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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위눌리는 집
게시물ID : panic_8704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언제꿀떡먹나
추천 : 35
조회수 : 2695회
댓글수 : 11개
등록시간 : 2016/04/02 05:5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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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그 집으로 이사하면서 시작되었다. 

미취학 시절인 아주 어릴 때부터 살던 집이 낡아 빌라단지 전체가 재건축에 들어가게 되었다. 

전체 퇴거일 까지도 거주지를 확정 짓지 못했던 우리 집은 친척과 친구들 집으로 여기저기 흩어져 살게 되었다. 

그리고 몇 개월 후, 원래 살던 동네에서 한 블록 아래에 떨어진 또 다른 빌라 한 채를 아주 헐값에 구매하게 되었다. 

몇 개월 만에 식구들이 모두 모여 다시 살게 되었는데, 

그 집에 사는 5년 남짓한 시간 동안 행복했던 기억이 전혀 없었다. 


오래전부터 동생이 키우던 강아지가 이사 오고 얼마 안돼서 집을 나가 돌아오지 않은 것이 시작이었다. 

생각해보면 경고였을지도 모른다. 

그 뒤 강아지에 사족을 못 쓰던 동생은 강아지 두 마리를 연이어 데려오지만 두 마리 모두 오래 버티지 못하고 집에서 도망쳤다. 

그중 한 마리는 굉장히 순하다고 하여 데려와 키웠는데, 데려왔던 동생을 제외하고 모두에게 사납게 굴었다. 

나는 입이나 팔꿈치를 숱하게 물리고 뜯겼다. 

다른 강아지 한 마리는 매우 똑똑했는데, 우리 집에 와서부터는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고 아무 때나 여기저기에 지렸고 느닷없이 아무 때나 살벌하게 짖을 때가 많았다. 

결론은 두 마리다 몇 개월 뒤 산책 나갔을 때, 그리고 대문이 열려 있던 틈을 타서 뛰쳐나갔다. 


그 집에 사는 동안 생각해보면 이상한 일이 참 많았다. 

유독 거지나 노숙자가 느닷없이 대문을 벌컥벌컥 열고 들이닥치는 일이 빈번했다. 


한 번은 정말 행색은 멀쩡한데 초점 없는 눈이 딱 봐도 정신이 나간 사람 같은 여인이 우리 집에 조용히 들어왔다. 남의 집 대문을 열면서도 제집 드나들듯이 자연스럽게 대문을 열고 들어오더니 하는 말.


"여기 추워요. 너무 추워요."


춥다는 말만 미친 사람처럼 반복하며 중얼거리는 것이다. 

그게 무서워서 다급하게 내쫓았는데, 계속 버티면서 춥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내 쫓긴 그녀는 대문 앞에 잠깐 서있더니 다시 밖으로 나가서 우리 집 거실을 한참이나 쳐다보며 중얼거렸다. 


그리고 또 한 번은 어떤 노숙자가 집에 와서 밥을 내놓으라고 생떼를 부린 적도 있었다. 


"나한테 밥을 주지 않으면 이 집에 큰일이 일어날걸. 낄낄낄."


무섭다는 생각만 들어서 내쫓기 바빴는데, 뭔가 있긴 있었던 모양이다. 


그 뒤에 한 스님 한 분이 우리 집에 시주를 오셨는데, 스님도 비슷한 말을 하셨다. 


"아이고 어머니. 집안은 두루 안녕하신가요?"


하시면서 집안을 이리저리 둘러보셨다. 

당시 우리 집 거실은 좀 해괴했던 게, 거실이 굉장히 길었다.

베란다를 터서 거실을 만든 집이라 한쪽 거실 면이 전부 커다란 창이 있었음에도 집안은 늘 음침했으며, 

볕이 강하게 내리쬐도 거실 끝에 부엌까지 닿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래서 대낮에도 부엌은 어두워서 불을 켜고 조리를 해야 했다. 


