의 힘에 의거해 기존 억압 구조를 돌파하겠다는 ‘자주성’을 후보자가 신뢰하지 않을 때 온갖 해괴한 개량주의와 타협술이 난무하게 됩니다. 필요하다면 반미도 하겠다던 노무현 후보가 대통령이 되고 나서 이라크 파병도 찬성하고, FTA도 적극 추진한 결과를 초래하며 민중을 배반하게 됩니다. 자주적 원칙이 말뻥으로만 나타나지고 실제 구현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안희정 후보의 대연정과 문재인 후보의 잡탕 메머드 캠프(나중에 한자리씩 요구하게 될 기득권들의 아귀 다툼과 견인력)가 우려되는 이유입니다. 한미동맹을 맹신하고 적폐가 포함된 재벌 시스템을 청산하지 않고 활용하려는 참여정부 시즌2가 그렇습니다. 사드와 한미관계가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이들의 논리에서 제주미군기지와 한미FTA 강행 고집을 꺽지 않고 대한민국의 갈등을 질질 끌어 민중을 피폐하게 했던, 그들의 모습이 오버랩 됩니다. 나는 그런 정권교체는 또 노무현 같은 실망을 안겨줄 것이기에, 진보 장기집권의 꿈과 플랜을 좌절시킬 수 있기에 이들을 지지할 수가 없습니다.
* 오늘 오전 9~10시반 KBS1TV 선택 2017 KBS 대선후보 경선토론 '더불어민주당' 5차 토론 다시보기-> https://www.facebook.com/2017kbselection/videos/227072961093931/?hc_ref=PAGES_TIMEL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