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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가와 피휘(避諱)
게시물ID : sisa_54852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광필
추천 : 1
조회수 : 49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9/02 11:12:41
옛날에는 '임금'이 하늘이었습니다.

따라서 감히 임금의 얼굴을 보는 것도 불경스러운 일이고, 임금의 이름을 입에 올리는 것도 불경스러운 일이었습니다.

그 결과, 동양에서는 임금의 이름은 "피휘"(避諱)라고 해서 피해서 쓰게 됩니다. (군사부 일체라서 공자의 이름인 丘자, 자신의 스승, 조상들의 이름자도 피해서 씁니다.)

보통은 임금의 이름과 같은 글자는 한획을 생략하거나, 아니면 발음이나 뜻, 혹은 모양이 비슷한 다른 글자로 바꾸거나 합니다.

만약 피휘를 잘못하면 과거 시험에서 떨어지게 되거나, 관직을 삭감당하거나, 자칫하면 역모죄까지 뒤집어 쓸 수 있었던 무서운 불경죄였죠.

하지만, 임금의 이름이 자주쓰여야 하는 글자면 문제가 심각해집니다. 글은 서로 의사를 소통하기 위해 쓰는건데 일일히 피하기 어렵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조선의 임금들은 일상적으로 잘 안쓰는 한자를 뜻하는 '벽자 [僻字]'로 이름을 지었습니다. 백성들이 피휘하느라 글자를 일일히 옮기게 하느니, 차라리 왕의 이름자를 잘 안쓰는 글자로 만든 것입니다. 백성들의 편의를 봐준거죠.



요즘 학생들이 애국가를 부르기에는 그 음역이 너무 높아서, 조금 낮춰부르기를 했더니 "그건 애국가도 아니다"며 난리를 치는 사람들이 있나 봅니다.

왕조 였던 조선시대에도, 왕이 백성을 위해 자신의 이름자를 일부러 '벽자'로 쓰는 수고를 해줬는데,

민주국가라는 대한민국에서 애국가가 백성보다 앞에 있어야만 하는 것인지, 참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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