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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넘쳐나는 오디션 프로그램이 청춘을 망치죠
게시물ID : humordata_87031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싸개몽
추천 : 2
조회수 : 1258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1/09/10 19:57:12
이충한 한국의 50대, 많은 것을 이룬 분들은 곧잘 자신의 성공을 자랑하고 거기에 청춘들은 주눅이 들곤 합니다. 그런데 선생님은 이룬 것도 많으면서 별로 자기 자랑을 하지 않잖아요. 이유가 있나요? 김창완 자랑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내가 좋아하는 책인 <도덕경>을 보면 뭘 잘하는 사람에게 칭찬하지 말라는 대목이 있어요. 그 사람을 칭찬하면 다른 사람들이 다 그 사람처럼 되려고 하니까 그런 거죠. 다 각자의 개성이 있고 자기가 잘하는 것이 따로 있는데 요즘 세상은 자, 스티브 잡스를 봐라, 요즘 신문 도배하는 안철수를 봐라, 생쇼를 한단 말이에요. 그 사람이 잘하는 건 잘하는 거지만, 다 그 사람처럼 되는 것이 좋은 게 아니거든요. 내 자랑 하면 나처럼 되라는 거고 그건 자가당착입니다. 이충한 자녀분도 저희 또래라고 들었는데요, 선생님은 교육철학도 남달랐을 것 같아요. 김창완 우리 아이가 80년생이니까 여러분 또래죠. 자녀교육, 처음부터 끝까지 아무도 안 간 눈길을 아이 앞에 펼쳐주고 싶은 게 내 꿈이었어요. 아이에게 어떻게 살라는 얘기, 절대 안 합니다. 그게 내가 아이 키우는 방법입니다. 이건 후배들에게도 마찬가지예요. 다른 후배 뮤지션에게도 아무도 안 밟은 음악세계를 선물하고 싶지, 내가 이러니까 이런 식으로 해라, 이렇게 하면 히트할 거다, 이런 어리석음 전달하고 싶지 않아요. 음악 해보면 알지만 100곡을 듣는 것보다 한 곡을 만들 때의 희열이 있는데 이건 만드는 사람만이 아는 것이거든요. 그 결과물이 좋고 나쁘고는 문제가 아니에요. 그 희열이 있으니 직접 경험해보라는 겁니다. 이충한 노래하고 연기도 하고… 선생님이야말로 아무도 안 간 길을 간 건데 외롭고 두렵진 않았나요? 김창완 나는 의외로 칭찬을 많이 받은 사람이에요. 그렇게 칭찬받아온 것 자체가 행운이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죠. 그런데 혹여 칭찬이 좀 부족했더라도 내 길을 갔을 겁니다. 자신을 긍정하는 마음을 갖는다면 칭찬 때문이 아니라 자존감만으로도 걸어나갈 수 있죠. 이충한 요즘 넘쳐나는 오디션 프로그램이 바로 현재 기성세대가 청춘을 바라보는 시각을 보여주는 것 같아요. “우리 기준에 안 맞으면 능력 없는 거야” 이런 식이죠. 김창완 지금 있는 수많은 오디션 프로그램에 매우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난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하는데, 왜 그리 기를 쓰고 그런 프로그램을 만드는지…. 그냥 매일매일 만들어지는 졸작들, 만들고 좌절하는 음악, 실망스러운 문학작품, 그림들… 그게 다 그 자체로 예쁜 거거든요. 그걸 되지도 않는 잣대로, 박수소리 하나만 갖고 잣대를 매겨서 누굴 상 주고 떨어뜨리고. 그런 걸 즐기는 사람들의 잔인한 속성을 부추겨서 장사를 해먹는 건 나는 반대입니다. 잘하는 애 칭찬하지 말라는 것에도 배치될 뿐 아니라 진짜 음악·예술이 갖고 있는 본질적인 즐거움을 상품화하는 거니까요. 아이들이 유치원에서 그린 그림을 봐봐요. 어마어마하게 이쁩니다. 우리 어렸을 때 되는 대로 엄마·아빠 얼굴 그려놓고 여기 초록색을 칠해도 될지 불안해하다가 칠하고 나서 좋아하고 이런 기억들 있잖아요. 왜 그런 건 다 잊어버리고 점점 바보가 되는 건지, 사랑도 하고 배려도 하면서 자랄수록 아름다워져야 하는데 바보 같은 어른들 때문에 청춘들이 너무 불쌍합니다. 이충한 갈수록 ‘오디션’의 압박이 심해져요. 김창완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이 난무하다 보니 이제는 개개인들이 다 오디션을 받고 있는 거나 다름이 없어요. 세상이 다 오디션중인 거죠. 이게 무슨 삶이고 인생입니까? 나한테도 오디션 프로그램의 심사를 해달라는 제안이 왔는데 다 쫓아냈어요. 이제 세상이 갈수록 교활한 오디션을 합니다. 절대 현혹되지 말고 삶의 참뜻을 생각하며 ‘유아독존’적으로 살아가길 바랍니다. -출저 한겨레 신문-오피니언 (9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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