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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70620 영애에게.
게시물ID : gomin_119436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정상아닌너
추천 : 2
조회수 : 26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9/05 12: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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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가 오늘의 유머를 한다는걸 알았다.
그래서 나도 가입을 해.
니가 이걸 볼지 안볼지 모르겠지만, 왠만한글은 다 본다고 했으니...볼거라고 기대하며 써볼께.
너와 내가 공유했던 암호가 있으니.
 
 
영애야,
난 니가 정말 소중한 친구였다.
13살, 사춘기 초입에서 만난 우리는 한눈에 서로를 알아봤고.
그 과정이 기억나지 않을정도로 정말 빨리 친구가 되었고,
같은 중학교 같은 고등학교를 진학하면서, 아옹다옹 했던적도 있었지만
그래도 우리는 둘 뿐이었지.
화목하지 않은 가정에서 자란 나와
15년만에 만난 아버지와 18살때 어머니가 돌아가신 너는,
눈빛만 봐도 서로를 이해해주는 그런 친구였는데.

뭐가잘못된걸까,
나혼자만 대학교를 진학한게 잘못된걸까,
니가 다단계하는 그 오빠한테 빠진것부터가 잘못된거였을까,
니가 내 돈 120만원을 갖고 그렇게 사라져버렸던 20살의 겨울...
난 니가없이 그렇게 3년을 보냈고,
그래도 니가 참 그리웠다.
영은이를 통해서 니 연락처를 다시 알게되고. 성남에서 산다는걸 알았을때 무작정 널 찾아갔지
넌 내가 기다린다는걸 알면서도 영은이를 통해서 거짓말을 했지.
심지어 넌 영은이한테도 마치 내가 니 돈을 가져간것처럼...말을 했다더라,
내가 가져간 돈 돌려주고싶은데, 니가 만나길 거부한다고...
그렇게 넌 또 날 피했고, 24살 가을쯤엔가 여의도에서 만난 너는 ...분명 나를 봤는데
도망치듯 그렇게 사라져갔고.
마치 아무일 없었다는 듯 이틀후에 내게 연락을 해왔지.
그래도 난 니가 내 연락처를 알고 있었다는거에 ...병신같이 감동받았다.
난 너와 다시 예전처럼 친구가 될 수있기만을 바랬어.
주말에 너와 만날 약속을 잡고선 하루가 어떻게 갔는지도 모르게 설레이기만 했는데.
너는 나를 청량리역에서 또 바람맞췄지.
어느날은 일본에 있다고 했다가, 어느날은 전문대에 다니고 있다고 했다가
너의거짓말에 ...널 그냥 이렇게 추억속으로 보내야하나 ...그고민마저 점점 희미해질때.
27살, 10월.
술에 취해 전화한 너.
너역시 내가 보고싶었지만, 날 만나면 지난날 자신의 잘못이 자꾸 생각나서 날 볼수가 없었다는 말.
울면서 니가 그렇게 말할때.
나는 너를 기다리길 잘했다고 생각했고.
가장 든든한 내편을 얻은듯 행복했다.
유년시절마냥, 같이 공원도가고. 이제는 당당하게 술도마시고 그때당시 화음맞춰 부르던 노래도 같이 부르고
정말 행복했다.
멀어진 시간이 있었던것만큼 어색한부분도 있었지만,
난 그냥 마냥 좋았다.
그 짧았던 한달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 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우정반지를 준비하던 네가 그랬지.
이사를 해야하는데, 보증금이 어쩌고, 집만 나가면 바로 주겠다고
내가 널 100%믿어서 천오백이나 되는 돈을 선뜻 건넨건 아니었다.
차용증을 쓰자는 것도 너였고, 그중 200백만원은 병원비라는걸 내가 알고 있었기때문에.
널 믿어서가 아니라 믿고싶었던거였어.
그런데 너는.
니 주위사람에게 내 인적사항만을 팔아먹고 또 사라졌지.
나와 비슷한 피해자들과 함께 나는 너를 경찰서에 신고했고, 너는 잡혔고,
내 면회도 피했고,
교도소에 수감되었지만 그마저도 보석으로 나왔지.
나는 네게 준 천오백이라는 돈 때문에 1년넘게 힘들게보냈는데, 넌 불과,고작2개월...

널 만나고있을때에는,
니가 조금이라도 불편해할까봐 지난이야기를 하지못했고
그때당시 내가 어떤마음이었는지 알려주지 않았어.
그리고 지금의 너는, 아니 이미 오래전에 너는
내 이야기를 들으려하지않고 날 피해기만하니 너에게 내 마음을 말할수가 없었다.
너의 이메일주소로 검색해보니, 너의 페이스북이 나오더라.
어떤게 진짜 니모습인지 모르겠어.
내가 13살부터 함께 유년시절을 보내온 너는 내게 진짜인데.
뭐가 널 그렇게 바꿔놓았을까.
난 돈보다 너와의 추억과 우정을 지키고싶었고 함께하고싶었는데.
6년전, 경찰서에서 조사받는 너의 뒷모습을 스쳐가듯본게...너의 마지막 모습이라니-
두번다시 '친구'를 만들지 못할거라고 생각했는데.
내겐 지금 좋은친구가 있다.
중,고등학교때 우리는. ...20대가 되고 30대가 되면 당당하게 술도 마시고 여행도 가는 그런상상을 했는데
이젠 다른 좋은친구와 함께하고있어.
내가 이글을 쓰는이유는,
이젠 정말 너랑 헤어지고 싶어서야.
그걸 네게 알려주고 싶어서야,
이미 마음속으로 오래전에 너와 작별했는데 그걸 네가 알지못해서
1년후에라도
5년후에라도,
아니 혹은 10년후에라도...니가 날 찾을까봐. 그래서 쓰는거야.
너희 아버지가 그러시더라,
친구란 년이 친구를 고소나 하고 있다고.
아주 잠깐이마나, 그 말에 움찔했어. 내가 과연...그래도 되는걸까 하고.
그 움찔이 날 내내 괴롭혔어.
그런데 넌 지금의 나보다 행복한 것 같고,
니 말대로 인해서 나를 보는 그 순간마다 니가 죄인이 되는것같아서 힘들다면
우린 이제 안녕했으면 좋겠다.
그런데 영애야,
난 진짜 좋은친구가 생겼어.
너도 그랬으면 좋겠어.
그 진짜 좋은친구가 나는 너이길 바랬고
너에게 나이길 바랬지만.
진심으로 널 아껴줄수있는 좋은친구를 만났으면 좋겠어.
그럴려면 이젠 거짓말하지말고, 지금의 니모습그대로 당당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너무나도 소중했던 친구 영애야,
이젠 널 미워하지도 원망하지도 않아,
그래서 난 너와의 추억은 간직하면서 살거야.
언젠가는 너도.
그 추억에 웃을수있는 날이 오길 바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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