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생활중 정말 재미있었고 황당했던 이야기를 써볼까함
때는 말년병장이었음. 뭘해도 심심하고 따분하던때에 마침 파견을 가야할 일이 발생함
평소같았으면 안가고 부대에서 띵가띵가있겠지만 부대에 바쁜일이 있어서 나까지 투입될 위기에 놓여있었음
위기의식을 느꼈던 나는 파견을 가야하는 이유를 대통령선거공약만큼 그럴싸하게 주장함
내 의견을 듣던 행보관은 고개를 끄덕끄덕거리며 내 의견에 동의한다는 표정을 지은뒤
닥치고 작업이나 가라며 꺼지라고 함
하지만 나의 말년잉여력에 쓸모없음을 다시 느낀 행보관은 저녁에 다시불러 나보고 가라함
파견을 가기전에 부식을 사서갈까말까 고민하지만 그쪽부대에 가서 사지 뭐...라는 생각을 하고
가볍게 산책하는 마음으로 파견부대로 떠남
룰루랄라 와서 이곳에서 해줘야 할 일은 우리부대 포병에 대한 간단한주특기를 보여주고 설명하는것뿐이었음
파견갔던 중대는 사격으로 인원이 모두 빠져있었음
그렇게 일과를 보내다가 생활관에 가서 잠시 쉬려고 갔는데 생활관에 불안한 시선으로 떨고있는 한마리의 양이 보였음
그렇다! 그건 신병이었던 것이었다!
아니 신병이!? 라는 생각이 들자 온몸에 장난끼의 기운이 발산되기 시작함
하지만 이곳은 우리부대도아니고 그냥 아저씨였기에 장난끼를 억누르며 얘기나 나누려고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를 하니
역시나 예상대로 이병!! OOO!! 를 복창하는것이었음
편하게 하라고 나는 다른부대 사람이니까 당신과 아무상관없다고 말해줬지만 이미 그녀석의 눈빛은 나에대한 충성심으로 가득해있었음
아마도 내계급장에 검정색4줄이 그어져 있는걸 보고 그때부터 정상적인 사고를 할수없는 상황이 된 것 같았음
마침 배도고프고 해서 PX나 같이 가자고 했지만 아닙니다! 괜찮습니다!를 연발했지만 아 배도고픈데 거 참 그냥 갑시다! 하고 힘주어 말하니
예! 알겠습니다! 하며 바로 따라왔음! PX에서 이거저거 사서 먹으며 얘기를 나누면서 계속 편하게하라고 내가 이부대사람이 아니라고 주입을 시켜줬음
조금씩 긴장이 풀리는지 잡혀있던 각의 90도가 70도쯤으로 내려오고 60도쯤으로 내려가던찰나에
다시한번 장난끼가 발동한 나는 한마디를 해봤음. 아저씨 근데 내가 다른부대사람이 아니고 이부대 사람이라면??
그 말을 들은 그녀석의 눈동자는 서서히 동공을 잃어가며 우주를 헤매기 시작했음
뻥이라고 그냥 장난이라고 말을 해줬지만 이미 그녀석의 각은 120도로 올라가 있었음. 아마도 진짜 내 선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
웠던것 같음... 그렇게 px의만찬을 뒤로하며 생활관으로 돌아와 띵가띵가 놀다가 활동복으로 환복을 하게됐음.
심심하던 찰나에 흡연을 하려고 신병아저씨와 같이 막사밖으로 나갔을때 사격을 마치고 복귀하는 병사들의 모습들이 보였음.
그냥 그렇구나 하고 노가리를 까고 있는데 조금 있다가 어떤 녀석이 우리앞으로 다가오는 거였음...
여기까지 쓰다가 일때문에 뒷편을 못썼는데 오늘 회사와서 쓰게돼네요...ㅋㅋ 자.. 그러면 뒷편은...
