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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앵커브리핑과 우리집 풍경
게시물ID : sisa_87150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름다운비행
추천 : 45
조회수 : 1653회
댓글수 : 20개
등록시간 : 2017/03/21 00: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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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그희정이 땜에 어이가 없으므로 음슴체.

 

저희 집은 매일 저녁식사를 하며 온 가족(, 아내, 아들2)이 뉴스룸을 봄.

특히 평일에는 거의 변함없음.

 

오늘은 특별히 식탁에 앉자마자 뉴스룸 포인트를 집어줌.

주말동안 표창장, 홍석현 등 이러저러한 일이 있었고, 오늘 손석희의 대응이 아빠에게는 엄청 중요하다

만약 그가 대충 넘어가거나 제대로 언급하지 않는다면 내일부터 우리집은 스브스로 갈아탄다. 뭐 이런 내용이었음.

 

뉴스 시작하고 다들 비장한 표정으로 시선은 화면에 둔 채 식사를 시작함.

초 중반 부에 표창장 언급이 나와서 두 아들이 오오~ 하는 소리 냄.

하지만 기대보다 간략히 그냥 짚고 넘어가는 수준이었음.

기자들 얼굴이 전에 없이 초췌해 보임. 특히 심수미, 서복현은 몇일 굶은 거 같다고 아내가 말함.

 

시간이 갈수록 내 입은 대빨 나오기 시작하고, 둘째가 그런 내 옆모습을 몰래 카메라로 찍으려다 들킴. 아내가 고구마를 구워 와서 다들 말없이 

껍질을 까는데 앵커 브리핑 시작.

 

가족 모두 숨소리도 안내고 경청....

 

......

 

이상, 오늘의 앵커 브리핑 이었습니다!”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뭔가 복잡해져서 얼굴을 찡그리고 있는데, 다들 한마디씩 하기 시작함.

 

아내 : 에둘러서 말한 거 같은데, 이 정도면 괜찮은거 아냐?

아들1 : 에둘렀네.

아들2 : 에둘렀어.

본인 : 그래도 자막 문제는 좀 아쉽다. 그냥 대놓고 실수였다고 사과하면 깔끔할 텐데...

아내 : 저기 안에도 복잡하겠지.

 

그러고 보니 손석희의 표정이 비장함과 동시에 복잡한 거 같기도 하다.

내가 홍석현이라도 손석희를 대신 할 누군가를 찾아볼 생각이 안 들까?

기자들도 제각기 저널리스트로서의 소신과 정치적인 견해는 다 다를 것이고,

자의반 타의반으로 저널리즘의 아이콘이 되어버린 손석희는 자신의 신념을 유지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량의 에너지를 쏟아 붇고 있을까?

 

갑자기 손석희가 외롭게 느껴짐.

 

한때 문재인에게서 느꼈던 그 절절한 외로움이, 오늘은 손석희에게서도 느껴지는 날이었음.

 

이상 오늘의 울 집 저녁 풍경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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