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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업] 꿈의 경계
게시물ID : panic_8711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열쇠JSY
추천 : 19
조회수 : 1421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6/04/06 22: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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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가 계속 말을 이어가고 있다.
남자의 말을 경청중인 여자는 그의 말을 들으며 어쩔 수 없는 직업병 증상이 찾아왔다.
그녀의 머릿속엔 이미 몇 가지 단어가 떠오르고 있었다.

과도한 망상증 환자. 우울증상도 보임.

“당신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압니다. 지금은 이렇게 제 말을 진지하게 들어주는 것 같지만 머릿속으로는 그렇게 생각하겠죠. 망상증 환자라고. 또는 과도한 스트레스에 의한 우울증 초기증상.”

듣는 이로서의 자세가 잠깐 무너졌던 걸까.
그 잠깐의 생각이 가져오는 미묘한 얼굴표정의 변화를 잡아내다니.
심리학을 그녀가 아닌 남자가 전공했다고 믿어도 될 만큼의 뛰어난 관찰력이라 하겠다.
그가 그녀의 앞으로 찾아와 대화가 시작된 이후로 몇 번이고 감탄하는 사실이기도 했다.

“다시 말하지만 차트기록이나 음성기록을 원하지 않습니다. 그저 오늘 당신을 만나 털어놓고 나면 그것만으로도 금액을 지불하겠다고 미리 말하지 않았습니까. 그냥 당신은 들어주기만 하면 됩니다. 굳이 나를 치료하려거나 증상을 찾거나 조언하지 않아도 된다고요.”

남자는 다시 한 번 그가 앞서 말했던 것을 반복해서 상기시킨다.
경제 불황이라는 말이 나돈지 벌써 십년이 넘어간다. 
잠깐 상승세를 타던 것 같던 경제는 리만브라더스 사건이후로 하향곡선을 치달았다.
그 후로는 경제가 어렵다, 불황이다, 라는 말은 이제 늘 사람들이 달고 다니는 말처럼 되버려 익숙해졌다. 어렵게 사는 게, 익숙해져 버린다는 거다.
그만큼 사람들의 정규직 직장은 구하기 힘들어 졌으며 취준비생들과 신용불량자들, 그리고 고학력 실업자들이 늘어났다.
그 결과 스트레스는 현대인의 암적인 존재로 자리 잡았고 정신전문의가 일하는 병원은 미친 사람이나 가는 곳이라 취급되었던 과거와는 다른 메커니즘으로 떠올랐다.
그리고 수많은 환자를 대하는 만큼 전문의의 상담 비는 결코 싸지 않다.

돈 때문에, 먹고사는 문제 때문에, 고민인 사람들이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을 앓는 것을 
도와주는 전문의가 성형외과와 치과.다음으로 비싼 치료비를 받는 것은 묘한 아이러니라고
그녀는 늘 생각했다.

어쨌든 이 불황에 그녀도 먹고 살아야 했다.
그리고 조금 전에 그녀 앞에서 상담을 신청한 이 고객은 상담료를 훨씬 
웃도는 고액의 금액을 내겠다고 선언했다.


그 조건은 단 하나였다.



치료하려 하지도 말고 판단하지도 말고 그냥 이야기를 듣고 마시오.
의무적으로 하는 녹음이라던가 차트기록을 남기지 마시오.
동의한다면 천만 원을 내고 가겠소.




상담의 본분에 어긋나는 거라고? 직업적 윤리관에서 벗어나는 행동이라고?
아무렴 어떤가. 
대한민국에서 정말로 사람을 살리고 싶은 의로운 마음으로 의대를 나오고 
지옥의 레지던트생활을 견뎌내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본다.
전쟁터와 같은 의국만 보더라도 서로를 몰아내기에 바쁜 작은 정치판이 아니던가.
환자를 위해서, 환자를 위한 의사?
그딴건 없다고 본다. 적어도 그녀와 그녀의 동료들은 그랬다.
그저 그녀에게 있을게 있다면 안정된 수입과 의사치고는 훌륭한 외모를 지니고 있는 미모.
좋은 집안과 결혼을 하고 가문의 이름을 드높이는 것이 그녀에겐 더 중요했다.
사실상 매일 그녀 앞에 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상담하러 오는 사람들을 환자가 아닌 
고객으로 명명하는 것부터 그녀의 일은 희생과 정의구현이 아닌, 돈을 버는 직업의 관념인거다.


