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쏜애플 - 물가의 라이온
게시물ID : music_9810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Thornapple
추천 : 12
조회수 : 2354회
댓글수 : 17개
등록시간 : 2014/09/02 20:45:15
EBS 공감 쏜애플.mp4_000371772.jpg
 
 
이 노래는 니체가 주장한 정신의 변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제일 아래에는 가사에 대한 제 해석을 달아놓았습니다.
 
 
나중에 해석을 보시고
다시 들으시면 느낌이 또 다르실거에요ㅎㅎ
 
 
우선 해석 없이 노래부터 감상해보세요.
 
 
 
 
 
이제는 사막을 헤매이지 않으리
이 몸은 여기 땅이 끝난 물가에

다시는 이곳의 풀을 뜯지 않으리
오래전에 본 듯 만 듯했던 물가에

성난 짐승아 내 말에
귀를 기울일지어다

저 물길을 건너 대체
무엇을 구하려는 게냐

이 땅의 봄날은 결코
끝나지 않을 것이로다

나를 마시고 어둑어둑
잠을 청하려무나

해를 가려도, 내 두 눈을 가려도
피어난 여름꽃을 보았다

이제는 사막을 헤매이지 않으리
이 몸은 발을 동동 굴러 물가에

다시는 이곳의 풀을 뜯지 않으리
성마른 뼈를 꾸짖으며 물가에

어리석구나 너는
발도 담그지 못할게다

저 시퍼런 물은
네놈의 몸을 삼켜버릴게다

어린 너는 빠져 죽으리
결코 뭍에 닿지 못하리

해를 가리는, 내 두 눈을 가리는
신님의 목덜미를 물었다

이제는 달을 따러 가볼 수도 없죠
꽃잎도 셀 수 없고, 손도 놀릴 수 없고

하지만 멈출 순 없어요
입술을 살 풋 물고

영락없는 한낮의 주민이 되어

쓰라려도, 내 몸이 다 녹아도
한 걸음 앞발을 내딛는다

이제는 사막을 헤매이지 않으리
이 몸은 이미 넘실대는 물가에

다시는 이곳의 풀을 뜯지 않으리
별이 빠져 죽은 물가에

물을 건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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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 해석 이전에 배경지식>
 
 
'위버멘쉬'라는 말을 들어보셨을지 모르겠습니다.
니체에 관한 책에서 흔히 '초인'이라고 번역되는 말입니다.
이 '초인' 이라는 것은 초능력을 사용하거나, 혹은 엄청난 능력을 가진 사람은 아니고
위버(Über)는 '넘어선다'는 뜻, 멘쉬(mensch)는 '인간'이라는 뜻의 독일어입니다.
 
니체는 지금이 '영원회귀(영원히 반복됨)'되더라도 행복할 수 있을 정도로 삶을 살라고 주장했습니다.
자신이 더 행복해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힘에의 의지'라고 표현을 했고,
'힘에의 의지'로 타인과 경쟁하다 좌절하더라도 그것은 의미있는 일이며 긍정해야한다고 했습니다.
 
'위버멘쉬', 즉 우리말로 번역된 '초인'이라는 말은, '힘에의 의지'를 통해 자신을 뛰어 넘은 사람을 뜻하고,
니체는 우리가 스스로의 삶의 주인이 되어 자신의 삶을 긍정하고 건강하게 살자고 이야기를 합니다.
 
니체가 말하는 정신의 세 단계 역시 '위버멘쉬'의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 나오는
'낙타'라는 존재는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도 무거운 짐을 싣고도 참고 견뎌내며 살아갑니다.
힘들더라도 낙타는 주인에게 반항하지는 않고 순종적으로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낙타와는 반대로 '사자'는 자신이 하기 싫은 것에 대해 거부의사를 분명히 하고,
자유를 향한 열망을 가진 동물입니다. 사자는 어떠한 주인도 섬기지 않죠.
 
이 노래에서 '어린아이' 까지는 나오지 않으므로 굳이 언급하진 않겠습니다.
(사실 생각하는 그대로에요. 어린아이의 천진난만하고 긍정적인 정신.)
 
사자는 용으로 변신한 신과 대적합니다.
신은 사자에게 '해야만 한다'는 의무와 당위를 강요하고,
사자는 신에게 굴복하지 않고 '나는 하고싶다'고 말을 합니다.
 
사자는 신의 권위에서도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동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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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해석>
 
이제는 사막을 헤매이지 않으리   // 낙타였던 과거를 의미
이 몸은 여기 땅이 끝난 물가에

다시는 이곳의 풀을 뜯지 않으리   // 자신의 의지를 가진 사자
오래전에 본 듯 만 듯했던 물가에  // 아직 물을 건너지는 않음

성난 짐승아 내 말에   //  성난짐승 = 사자
귀를 기울일지어다

저 물길을 건너 대체
무엇을 구하려는 게냐

이 땅의 봄날은 결코
끝나지 않을 것이로다

나를 마시고 어둑어둑
잠을 청하려무나            // 사자에게 예전처럼 안락하게(끝나지 않는 봄날) 살라며 유혹하는 신

해를 가려도, 내 두 눈을 가려도
피어난 여름꽃을 보았다  // 사자가 원하는 것. 사자는 신의 유혹을 뿌리칠 생각을 가짐

이제는 사막을 헤매이지 않으리
이 몸은 발을 동동 굴러 물가에   // 물가에 오긴 했지만 아직 건너지는 않음

다시는 이곳의 풀을 뜯지 않으리
성마른 뼈를 꾸짖으며 물가에

어리석구나 너는
발도 담그지 못할게다

저 시퍼런 물은
네놈의 몸을 삼켜버릴게다

어린 너는 빠져 죽으리
결코 뭍에 닿지 못하리    // 끝까지 사자가 물을 건너는 것을 방해하는 신

해를 가리는, 내 두 눈을 가리는
신님의 목덜미를 물었다  // 사자는 신을 물어버리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물가를 건넘

이제는 달을 따러 가볼 수도 없죠         // 물가를 건너고 있음
꽃잎도 셀 수 없고, 손도 놀릴 수 없고   // 손을 놀리면 빠져 죽으므로

하지만 멈출 순 없어요
입술을 살 풋 물고

영락없는 한낮의 주민이 되어

쓰라려도, 내 몸이 다 녹아도
한 걸음 앞발을 내딛는다                  // 물을 건너겠다는 사자의 '힘에의 의지'


이제는 사막을 헤매이지 않으리
이 몸은 이미 넘실대는 물가에

다시는 이곳의 풀을 뜯지 않으리
별이 빠져 죽은 물가에           //니체에서 별은 신, 천국과 같은 형이상학적 이미지.
                                       //즉, 신을 죽이고 물을 건너고 있음을 의미

물을 건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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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마치며
 
쏜애플의 가사는 대부분 '시'와 같이 함축적인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가사가 처음 들으면 무슨 말인지 모르기에 '몽환적이다' 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생각을 많이 하고 쓴 가사'이기에 사전 설명 없이는 이해가 힘들 뿐입니다.
쏜애플은 가사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질수록 매력적으로 보이는 밴드에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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