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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소설) 죄송합니다. 3
게시물ID : panic_8707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감East킬러
추천 : 6
조회수 : 714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6/04/05 02:31:03
사방에 온통 눈부신 빛들 뿐인지 눈을 제대로 뜰 수가 없다...
턱밑으로 흐르던 피가 굳은 덕에 옷이 딱딱해져 움직이기 더욱 불편하다
할로윈 이벤트라도 하는 듯 사태의 심각성을 모른 체 지나쳐 가는 사람들마다 신기한 눈으로
쳐다만 볼 뿐... 그 누구도 걱정하는 이가 없었다.

이대로 쭉 걷는다면 로데오 거리 끝자락을 지나 다시 끔찍한 어둠만이 펼쳐져 있을 것이다.
불과 몇 시간 전에는 없었던 어둠에 대한 공포가 언습해온다.
더 이상 발 디딜 힘조차 남아 있지 않으나 온몸에 털들은 모두 빠져나갈 듯이 뻣뻣하게 스기 시작했고
한겨울 냉수 샤워한 듯 두 이빨이 심하게 떨려온다.

왜 이렇게... 춥....냐....

피가 굳어 잘 떨어지지 않던 내 입에서 나온 말을 마지막으로 눈꺼풀이 감겼다...
텅!.....

텅!.....
어느 순간부터 조금씩 들려오던 둔탁한 마찰음...

화들짝 놀라 깰 만큼 큰 소리에도 눈이 떠지지가 않는다.
꿈인가?....
 
점점 마찰음이 커져올 때 어딘가 나가있던 정신줄이 내 몸을 찾아 들어온 듯
정신이 확 들었다.
그와 동시에 퍼지는 극심한 고통..
으아아악!!! 으... 악!!!!!

졸도할 정도의 고통에 의지와는 다르게 비명이 터져 나왔다..
말도 안 되게 쓰라린 고통과 함께 차가운 바람이 몸속에서 휘몰아치는 듯 한 이 느낌보다 더욱 날 미치게 하는 건
무언가로 인해 떠지지 않는 내 눈꺼풀....

평생 느껴보지 못한 고통보다 칠흑 같은 어둠에서 지금의 내 상황을 보지 못하는 것만큼 와 닿는 공포는 아마 없을 것이다.
무언가로 묶여 있던 두 손 중에 조금이나마 움직일 수 있는 오른손과 머리는 서로를 끌어당기듯 조금씩 거리를 좁혀갔다.

아......... 씨.. 발 자꾸 배에서 뭐가 흘러!!!! 아!!!!!! 썅!!!!

옆으로 움직일 때마다 무언가 배에서 꿀랑이는 듯한 느낌..
생각하는 그 상황이 아닐 거라 믿으면서도 움직일 수 없을 정도의 촉감에 내가 처한 상황을 짐작할 수 있었다.

조금만... 조금만... 으... 으....

두 눈에 박혀 있는 무언갈 낚싯줄에 걸린 물고기처럼 떼어낸 게 십여 개.. 조금씩 벌어지는 어둠 사이로 선홍색 빛이 쏟아져 들어왔다.

내가 위치한 곳에 조명 탓인가..

아니면 지금 내 머리맡에 떨어져 있는 호치케스 심 때문일까..

온 세상이 붉은빛에 잔치였다.
한동안 고통과 어둠의 공포에서 벗어나려는 행동 때문인지 인식하지 못 했던 둔탁한 소리가 내 시선을 잡아당겼다.

낡아빠진 나무의자...

길게 늘어트린 검은 머리칼...

왜 저년이 저곳에 쭈그려 앉아 있는 건지...

무엇이 들어있는지 모르는 철통을 쇠붙이로 치고 있는지....

약 10여 미터 이 공간에 구석에 낡은 의자 위에 쪼그리고 앉은 이..

아니 며칠 전부터 매일 우리 집 앞에 서 있던 그년이 날 보고 있었다..
내가 지금까지 발버둥 치는 것을 보고 있으면서

무엇을 느끼고 있을까....

그녀는 지금껏 본인이 들고 있던 쇠붙이를 던지고 바닥에 놓여있는 철통을 집어 들어
나에게로 걸어오고 있다..

안을 확인 시켜 주려는 것인지.. 1미터도 되지 않는 거리에서 상체를 숙여 움직일 수 없는 나에게 그 속 안을 확인시켜 ...
 
 
 
 
 
 
 
 
 
 
 
 
 
 
 
 
 
 
 
 
 
 
 
 
 
 
 
 
 
두근!.. 두근!.. 두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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