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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이웃사촌
게시물ID : panic_7245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Blackface
추천 : 22
조회수 : 3225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4/09/05 18:41:40
똑똑.. 쿵..쿵..
오늘로 며칠째인지 모르겠다.   


얼마전 군대에서 전역한 나는 5월 군번이라 머리도 길지 못한채 칼복학을 하게 되었다.
말년휴가를 나와 학교근처에 있는 방을 보러다니면서 조그만 원룸 하나를 계약했다.
근처에 다른 원룸들보단 시설이 별로지만 생각보다 싼 가격에 덜컥 계약을 했고 무엇보다 내 마인드가 자취방은 잠만 잘자면 그만 이라는 마인드라 시설같은 것에는 크게 신경이 쓰이지 않았다. 소음문제만 없다면 나에게는 완벽한 조건 이었다.

물론 내가 추구하는 원룸의 조건이 무너진건 채 일주일도 되지 못했다.
원룸에 들어온지 3일째 되던날 이었다. 짐도 대충 다 정리 했고 일주일 남은 개강을 앞두고 집에서 빈둥거리기만 하는 그런 생활의 연속이던 나날들

근데 그 날 저녁부터 옆방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아니 새벽이라고 말하는게 맞을 것이다.  군입대전에 하던 와우에 또 다시 미쳐가지고 날을새며 게임을 하고는 점심이 한참이 지나서야 일어나는 나에게 새벽은 내 정신이 가장 말짱할때이다. 
근데 어느 날부터 새벽녘에 게임을 하고 있으면 옆방에서 똑..쿵..쿵쿵 하고 벽을 치는 소리가 간헐적으로 들려왔다.

그 소리는 항상 새벽녘이 깊으면 20~30분 정도 조그맣게 들려왔다. 똑..쿵쿵..똑.. 
처음에는 신경쓰였지만 건물이 방음이 좋아서 그런지 소리도 신경 쓰일정도로 그다지 크지 않았고 괜히 이런걸로 찾아가서 이웃간에 서로 얼굴 붉히는 일도 싫었기에 그러려니 하고 다시 게임에 집중하였다.

하지만  하루도 안빠지고 새벽만 되면 그 소리가 들리자 생각을 고쳐먹게 되었다.
아무래도 개강을 하면 새벽에는 억지로라도 잠을 자야 하는데 유독 잠귀가 밝은 나로서는 남들은 크게 개의치 않는 소리에도 잠을 쉽게 이루지 못했기 때문에 조만간 옆집사람을 만나면 한마디 해줘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 조만간은 생각보다 빨리 오게 되었다. 그 날도 날을새며 게임을 마친 나는 잠들기 전의 의식같은 니코틴 충전을 집앞에서 행하고 있었다.
그 때 체구가 조그만 남자가 내 옆을 지나쳤고 내 옆방으로 향하고 있는걸 본 나는 그가 옆방 사람인걸 깨닫고는 그에게 말을 건네었다.

"저기요"

그 남자는 고개만 뒤로 돌려 나를 쳐다 보았고 유난히 선해 보이는 그 얼굴에는 의아함이 조금 눈에 띄었다.

"예? 저요?"

"네, 저 옆방 사는 사람인데요. 새벽에 벽을 조금 쿵쿵 거리시는게 조금 신경 쓰여서요. 제가 잠귀가 밝아서 그러는데 조금만 자제해 주시면 안될까요?"

나는 상대방의 기분을 고려해 최대한 친절하게 말하였고 상대방도 그걸 아는지 못내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아, 죄송해요. 제가 몽유병이 있는데 요즘들어 약을 조금 걸렀더니 자면서 혼자 또 벽을 때렸나 보네요. 제 잠버릇이 워낙 고약해서요. 정말 죄송합니다. 앞으로 이런일 없도록 할게요."

"아뇨, 괜찮아요. 저도 성격이 민감한 편이라 이런걸로 괜히 오바하는것 같기도 하네요."

"아니에요. 오늘밤 부터는 편안히 주무실수 있을거에요."

"아, 네. 그럼 다음에 또 뵈요."

"네. 수고하세요"

그날 이후로는 정말로 그런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았고 개강 이후에 새벽에 소음으로 인해 잠을 깨는 일은 없었다.
그리고 오늘 아침 오랜만에 맛보는 대학의 수업과 평일날 너무 달려버린 나는 대학 입학후 첫 토요일을 맞아 느즈막하게 잠을 자고 일어난 후였다.
시계는 10시를 가르키고 있었고 얼마 안있어 출출함을 느껴 냉장고를 열어 봤지만 거기엔 새우젓과 김치만 있을 뿐이었다.
식량의 보급이 필요함을 느꼈고 간단히 세면을 한후 밖에 나갈 채비를 마치고 문을 열었다.


"어? 뭐지?"

옆방에는 영화에서나 볼법한 가이드 라인이 문앞에 쳐져 있었고 그 근처엔 형사로 추정되는 사람과 집주인 아줌마가 심각한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아주머니. 무슨일 있어요?"

"어? 학생? 혹시 옆방에서 평소에 무슨 이상한 소리 못들었어?"

"예?  도대체 무슨일 인데요?"

"아니 글쎄, 이 방에 사는 처자가 어제 칼에 찔린채로 발견됐다나봐. 죽은건 한 3~4일 더 된것 같다는데."

"무슨 말씀이세요? 옆방 사는 사람 남자 아니에요?
제가 얼마전에도 만나서 얘기까지 나눴는데?"

내 말을 들은 아주머니의 얼굴이 꼭 물에 빠진 시체처럼 새하얗게 질리었다.

"아이구.. 아무래도 학생이 그 썩을놈을 봤나보네. 그 썩을놈이 며칠 전에 이 방에 들어와서 여기사는 처자를 묶어놓고는 실컷 가지고 놀다가 새벽에 잠깐 먹을거 사러 나간후에 다시 들어와서 가지고 놀고 계속 그랬다는데 뭔 이유인지 몰라도 최근에 칼로 찔러서 죽인것 같아. 이 육실할놈 같으니라구.. 
참 학생이 그 놈 얼굴 봤으면 이 경찰분들 한테 설명좀 해줘. 그 놈 꼭 좀 잡히게."






"학생? 학생? 왜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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