다가오는 녀석의 포스로 봐서는 짬이 많이 축적되어 있지는 않아보이고 일병정도의 오오라밖에 나오지 않았음
하지만 내 옆에 신병아저씨에게는 그 일병은 이미 사단장이상이었음
신병아저씨는 아무것도 모르지만 뭔가 육감과 느낌으로 자신의 선임이란걸 멀리서도 눈치채기 시작한것같았음
역시나 가까이서 다가오던 녀석의 계급장이 보이기 시작하자 나는 짬빱을 똥꾸먹으로 먹지 않았구나 하는걸 깨달았음
그녀석은 일병계급장을 달고있었고 신병이 왔다는 소식을 들은것 같았음
아마도 신병따위가 개념없이 벌써부터 혼자 돌아다닌다는걸 알고 분노게이지가 상승한것 같았음
하지만 이녀석의 크나큰 실수는 이제부터 시작되게 된거임. 신병이 들어왔단것만 알고 자세한 내막은 알지 못하는것 같았음
아마 고참들이 부리나케 빨리 데려오라고 했던것 같음.
이녀석은 오자마자 대한민국 팔도의 욕을 적절히 섞어가며 64비트 욕배틀을 나에게 시전하고 있었음
이녀석은 아마 나도 신병이라고 생각했던것 같음. 그럴수밖에 없는게 내가 입고있는 활동복은 요즘 신병들이 새로 받고있는 강한육군 활동복이었음.
내 후임은 나의 위대한 유물인 말년병장의 기운이 담긴 주황색활동복을 선사하고 짬찌냄새나는 구리디구린 강한육군활동복을 나와 교환하게 됌
결코 뺏은건 아니고 전역하기전까지 좀만 입어보자고 한거임... 동기들은 없어보인다고 입지 않았지만 나는 강한육군에서 느껴지는 바그다드에서 곧
넘어온듯한 향의 실크냄새가 너무 좋았음. 결코 변태는 아님...
어쨌든 강한육군을 두놈이 입고 있으니까 나도 같이 들어온 신병으로 본것 같았음. 그녀석의 욕배틀에 맞서 싸우기 위해 그동안 갈고닦은 욕들을 3.2버
전으로 보여주려고 했으나 그 찰나에 너무나도 기똥찬 생각이 드는거임... 신병놀이를 시작하자!!
나의 굽어있던 허리를 수직으로 세우며 두 주먹을 무릎위로 올곧게 옮겼음
오랜만에 허리를 세워서 8번과 11번경추에 무리가 가는듯 싶었지만 이 재미를 놓치고 싶지 않았음
옆에있던 신병녀석은 내가 하고있는 몹쓸놀이에 대해 알고있겠지만 그녀석에게 말할권한이란 없었음.. 아니 이미 사단장앞에 마주하고 있기 때문에
나는 누구? 여긴 어디?를 시전하고 있었음
그녀석은 지금까지 자신이 갈굼당한 욕들에 대한 한을 담아 우리에게 한풀이를 하는 중이었음. 이 부대는 꽤나 갈굼이 있는것 같았음.
앞으로 이 부대에서 힘든 생활을 헤쳐나가야할 신병아저씨가 불쌍...하긴 개뿔 강한육군으로 태어나기 위한 교육을 욕으로 하고있는 일병을 보고 우리
군대의 희망은 밝구나라는 흐뭇함을 느꼈음.
일병아저씨의 팔도를 비벼놓은 팔도비빔욕을 끝내고 난후 몇가지 질문을 하기 시작했음
님 몇살임? 어디서왔음? 여자친구있음? 등등 많은걸 캐묻기 시작했음. 옆에서 신병아저씨는 대기업면접관의 질문에 성실히 대답하듯 대답했고 나는
집앞편의점알바점장이 묻는 질문에 대답하듯 대답함. 이등병의 패기와 쫄아있는 모습이 느껴지지 않았던지 나에게 다시 도발을 시전하기 시작함
열심히 멍을 때려주며 전역후에 복학하면 여자친구가 생길수 있을까? 아마 난 안될꺼야...라고 좌절하고 있을때 일병아저씨가 열이 뻗쳤는지 내 머리
를 밀치는거임. 옳다구나 걸려들었어~라고 생각한 나는 곧바로 일병아저씨의 명찰을 본후 반항을 시작했음.
"김OO일병님 폭력은 옳지 않습니다. 말로 해주십시오."
이 말을 듣기전까지 김일병의 머리에 박혀있던 이성의 나사는 도라이바로 조금씩 풀리고 있었지만 이말을 한후 드릴로 풀듯이 풀리기 시작했음
자 점심도 맛나게 먹었으니 최종편으로 갑니다~
나사가 풀리기 시작한 김일병은 마지막 남은 이성을 놓치지 않기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었음
아마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김일병이었으면 완빤치 쓰리강냉이샷을 날렸겠지만 김일병은 천사였음. 나의 멱살밖에 잡지 않는거임
김일병에게 감동받은 나는 화를 풀어주기 위해 달콤하게 속삭여줬음
"김oo일병님 뒤에 대대장님 있습니다..."
