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나의 늙은 햄스터 이야기
게시물ID : animal_10179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그래서결론은
추천 : 9
조회수 : 1644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4/09/06 00:37:06
옵션
  • 베스트금지



드워프햄스터인데요.. 많이 늙었어요.....

눈은 백내장 와서 안 보인지 오래고 청각도 퇴화됐는지 제가 와도 세상모르게 자다가

뭔가 냄새를 맡는지.. 흠칫 일어나곤 해요 ㅜㅜㅜㅜ

가정분양 받았는데 제 기억으로 2011년 11월이니까 진짜 오래 살았죠..


태어나서부터 그랬는진 모르겠지만, 뒷다리가 안짱다리에요 기형이죠

데려올때부터 불편해 보였고... 제가 혼자 키울거니 암수 상관없다 하니

아무래도 좀 아픈 아이를 주신 듯 했어요 무리에서 지내면 괴롭힘 당하기 쉽고 하니까..


그래도 한번도 누구 문 적도 없고 제가 근처에만 가면 체취를 아는지 자다가도 벌떡 눈 떠서 두리번댔던 아이에요

어떻게든 내 손에 올라가고 싶어서 손가락 붙잡고 기어올라오고.. 순한 애라 무는 사람도 없었지만 유독 절 좋아했어요

다른 사람들은 왔다갔다 해도 신경도 안쓰다 제가 케이지쪽으로 걸어가기만 해도 포르르 마중나오고 그랬죠


2012년 10월말.. 엄청 추운 날에 이사했는데..

제가 정신없는 사이에 아저씨들이 그냥 리빙박스째로 싣고가셔서... 다른 박스에 섞여 이동하고 사다리차로 10층까지 올려버리셔서 애 잘못됐을까봐 반 정신나간 적도 있었네요 하하.......

집청소도 도저히 안되겠다 싶을때 한번씩 겨우겨우 해주고

밥주기도 가끔 잊어버리고.. 사료나 톱밥이나 알파파도 싸구려로 대충 해준게 새삼 미안하네요...

보통 2년 사는데... 제가 준비하는게 있었어서 내가 너무 힘들어질까봐 내 욕심으로.. 올여름까지만 살아줘 하고 밥 줄때마다 말했는데

고맙게도 아직도 저랑 함께해주고 있는 착한 돼지..


햄스터 몇번 키웠지만 이렇게 정준 아이는 처음이에요

뒷다리는 이제 쭉 뻗어서 아예 굽히지도 못해서 사람앉듯 앉아있어요 엉덩이로..

그래서인지 엉덩이도 빨갛게 짓무르고 ㅜ 귀도 전의 집에서 다친건지 한쪽이 살짝 찢어져 있는데, 그 안에도 염증이 생겼다가 없어졌다가 하네요..

하얗게 바랜 눈으로 말끄러미 절 바라볼때면 너무너무 미안하고 고맙고...


이젠 정말... 당장 내일 얘가 눈을 못 뜬대도 그게 당연한 시기가 되어버려서..

숨도 너무 약하게 쉬고 제가 와도 이제 잘 못알아차리니까 가끔. 아니 매일 무섭네요

기도하는 마음으로 매일 확인해요 애가 죽은듯이 자고있는걸...

미약하게나마 배가 오르락내리락하면 안도하고.... 조용조용 먹이 주다가 돼지는 또 귀신같이 깨고.. ㅎㅎ..


우리 돼지, 다른 햄스터처럼 맛난거 좋은환경 못 만들어주고 많이 사랑해주지도 못했는데

나랑 오래오래 함께해줘서 정말 고마워.....

안 가면 좋겠지만.. 그것도 내 욕심이니까. 갈땐 편하게 아프지않게 건너가길 바랄게... 나도 준비..할게....


읽어주셔서 고마워요

늙은 동물을 키우시는 분들은.. 어떻게 이별을 준비하세요

저는 매일 생각해도..... 잘 안 돼서..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