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 시즌 타율 0.309 … 성적·인성 합격점 불구 포지션 활용도 떨어져
안치홍·김선빈 대체 자원 부족 … 공·수·주 고려 제2의 나바로 찾나
나바로의 활약에 삼성은 웃었고 KIA는 고민에 빠졌다.
프로야구 2014시즌이 지난 11일 삼성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삼성은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11-1로 넥센을 제압하며 사상 첫 통합 4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그 중심에는 나바로가 있었다. 삼성의 2루를 책임지며 홈런 치는 1번타자로 활약한 나바로는 한국시리즈 6경기에서도 0.333의 타율로 4홈런 10타점 1도루를 기록하며 한국시리즈 MVP에 등극했다. 외국인 선수로는 2000년 톰 퀸란(현대), 2001년 타이론 우즈(두산)에 이어 역대 세 번째 MVP다.
화려하지 않은 이력 탓에 영입 당시 논란의 주인공이 됐던 나바로지만 정규시즌은 물론 ‘가을잔치’에서까지 활약을 이어가며 삼성을 웃게 했다.
나바로의 활약을 지켜본 KIA는 고민이 깊어졌다. 외국인 타자를 놓고 복잡한 계산이 이뤄지고 있는 탓이다.
올 시즌 KIA는 브렛 필과 인연을 맺었다. 주로 1루수로 출장했던 필은 올 시즌 92경기에 나와 0.309의 타율로 19홈런 66타점을 기록했다. 6월 초반 삼성 배영수의 공에 손등 골절상을 당하면서 100% 전력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괜찮은 성적표를 제출했다.
필은 성적 외적인 요소에서도 인정을 받았다. 성실함은 기본에 인성까지 갖춘 선수로 최고점을 받았다.
올 시즌에 보여준 성적과 성격만으로는 재계약을 망설일 이유가 없다. 여기에 필은 원소속팀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게 이적료까지 주며 공을 들여 영입했던 선수이기도 하다.
그러나 내년 시즌 팀의 전력을 놓고 보면 KIA의 선택이 쉽지 않다. 야수진 구성에서 빨간불이 켜진 포지션은 2루다. 안치홍이 2009년 입단 이후 꾸준하게 자리를 지켜왔지만 내년 시즌 경찰청 2루수가 된다.
마땅한 대체 자원을 준비해놓지 못한 탓에 내년 전력 구상에서 가장 고민스러운 자리가 됐다. 두 베테랑 김민우·박기남과 신인 강한울·박찬호가 2루 자리에 들어가기도 했지만 주전으로는 무게감이 떨어진다. 공격에서의 힘도 다를 수 밖에 없다. 주전 유격수 김선빈까지 상무 복무를 시작하면서 내야에 눈길이 갈 수 밖에 없는 상황. 그래서 KIA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포지션 활용도를 생각하면 필은 차선책이다. 공·수·주를 고려한다면 KIA는 제 2의 나바로를 찾아야 한다. 그러나 검증된 필과 달리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른다는 불확실함이 있다. 여기에 1루도 안정된 포지션은 아니라는 점에서 계산은 더 복잡해진다. 최희섭이 복귀를 위한 준비에 들어갔지만 예측불허의 전력이고, 백업요원 김주형은 발목 수술로 재활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
1루와 2루의 복잡한 계산. KIA는 고민의 스토브리그를 보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