열심히 공감하는 척 들어주고 적당한 증상과 일치하는 병명들을 떠올리며 그에 대한 해결책을 내 주고
다음 상담 예약은 언제가 좋으십니까, 많이 좋아지고 있어요. 같이 노력해 봅시다. 라고 말하면 된다.
고객에게 그녀의 산뜻하면서도 순해 보이며 청순해 보이는 미모는 한층 더 믿음을 굳게 만들어주는
힘이 작용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물론 좋은 곳으로 중매 시장에 자신을 잘 팔기 위해 돈을 들이고 칼을 대어 완성한 티나지 않는
얼굴이라는 것은 굳이 타인들이 알 필요는 없다.
그녀는 그저 상냥하고 아름다운 능력 있고 유망한 신경정신전문의의 이미지만 가져가면 되는 거다 . 
여자는 수락을 했고 남자는 그녀가 보는 앞에서 그녀의 개인 계좌로 천만 원을 입금시켜 주었다.
그런 그녀에게 남자가 제안한 상담 방식은 거절할 이유가 조금도 없는 조건이었다.
승낙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남자가 내 말하기 시작한 내용은 지루하기는커녕 흥미롭기까지 해서 꿩 먹고 알 먹고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다시 말을 시작해도 되겠습니까.”
“예, 얼마든지요.”

여자는 청순해 보이는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가라고 남자에게 말한다.
남자는 그런 그녀의 미소에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고 하던 말을 계속하겠다는 의사만
비춘 채 입을 열었다.

“이제까지는 정말 그것들이 아무런 의미도 없다 생각했소.
다른 사람이야 어떨지 모르지만 그냥 내게 꿈을 꾼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니까. 
살아온 나날 중에 단 하루도 꿈을 꾸지 않은 날이 없다는 말을 처음 친구에게 했을 때
녀석은 나에게 물었지. 너 잠을 얕게 자거나 금방 금방 깨거나 하냐? 그렇게 자서 피곤하진 않아? 라고.
사람들은 보통 꿈을 꾸며 잠드는 자들은 깊게 숙면을 취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는 것도 그때 처음 알았지.
나에겐 신선하기까지 했달 까. 기억하고 있는 가장 어린 나이 때부터 나는 잠들면 꿈을 꾸는 것이 당연하
다 생각했고 다른 사람들도 당연히 나처럼 깬 후에도 꿈이 생생하게 기억나는 줄 알았거든.
내겐 자연스러운 일이었고 꿈은 거의 스토리를 가지고 진행됐으며 독특하거나 재미있거나 신기한
체험이 많았소. 그래서 나는 어느 날부터 꿈에서 본 것들을 글로 쓰기 시작했고 그것을 인터넷에
연재하기 시작했소. 결말까지 탄탄한 스토리로 만들어진 꿈을 꾸는 날이 훨씬 많았기에 난 그저
본대로 타이핑을 했고 그것들이 그렇게나 신기하고 재미있거나 공포스러운 이야기 일거라고는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었소. “



아, 어디선가 본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여자는 떠올렸다. 잡지나 티비 인터뷰에서 몇 번 봤던 얼굴이었다.
정확한 나이는 몰랐지만 하얗고 적당히 마른 체형에 미소년 같은 동안의 얼굴.
센세이션을 일으킨 작가, 장억대였다. 
웃긴 이름과 어울리지 않는 그 미모로 인해 많은 여성 팬을 소유하고 있지만 
정작 작품적으로는 남성 팬이 압도적으로 많은 인기작가.



