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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신이었다. 4
게시물ID : civil_87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가가멜가가멜
추천 : 5
조회수 : 103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0/10/15 10:30:54
도시가 번성해간다. 야금술을 발견함에 따라 철과 청동을 골라낼 줄 알고, 그 덕에 농업의 단계와 취급 품목이 한껏 복잡해졌다. 종교의 형태도 택일신교( 여럿의 신을 인정하고 그 중에 신중의 왕이 있다고 믿는 종교의 형태 )로 발전했다. 항구와 조선소가 생겼다. 큼직한 배들이 웅장하게 해수면에 떠있다. 대장간에서는 풀무로 화덕에 바람을 불어넣는다. 불잉걸이 요란하다. 대장장이들은 시뻘겋게 달아오른 쇳덩이를 두드린다. 곧 그것은 쟁기가 된다. 그것은 마술같아 사람들은 대장장이들을 존경한다. 여자들은 알록달록한 토가를 입고 시장에서 가격 흥정을 벌인다. 모두가 생기있어 보인다. 이들 모두가 쾌활한 삶을 산다. 작곡가도. 농부도. 어부도. 직조인도. 대장장이도. 마구간지기도. 양치기도. 시장에서 장사를 하는 사람 모두가 유쾌하다. 심지어는 집들 사이엔 담벼락도 없다. 너무도 순수한 평화이다. 수로가 도시 전체를 가로지른다. 마치 사람의 혈관같다. 일부 어른은 아이들을 불러모아 돌고래족 고유 언어를 가르친다. 이들이 인류 최초의 스승이 되는 것이다. 

가슴이 벅차오른다. 나의 자식들은 똑똑하다. 어쩌면 천재일지도 모른다. 일례로 그들은 모든 경쟁자를 제치고 최초의 청동기시대를 개척했다. 또 지금은 철을 두드리고 있지 않은가! 아니, 확신하겠다. 이들은 천재다. 이들에게서 흐르는 피는 남다르다. 그런 민족을 이끄는 신 또한 영특하기 그지없잖은가! 자화자찬으로 보이지만 이건 사실이다. 돌고래족의 문명력은 타민족을 압도한다. 그들이 칼과 창을 휘두를 때 우리는 낫과 곡괭이를 들었다. 그 결과 올빼미족에게 큰 타격을 입기는 했지만..
지금은 어떤가!
승자는 나와 돌고래족이다!
폭력밖에 모르는 멍청한 그들이 아니다. 실소가 터져나온다.
나는 유능하다. 싸우지 않고 승리하는 법을 아는 것이다. 한 해, 한 해 세월이 흐른다. 문명의 모습도 점차 변해간다. 도시 정중앙에 거대한 피라미드가 건설된다. 사람들은 줄곧 피라미드 안으로 들어와 심신을 편안하게 하는 요가를 한다. 

우수한 혈통의 그들이 갤리선을 건조한다. 때가 됐다고 판단한 것이다. 나는 타국과 교류하기 위해 무역망을 펼치기로 결정한다. 아무래도 돌고래족 사람들은 섬에 살다보니 자원에 한정을 느낀 것이다. 50대의 갤리선이 거미줄처럼 퍼져나간다. 이 네트워크들은 나침판을 구비하고 있다. 무장을 하지 않아 해적선과 조우했을 때는 그들의 사냥감이 될 우려가 있지만은, 길을 잃고 허무하게 굶어죽진 않을 것이다. 갤리선의 총감독이 선장실에서 뭔가를 제작하고 있다. 커다란 종이에 거먼 먹물로 그림과 글씨는 쓰고있는 것이다. 자세히보니 그건 지도이다! 세상에 이럴수가.. 나는 그에게 어떤 메시지도 주지 않았다. 역시 그들은 남다르다.
나는 또 한번 감탄한다.

장어족이 보인다. 그들은 대게 호전적이나 이내 돌고래족을 맞아들인다. 돌고래족 갤리선내 대표와 장어족의 대표가 회담을 갖는다.

비둘기족이다. 이들은 평화와 고요를 추구한다. 돌고래족 방문에 이들은 광장에서 흐드러진 잔치를 연다. 잔치가 며칠동안 이어진다.

이번엔 원숭이족이다. 그들은 돌고래족 다음으로 발달한 문명이다. 돌고래족 사람들은 그들의 정치제도에 깜짝 놀란다. 굉장한 중앙집권체제다. 모든 권력이 가운데로 모여있지 않은가? 사람들은 삐뚤빼뚤한 왕관을 쓴 사람에게 폐하라며 머리를 조아린다. 사람들은 그 왕이 태양신의 아들이란다. 돌고래족 사람도 덩달아 고개를 숙인다.

돼지족 사람들은 특이한 이동수단을 이용한다. 둥그런 두 원을 맞붙이고 윗쪽에 안장 하나를 단 기구이다. 안장에 안은 사람이 폐달을 돌리자 기구가 나아간다. 정말 신기하다! 이 기구는 말보다 훨씬 느리지만 말처럼 히힝거리며 탄 사람을 떨어뜨리지 않는다.

말미잘족은 어떤가. 그들은 커다란 말미잘을 숭배하며 돼지와 소를 잡아 신에게 받친다. 그들은 일주일을 일곱으로 나눠 6일을 일하고 하루는 쉬는 날로 정해두었다. 굉장히 합당한 제도이다. 그리고 그들은 쉬는 날 모든 사람이 해초를 나눠 먹는다. 그것은 피를 맑게해주며 정신을 청명하게 해준단다. 돌고래족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인다.

몇 팀은 올빼미족으로 갔다. 여전히 그들은 폭력적이다. 올빼미족의 군대는 해안가 근처에 다다른 갤리선에게 바위와 불화살을 날려댔다. 갤리선은 허무하게 바다 밑으로 가라앉았다. 그들은 침략자들이었다. 올빼미족의 군대는 이웃 민족을 침탈하며, 건장한 남자는 노예로 사용했고, 수태할 수 있는 젊은 여자는 겁탈하여 올빼미족의 인원을 늘려갔다. 늙은 사람과 아이는 모두 베어버렸다. 그들의 왕은 병사들에게 참혹함을 강요했다. 죽일 수 없다면 죽음 뿐이다 라는 게 왕의 철칙이었다. 그들은 도시가 없었다. 올빼미족은 약탈과 침략이 있을 뿐이었다. 군대가 지나간 흔적은 선명했다. 많은 민족의 도시가 불타올랐다. 

나는 분노하고 있다. 그들은 미개함을 넘어선 사악함을 지닌 존재들이다. 나는 싸움이 싫다. 미치도록 싸움이 싫다. 나는 모든 민족의 신이 모여 이런 조약을 맺고싶다.  

"우리 이제부터 싸우지 말고 문명을 발전시켜 봅시다. 그리고 서로 배울 게 있다면 배웁시다. 함께 나아갑시다."

하지만 올빼미족이 눈엣가시다. 그들은 침략하고 침략하고 침략한다! 어떻게한담? 
아! 이러면 되겠다. 올빼미족을 없애버릴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필자의 문명 이야기

딱 한마디만 하겠다. 딱 한마디면 된다.
문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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