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밤의 일입니다. 하루일을 마치고 진도체육관을 나와 숙소로 와서 후배들과 함께 저녁을 먹으러 식당에 가는데
한 반백의 아저씨가 쪼그려 앉아 울고 계셨습니다. 차마 말을 걸지 못하고 식당에 갔다가, 자리가 없다는 말에 다시 내려오는데 아직도 거기서 울고 계십니다. 손에는 치킨이 든 봉투 하나 들려 있고, 손에는 핸드폰을 든 채 "미안하다"고만 하십니다.
차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아 아저씨 옆에 앉았습니다. 혹시 (실종자)가족이시냐니까 가족이시랍니다. 아들이 죽었답니다. 아들이 죽었다고, 발견됐다고 연락이 온 모양입니다. 그리고 술을 드셨답니다. 자기는 취해서 울고 있다고, 그냥 취한거랍니다. 얘기를 들어보니 아마도 따님과 어머님과 함께 내려오신 모양입니다. 아들이 구해나오면 만나려구요. 그러다 오랜 체육관 생활에 힘들고 지친 딸에게 닭이라도 하나 먹이려고 치킨사러 나오신 모양입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 전화를 받으셨나봅니다. 그리고 술을 드시고, 가게 앞에 앉아서 울고 계셨던 겁니다.
.....뭐라 말씀 드릴 수가 없어 그냥 손을 잡고 어머님께 가셔야 한다고, 어머님도 힘드실텐데 가셔야 한다고 했습니다. 어머님 곁에 계셔야 한다고요. 따님 곁에 계셔야 한다구요
그래도 우십니다. 해드릴 말도 없어 잠깐 옆에 있었습니다. 그분은 자신이 취했다고, 아들이 죽었다고, 어머님들께 잘하라고 하십니다..
그러다 교통조사계 경찰 두분이 차를 타고 오십니다.
가족분이라고, 체육관에 보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아저씨는 그 옆에서 조금 울다가. "여러분 힘을 주세요. 내 아들같은 사람들인데...내 아들같은 분들인데...이렇게 운다고 옆에 있어주고. 대한민국 파이팅!"하다가 순찰차 타고 돌아가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