“사람들은 열광하기 시작했고 어떻게 그렇게 매번 새로운 이야기들을 쓰느냐고 나를 천재라 일컬었지. 
나는 그저 웃고 말았소. 나는 아이디어를 짠 적도 없고 고민하지도 않았으니까. 
그냥 꿈에서 보고 듣고 겪은 내용을 다음날 아침 기억하는 그대로 쓰기만 했으면 됐으니까. 
출판사에서 책을 내자는 제안이 들어왔고 나는 그렇게 어린 나이에 데뷔를 했소.
이십대 초반 나이에 데뷔를 해 천재라는 소리까지 들으며 작품을 만들어 왔소. 
아니 꿈에게 본 것을 그저 옮겨대는 것뿐이고 꿈은 매일매일 내게 찾아와 많은 이야기를 보여주었으니
어려울 것도 힘들 것도 없는 생활이었지. 그건 정말로 내게 아주 간단한 거였어.
잘 기억하기만 하면 됐던 거거든.”


남자가 잠시 목이 마른지 여자가 내민 미네랄음료를 꿀꺽 하고 마신다.
액체가 넘어가는 목젖이 왜인지 모르게 색기가 돈다는 느낌이 들어 여자는 황급히 시선을 돌렸다.



“그렇게 칠 년 동안 작가생활을 하며 출간한 책만 열다섯 권이 되었지.
모두 단편으로 엮인 책들이었지만 그 열다섯 권의 인세만으로도 나는 평생 먹고 놀 만큼의 돈을 벌었소. 사람들은 내게 다음이야기를 원하기 시작했고 나는 별 어려움 없이 그저 꾼 꿈을 그대로 적어내기만 하면 
되었었지. 그런데 말이오. 갑자기 내 꿈이 변하기 시작했소.”



꿈이 변한다?
어떤 식으로 변한다는 말일까.
여자는 이제 듣는 상담자의 입장에서 벗어나 어느새 이 유명한 작가의 이야기에 빠져들고 있었다.



“꿈은 행복한 이야기도 신비한 이야기도 기묘한 이야기, 스릴러, 느와르 여러 장르의 이야기들을
내게 보여주었었소. 그런데 어느 순간부턴가, 그래 내가 28세가 되던 작년부터 갑자기 꿈이 변화하기
시작했소. 거의 다 기묘하다던가 공포, 악몽 같은 느낌의 꿈들만 꾸게 된 거지. 
귀신이 나온다던가 그런 악몽이 아닌 조금 기묘하면서도 묘하게 기분이 찝찝한 그런 꿈들이요.
그 내용들이 아까 전에 내가 당신에게 말 해준 몇 가지 에피소드들이었소.”


아아, 그런 것들이었던가.
처음 이 남자를 피해망상증 또는 과도한 스트레스에 의한 우울증 초기 환자로 생각하게 만들었던 상담 내용. 
대부분의 내용들이 우울하고 기묘하며 비틀린 꿈들에 대한 이야기들이었다. 



“가장 큰변화는 한 가지 집중적인 장르가 아니었소. 가장 큰 문제는 말이오. 바로 그거였소. 
결말까지 완벽하게 드러냈던 꿈들이 결말이 나지 않기 시작했다 이거요. 말 그대로. 
그러니까 아까 말해준 꿈 중에 내가 과거로 간걸 깨닫는 꿈을 예로 들겠소. 
꿈속에서 나는 평소와 다른 것이 없다고 느끼다가 문득 친구들의 핸드폰을 보니 모두 피쳐폰을 쓰고 있었
소. 그리고 내 폰을 보니 스마트 폰이었지. 방금 전까지 아무생각 없이 잘 사용하고 있던 폰이 친구들의 
폰이 피쳐폰인걸 깨닫고 지금이 몇 년도지? 하고 묻고 친구가 1999년이잖아, 라고 대답한 순간 
내 폰의 액정화면이 먹통이 되었소. 내가 과거에 와있다 생각한 순간 내 복장은 고등학생이 입는
교복으로 인식되었고 친구들도 모두 학생이었소. 그중 한 친구가 내가 폰이 고장 났다고 하자 고쳐주겠다
며 분해를 했는데 그 순간 난 또 생각했소. 아 이건 지금 시대에 없는 기술력의 기계인데,
라고 생각하자마자 친구가 외쳤지. 야, 이거 뭐 안에 아무것도 없잖아. 정말 폰 맞아? 라고 말이요.
내가 떠올리자마자 폰안의 기계부품이 사라진 거지. 보통이라면 내가 현실로 돌아오기까지의 과정이나
에피소드가 사람들이 열광하는 전혀 추측하지 못한 방식으로 진행이 되고 결말이 나야 정상이겠지.
그런데 그게 아니던 말입니다. 그 상태로 내 꿈은 결말을 맞이하지 못하고 적당히 진행되다 위급한
순간에 결말을 맺지 못하고 깨어버렸소.”



