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8 출신 스타 탄생?' 서울 청량리의 윤락가에 몸 담았던 20대 초반의 여성을 스크린에 데뷔시키려는 극비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최윤지양(가명ㆍ21). 기획단계에서부터 재치넘치는 시나리오로 시선을 모은 영화 '호텔 코코넛'(감독 이규형)에 출연을 준비하고 있다. 이같은 파격적인 프로젝트는 "그늘에 있는 젊은이에게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자"는 제작진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이규형 감독과 친분이 깊은 매니저 김인기 실장이 이 프로젝트의 진행을 맡았으며, 작년 9월 서울 청량리를 돌며 수백명을 대상으로 오디션을 한 끝에 최양을 발탁했다. 1m62의 키에 동양적인 미모를 자랑하는 최양은 얼핏보면 부잣집 막내딸 같은 분위기. 인기 탤런트 허영란을 닮은 듯한 선이 고운 이목구비에선 그녀의 어두운 과거와 상처를 떠올리기 힘들다. 전라북도 남원이 고향으로, 초등학교 5학년때 아버지가 세상을 뜨면서 최양의 가정에 먹구름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생활고에 시달리던 어머니는 최양이 중학교 2학년때 재가했으나 1년 뒤 눈을 감았다. 그 뒤 이모부네 등을 전전하며 살아온 그녀는 고등학교 1학년때 남원 인근 다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 윤락가에 발을 내딛게 됐다. 청량리에서 일한지는 석달 정도에 불과했으나 빚은 3500만원이나 됐다. '삼촌'(윤락여성들을 '관리'하는 '어깨'들을 칭하는 속어)들에게 빌린 돈이 이자에 이자가 붙으면서 빚이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난 것. 제작진은 빚 3500만원을 개런티 조건으로 탕감해줬고, 최양은 그날로 윤락가에서 짐을 싸고 나올 수 있었다. 그 뒤 최양은 극중 탁구대회신에 대비해 경기도 분당의 탁구 학원 등을 다니며 연기 수업을 받아왔다. 70년대 후반 비무장지대에서 근무하는 수색대원들의 이야기를 그린 '호텔 코코넛'에서 최양이 맡을 예정인 역은 극중 김정훈 등 수색대원들에 생포되는 북한군의 딸 '리수현'. 그러나 제작진은 최양의 연기경험이 전무하고, 과거의 상처를 슬기롭게 치유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이 급선무라고 판단, 적합한 배역 조정도 검토하고 있다. < 전상희 기자 nowa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