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콥 하인의 '옌젠씨 하차하다(문학동네)' 라는 책 혹 읽어보신 분?..
책이 작고 이뻐서 우연히 읽었는데 참 재미있고 마음에 드네요..
특별한 꿈없이 튀지 않고 별 생각없이 살아가던 비정규직 우체부인 옌젠씨가 어느 날 갑자기 해고를 당하게 됨으로써,
아주 독특하게 이야기가 흘러가요..
그 중 한 부분..
- 근데 넌 요즘 뭐해? 그가 드디어 옌젠씨에게 물었다.
- 아무것도
- 아무것도 라니? 마티아스는 이런 대답은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았다.
- 뭐라도 해야지. 상식적인 반응.
- 나도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옌젠씨가 대답했다. 그런데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더라고
- 그럼 장기적으로는 뭘 할 작정인데? 마티아스는 집요하게 매달렸다.
- 계속 이렇게 살려고. 옌젠씨가 말했다.
- 계속해서 아무것도 안 하겠다고?
- 그래. 이래 봬도 이거 쉬운 일 아냐. 시간이 흐른다고 쉬워지는 일도 아니고, 누구나 네가 뭔가를 하기 원하는 세상이니까.
하지만 난 그에 대항해 싸워보려고 해. 요즘처럼 좋은 때가 없었어. 봐. 내가 나의 고용주잖아.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고, 오고 가는 것도 다 내 맘이지.
다른 자영업자들과 달리 나는 경영자로서의 위험부담도 없어.
옌젠씨는 기분이 유쾌해 졌다. 전에는 무슨 일을 하냐는 질문을 왜 그렇게 불편하게 느꼈던 것일까?
마티아스는 잠시 입을 다물고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 그럼 하루를 어떻게 보내? 하루 종일 TV보거나, 뭐 다른거 하거나 그래?
- 천만에. 옌젠씨가 자신있게 말했다. 난 TV도, 라디오도, 신문도 안 봐.
- 그래도 지낼만해?
- 얼마나 좋은데. 그가 대답했다
우리가 알게 모르게 돌아가는 사회적 시스템에 대한 고민도 있고,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소설인 듯요..
재미삼아 한 번 읽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