나의 멱살을 잡고있던 김일병의 고운손은 호나우드의 전성기때 순간스피드만큼이나 빠르게 제자리로 돌아갔음
김일병이 뒤를 돌아본순간 김일병의 이성은 끊어지고 말았음. 대대장이 아니라 짬타이거가 김일병을 한심하다는 듯이 쳐다보며 지나가고 있는거였음
김일병은 다시한번 돌아서서 내 멱살을 잡으며 팔도비빔욕을 다시 시전하고 있었음. 하지만 천사인 김일병은 결코 주먹은 쓰지않았음.
이에 감동받은 나는 이제 장난은 그만둬야겠다란생각은개뿔 온몸의 전율이 솟아오르기시작하며 마지막 임펙트를 날렸음
"아 진짜 너무하시네.. 손님을 이렇게 맞으면 안돼죠"
난 진짜 맞는 말을 했지만 그녀석이 듣기엔 내가 여기 신병손님으로 왔는데 좀 잘해줘잉 뿌잉뿌잉~ 이라고 들렸을거임
그렇게 나는 신병아저씨를 데리고 막사로 올라갔음. 김일병이 우리를 잡을줄 알았지만 너무황당했던지 꿍얼꿍얼거리면서 혼자 땅을 보고 있는거임
막사로 무사귀환한 나는 생활관사람들과 어색한 인사를 나누고 파견왔다고 인사를 나눔 이옆은 신병아저씨인데 혼자 있어서 내가 데리고 다녔다고
말하니 다들 그러려니함.
그렇게 옆에 있는분대장아저씨와 시시콜콜한 얘기를 나누고 있다가 김일병이 생활관 문을 열고 들어왔음
생활관에서는 소란을 피울수없는 계급이라 그런지 나를 잡아먹을듯한 표정으로 분대장앞에 가더니 조용히 얘기를 하는거임
"oo병장님 이놈 완전 또라입니다. 제정신 아닌것같습니다. 저한테 대들고 완전 미친놈같습니다." 라고 분대장에게 일러바침.
분대장은 이구역의 미친일병은 나야라고 하는 김일병을 3초간 벙쪄서 쳐다보다가 김일병에게 팔도비빔욕을 시전함
아마도 김일병은 이 분대장에게 욕을 배운것 같았음. 욕하는게 오묘하게 닮았었음.
그렇게 속사포욕을 먹은 김일병은 여긴어디?나는누구?를 시전하며 패닉상태에 빠짐
왠지 나의 장난으로 인해 아무 잘못도 없는 김일병이 욕을 이렇게 먹고있구나 라고 생각하니 너무 미안해지긴 개뿔 내 인생에 이런 재미있는 상황이 언
제 다시 올까하며 나의 내면은 디아블로를 닮았구나라고 생각함 디아블로를 잡을때면 아무 이유없이 그렇게 슬펐구나... 라고 깨달음 디아블로는 나의
형제였던 거임.
어쨌든 오해는 풀어야 했기에 김일병과 있었던 이야기보따리를 모두 풀어줫음
그때서야 김일병은 이런 xx같은 놈아 나랑 목숨을 걸고 몸의대화를나누자. 너의 강냉이와 나의 강냉이가 전부 털린 합이 몇개인지 세어보자. 하는눈빛
을 나에게 쏘아보냄.
하지만 나는 김일병의 시선을 외면했음. 결코 tv에 나오는 걸그룹을 보기위해 외면한 것은 아님.
그렇게 오해는 풀리고 저녁시간에 김일병과 나와 신병과 분대장은 같이 px에 가서 화기애애한 즐거움을 나눔
물론 파견이 끝나는 날까지 김일병이 나에게 레이저눈빛을 쏘는걸 멈출수는 없었음
그리고 신병아저씨는 김일병이 전역하는 날까지 이유없는 갈굼을 먹었다는 소문이...
반응이 좋으면 다음에는 여군하사뒤에서 행군하다 방구맞은썰을 풀어보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