아,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의 책은 베스트셀러고 이야기가 워낙 흥미진진해 머리도 식힐 겸 언제나 구매했던 그녀였다. 
여자는 그 에피소드의 결말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 장억대라는 인기 작가의 고객은 그게 결말이 나지 않은 꿈이라 말하는 거다.
흥미가 동한 여자는 빨리 다음이야기가 이어지길 바라며 작가의 입술이 움직이길 기다렸다.



“그때부터 나는 태어나서 단 한 번도 해보지 않은 경험들을 하기 시작했소. 
꿈은 더 이상 내게 결말을 보여주지 않았지만 완결나지 않은 그 이야기들의 결말을 보지 않은 
나부터가 그 이야기의 독자가 되어 결말을 예측하기 시작했소. 어떻게 될까.
전에 이런 꿈을 이렇게 꾸었을 땐 이렇게 되었으니 이렇게 되지 않을까? 
하고 나는 결말을 상상하여 적어내기 시작했지. 나는 작가임에 동시에 독자가 된 것이오. 
그리고 신기하게도 그 이후로 책은 더 잘 팔리기 시작했소.
장르는 점점 괴담이나 기담 쪽으로 흘러갔지만 그래서 더욱 더 수요가 늘어나기 시작했소. 
나도 스스로 독자가 되며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느낌에 재미를 느꼈지. 그런데 말이오. 
내가 여기를 찾아온 이유는 바로 며칠 전에 깨달은 어떠한 사실 때문이오.”


마치 기묘한 기담을 듣는 기분으로 본인의 의무를 망각하고 여자는 몰입한 후 클리이막스에 다다른 기분이 들었다.



“왜요? 뭘 깨달으셨기에 천만 원이라는 금액을 지불하면서까지 상담을 하신 거죠?”



여자가 질문하자 남자의 하얀 얼굴에 처음으로 미소가 걸린다.
장억대의 입 꼬리가 곡선을 그리자 무표정한 조각 같던 얼굴이 빛이 나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어느 순간부터 계속 꿈의 결정적인 부분에서 깨는 거요. 
이야기가 진행되다 아무리 노력하고 발악해도 결국 최악의 상황에 도달았을때 -
다시 말하면 클라이맥스라고 할까. 그곳에서 깨어난 거요.
대부분이 내가 죽음의 위기에 달하거나 어떻게 해도 해결이 안 되는 그런 극악의 상황일 때 눈을 뜨는 거지. 
신경 쓰지 않고 그저, 아 또 오늘도 결말을 추리하며 써야겠다고 생각하는 정도였소.
이미 수중에는 돈이 차고 넘칠 만큼 있고 내 책을 빨리 내야한다는 부담감도 없으니 본인이 작가이며
독자의 입장을 즐기며 천천히 결말을 생각하는 것에 만족하는 삶이었으니 말이오. 
그런데, 며칠 전 꾼 꿈에서 극악의 상황을 몇 번이나 극복하던 중 최악의 상황에 도달 했고, 
그때 깨어났소. 그때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더군.”


“무슨 생각이요?”


여자는 이제 눈빛까지 푹 빠져든 얼굴로 남자의 다음 이야기를 재촉한다.



