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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몇 편
게시물ID : readers_872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갈필
추천 : 2
조회수 : 419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3/08/25 19:13:15

<재생지>


검은 잉크에 물든 종이를

녹여 만든 재생지처럼

세계도 검은 잉크를 품고 산다, 재생지처럼


날카로운 펜 촉에 휘갈겨지던 때를

세계는 기억하지 않는다


얼룩덜룩한 옅은 회색의 재생지로

역사라는 제목의 책을 발행해

깊숙한 곳에 꽂아 두고 아무도 꺼내 보지 않는다



<내가 시를 쓰는 이유>


그 사람이 혹시라도 내 시를 보게 되는 날이 올까봐


연하디 연한 나의 존재,

조금이라도 더 진해지고파


진한 시를 쓰기 위해 연필심을 날카롭게 깎는다




<바람, 꽃>


꽃을 떨어트리는 바람도

날리는 꽃들이다


땅을 뒹굴어 갈색으로 변한 바람을 보며

하얗게 질린 꽃은


흙으로 돌아가면 잎으로 다시날 것을 모른다

그런 것 쯤 몰라도 된다는 것은 안다


떨어지는 것은 바람에만 맡겨야 한다

팔이 없어서

그만 놓아버리지도 못한다


차라리 누군가의 손에 꺾여 가면 어떨까 생각하다가

   은 바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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