"집이 너무 차요. 저한테 시주를 안 하셔도 좋으니 불성을 드리거나 종교를 가지셔야겠어요."


라는 말을 하시고 홀연히 떠나셨다. 


그 뒤로 우리 집에서 유일하게 새벽 기도까지 다니며 열심히 교회를 다니셨던 할머니에게 처음으로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그 집에 살기 시작하고 2년쯤 되어 갈 무렵, 할머니께서 대장암에 걸리셨는데

멀쩡하시던 분이 미끄러져 넘어져 거동이 불편해지고 1년여 투병 끝에 돌아가셨다. 

돌아가시는 그 날도 조금 이상했던 것이 그날 따라 모두들 할머니가 누워 계신 방을 들여다보지도 않았고, 

늘 보채던 할머니도 유난히 조용하셨다. 

침묵이 낯설어 할머니 방을 들여다보니 구멍이란 구멍으로 온갖 해괴한 오물을 쏟아내곤 돌아가셨다. 


그렇게 할머니가 돌아가실 때만 해도 우리는 아무 생각 없었는데, 

그 뒤로 외삼촌이 실종이 되시고 나름 가깝게 지냈던 또 다른 외삼촌 한 분과 막내 이모가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거두셨다. 

그리고 또 다른 삼촌은 별것 아닌 일로 우리 집에 쳐들어와 칼을 들고 난리법석을 치고 그 뒤로 의절하고 살게 되는 일도 있었다. 

그 칼부림에 아버지가 조금 다치셨고 누구하나 목숨이 위태로웠던 일이었다. 


그 뒤로 어머니께서는 알코올 의존증이 급격하게 심해지셔서 하루가 멀다 하고 난동을 부리기 시작했다.

여자의 몸에서 어떻게 그렇게 초인 같은 힘이 나오는지 온갖 집안 살림을 던지고 때려 부수는 통에 당시 우리 집에 깨지는 물건이 남아나질 않았다. 

게다가 평생 집과 일터 밖에 모르던 아버지도 뭐에 홀린 듯 한눈을 파시게 되고 그게 불같은 어머니에게 걸려서 순식간에 집안은 풍비박산 나게 되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 집에 이사 나오고 얼마 안 되어 부모님은 재결합하시게 되었지만, 

그때 부모님은 갈라서시고 우리 집 식구들은 다시 뿔뿔이 흩어지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그 집에서 생전 모르던 가위와 악몽에 매일 밤 몇 번씩 시달리기 시작했다. 

그 집에 사는 수년 동안 단 한번도 깊은 수면을 가져 본적이 없었고 내내 불면증에 시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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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 보니 길어졌네요. ㅠㅠ

늘 자기 전에 공게에서 글 보면서 잠드는데,공게 아끼는 유부징어에요. 

오늘은 저도 제 경험을 풀어봤어요. 잘 부탁드려요!


저는 잠귀가 되게 어두운 편이거든요. 

그래서 동생이 저랑 다툰 날 밤에는 

제가 자고 있을 때 꼬집거나 약하게 구타를 해도 세상모르고 자는 편이에요. 

한 번은 자다가 책상다리에 코를 찧어서 코피를 정말 흥건하게 흘리고 잤는데, 

아침에 바닥에 가로 세로가 40cm 정도로 바닥과 옷에 흘렀다 말라 붙었는데도 모르고 잔 적도 있어요. 

이런 사람이 가위를 눌리게 된 일인데, 


벌써, 15년도 더 지난 일이네요. 

그 집에 살면서는 잘 모르고 살았어요. 그냥 불행하다. 사는 게 힘들다 하면서 살았지 식구들 모두 어떤 의심을 안 하고 살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최대의 실수였다고 생각합니다. 


쓰다 보니 내용이 길어져서 

궁금하신 분들이 계시면 가위눌린 썰은 다음 글을 풀어서 계속 써볼게요!

출처 내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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