“만약 내가 이 극박한 상황에서 깨어나지 못한다면, 혹시 꿈에 갇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 말이오.
남들이 들으면 웃어넘기거나 비웃을 이야기라지만 말했다 시피 나에겐 꿈이라는 것은 남들과 다른
애틋하고도 신비한 영역이었소.
나는 지금도 매일 밤 선명한 꿈을 꾸고 있고 단 한 번도 꿈을 꾸지 않고 잠든 적이 없는 남자요. 
그런 예감이 드는 순간 나는 말로는 형용되지 않을 불길한 예감에 사로잡혔소. 
그리고 그 후로 며칠 동안 꿈은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아주 무섭고 기괴한 상황 속으로 나를 몰아갔고,
그 결말은 항상 아슬아슬하게 내가 죽기직전에 깨어나 더 이상 어떻게 극복할 수 없는 상황에서
벗어나게 만들어주는 꿈이었소.
내 불안감은 더더욱 깊어졌지. 이러다가, 꿈의 경계가 무너진다면, 나는 어떻게 되는 걸까.
이대로 꿈에 갇혀 깨어나지 못하는 걸까. 나는 아직 젊고 즐기고 싶은 것도 누리고 싶은 것도 많은데.
하는 생각 말이요. 꿈이 나를 침범하려 하고 있다는 공포감이 몰려왔소. 그래서 잠드는 것이 무서웠지. 
그러나 나는 규칙적인 생활을 해 온 인간이오. 어김없이 어젯밤에도 잠이 들었고 아침에 일어났을 때, 
기적 같이 하나의 해답이 나왔소. “


“어떤 해답이요?”



남자가 여자를 향해 밝게 웃었다.
그리고는 모든 것을 털어놔 시원하다는 후련한 표정으로 여자에게 대답했다. 






“내 꿈을 다른 이에게 파는 거지. 한 현정. 이 씨발년아. 




비싸기는 하지만. 정확히는 내 꿈이 나를 침범해 현실로 튀어나올지도 모른다는 불안한 꿈을 파는 거야.
꿈에서 어떤 이가 알려주더군. 불안해? 미치겠어? 무서워? 그럼 팔아. 이 꿈을. 그럼 너는 해방될 거야.
더 이상 이런 꿈들을 꿀 수는 없겠지만 말이야. 라고. 그래서 나는 네년을 찾아와 꿈을 판 거다.
천만 원에. 고맙다. 난 이제부터 난 내 삶을 잘 즐길게. 쌍년아. 
인기소설가 장억대가 아닌 원래 내 이름 장독대로 말이야.”




남자는 피식 웃더니 할 말을 다 했다는 듯 일어나 걸어 나갔다.
여자는, 아니 한 현정이라 불린 여자는 얼어붙은 표정으로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기억에서 지워진 스무 살 초반에 그녀가 잔인하게 버린 가난한 고시생의 이름이 떠올랐다.
그의 이름은 장독대라는 말도 안 되는 촌스러운 이름의 남자였다.
그녀가 기억하는 비루하고 찌질 한 얼굴. 
생각이 났다. 사람들이 장억대의 얼굴이 성형으로 만들어진 얼굴이라고 까던 악플들을.
작품으로 깔게 없으니까 성형한 거로 까냐는 댓글 싸움을 보며 낄낄거렸던 기억이
그녀의 머릿속에서 맴돈다. 




“기다려! 무효야! 안 받아! 씨발새끼야, 거기 안서?”




현정은 비명을 지르며 그의 뒤를 쫒아갔지만 이미 그의 모습은 사라지고 없었다.
털썩 주저앉으며 현정은, 밤이 오는 것에 대해 미칠 듯 한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했다.
그녀의 머릿속엔 그가 들려주었던 소름끼치면서도 기괴했던 에피소드들이 떠올랐다.
공포란 타인이 이야기하거나 겪은 것을 읽거나 들었을 때 재미있는 것이지, 
본인이 겪는 것이 재미있을 리 없으니까.



“야이 개,새끼야!!!!!!!!!!!!!!!!!!!!!!!!!!”




여자의 악에 찬 비명소리가 건물 밖까지 들린다.
찢어지는 여자의 비명을 들으며 장독대는 크게 웃으며 발걸음을 옮겼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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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저 사실 글쓸때 퇴고를 잘 안해요.
그냥 한번에 쭉 써내려가는 걸 좋아해서..
문맥이나 단어중복이나 안맞는게 있을거예요.
아마 오타도 있을지도..

이 단편 역시.. 꿨던 꿈들 모음 + 꾸고나서 쓴 느낌 재구성해 쓴 단편,
네.. 전 공포소설은 좋아하지만 역시나 쓰는 재능은 없는 글쟁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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